직장인의 직급별 자기PR전략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당혹스러운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10년 차 김 대리가 5년 차 박 대리보다 연봉이 낮고, 탁월한 성과를 낸 팀장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성과가 좋은 사람이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자연스럽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다.
능력과 성과는 기본일 뿐이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직이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 다시 말해 자기 PR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PR 전략에는 함정이 존재한다.
신입 시절에 효과적이던 방식은 대리 시절에는 가볍게 보이고,
과장 시절에 유효했던 어필이 팀장이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급마다 요구되는 ‘보여지는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직급별 자기 PR 전략은 단순한 ‘어필’이 아니라,
‘어떻게 조직과 상호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다.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은 입사 첫 날부터 매일 30분 일찍 출근했다.
그는 프린터 토너를 확인하고, 회의실 정리를 자발적으로 도맡았다.
동료들의 눈에는 단순한 잡무처럼 보였지만, 팀장의 평가는 달랐다.
“그 친구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해요. 믿고 맡길 수 있어요.”
그가 얻은 것은 단순한 정리정돈의 성과가 아니었다.
‘예측 가능한 사람’이라는 신뢰였다.
상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회의가 있는데 프린터가 안 되면? 스트레스다. 그런데 매일 누군가 미리 체크해둔다면? 안심이 된다.
신입에게 능력은 아직 검증 단계다. 하지만 믿음은 매일 쌓을 수 있다.
앞으로 30일만 이렇게 해보자.
매일 아침 출근해서 팀장이나 선배가 "이것 좀 확인해줘"라고 할 만한 일을 미리 해두는 거다.
월요일엔 지난주 회의록 정리해서 공유하고, 화요일엔 이번 주 일정 리마인드하고, 수요일엔 프로젝트 진행률 체크하고.
30일만 하면 상사가 뭔가 궁금할 때마다 당신이 먼저 떠오른다.
"아, 그거 물어보려고 했는데 벌써 정리해뒀네."
이게 신뢰 자본이다.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대리는 매주 금요일, 자발적으로 ‘주간 이슈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이번 주 핵심 이슈 세가지만 브리핑 드릴께요
첫째, A사 계약 진행률 80%.
둘째, B프로젝트 일정 조정 필요.
셋째, C부서 협업 방안 마련됐습니다.”
처음엔 팀장도 "굳이?"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4주차부터는 금요일만 되면 팀장이 이 대리를 기다렸고 6개월 후 그는 승진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업무 상황을 파악할 때 상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리의 PR 전략은 존재감을 조직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신입 때는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됐다.
하지만 대리부터는 다르다. 흩어진 정보를 모으고, 맥락을 만들고,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팀장한테 가서 이렇게 말해보자.
"팀장님, 이번 주 핵심 이슈 3가지만 간단히 브리핑해드릴게요."
딱 3가지만. 완료된 것 1개, 진행 중인 것 1개, 주의할 것 1개.
그리고 반드시 "다음 주에는 이렇게 하겠습니다"로 마무리하자.
4주차부터 팀장이 당신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대리 시기에는 정보의 허브가 되는 것이 곧 자기 PR이다.
흐름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사람이 조직 내에서 중심으로 인식된다.
과장 직급에서는 단순한 실적 관리보다, 팀원들에게 일의 방향성과 목적을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 건설사 과장은 매주 월요일, 팀원들에게 주간 업무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주 A업무는 내년 신규 사업의 핵심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B업무는 반복적인 것 처럼 보여도 우리 팀의 전문성을 쌓는 기회입니다.”
매주 일의 의미를 설명해줬다.
3개월 후 그 팀의 생산성이 40% 향상됐다. 전사 우수팀에 선정됐다.
핵심은 '컨텍스트 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과장급부터는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팀원들이 왜 이 일을 하는지 알게 해줘야 한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아는가?
구글이 고성과 팀의 비밀을 찾기 위해 수년간 연구한 결과,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안정감'이었다. 팀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알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때 성과가 나왔다.
매주 월요일 아침, 팀원들에게 "이번 주 우리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자.
단순 작업은 "더 큰 목표의 중요한 단계"로,
반복 업무는 "우리만의 전문성을 쌓는 과정"으로,
어려운 일은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로.
금요일엔 "이번 주 우리가 만든 변화"를 정리해서 말해주자.
그럼 팀원들이 당신을 어떻게 볼까?
"우리 과장은 방향을 잘 잡아줘. 일의 큰 그림을 보여줘."
한 마케팅 팀장 이야기다.
이 분이 팀을 맡았을 때 분위기가 어땠냐면,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이 팀장이 매달 "베스트 도전상"을 만들었다. 가장 창의적으로 시도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거다. 결과가 실패여도 과정이 좋으면 상을 줬다.
6개월 후 이 팀의 혁신 아이디어 제안 건수가 300% 증가했다.
리더의 진짜 역할은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팀장급부터는 한 달에 하나씩 작은 문화를 만들어보자.
1월엔 "칭찬 릴레이" - 매주 팀원 한 명이 다른 팀원을 칭찬하는 시간. 2월엔 "도전 공유회" - 이번 달 가장 좋은 시도 사례 공유. 3월엔 "아이디어 타임" - 매주 금요일 30분,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
거창할 필요 없다. 작지만 꾸준한 것.
그리고 반드시 "우리 팀은 ○○로 유명한 팀"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주자.
"우리 팀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팀." "우리 팀은 서로 도와주는 문화로 유명한 팀."
정체성이 만들어지면, 팀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PR을 자랑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진짜 자기 PR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직에 가치를 더하는 행위이다.
신입사원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대리는 ‘일의 흐름을 장악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과장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팀장은 ‘문화를 형성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지난주 교육에서 만난 한 10년차 과장이 이렇게 말했다.
"강사님, 저 지금까지 신입사원 게임을 하고 있었네요. 그래서 인정을 못 받았구나..."
그렇다. 성장한다는 것은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이다.
신입은 신뢰를 쌓고, 대리는 존재감을 높이고, 과장은 의미를 만들고, 팀장은 문화를 창조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레벨의 게임을 하고 있는가?
혹시 10년차인데 여전히 신입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부터라도 당신의 직급에 맞는 게임을 시작해보자. 그게 10년차가 5년차보다 연봉이 낮아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PS : 리더의 성장을 돕는 심리학 인사이트를 매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