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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oozoo Jul 30. 2022

기억, 다양한 시선들

국립현대미술관 <나너의기억> 전시 후기

(2022.06)


인지과학에서 기억은 크고 중요한 파트다. 내가 한참 공부하던 때에는 체화된 인지 embodied cognition에 대한 논의가 뜨거울 때라 몸의 기억에 관한 책도 따로 읽어가며 꽤 재밌게 공부했었다. 다양한 접근으로 기억을 다루는 #나너의기억 전 덕분에 오랜만에 '기억'을 새롭게 봤다.


양정욱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 우주 OOZOO


제일 좋았던 건 단연 그림자를 활용했던 뮌의 작품. 기억의 왜곡과 변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설이 붙어있었지만 나는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보이는 것과 이면의 것의 간극은 어떻게 메워야 할까. 혹은 꼭 메워야만 하는 것일까. 간극 사이에서 발생하는 오해가 사실은 이해일 수도 있지 않을까. 반대로 이해한다는 말 안에 얼마나 많은 오해가 있을 수 있는 걸까.


Mioon <Auditorium(Template A-Z)> Ⓒ 우주 OOZOO


현대무용 워크샵에서 만났던 송주원 선생님의 댄스필름도 좋았다. 국군광주병원 옛터에서 촬영한 작품이었는데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 <뾰루지.물집.사마귀.점>.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바래듯, 큰 상처의 아픔도 잦아들기 마련이지만, 물집이나 사마귀처럼 몸에 새겨져 분명한 존재감을 가진다는 점에서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송주원 <뾰루지.물집.사마귀.점> Ⓒ 우주 OOZOO


박혜수 작가의 작품으로 마무리. 이별의 순간을 담은 책도 기발했고, 필름을 통해 첫사랑에 대한 추억, 오래된 문화가 세대를 거치며 다르게 기억되는 과정까지 다양한 뎁스/관점에서 기억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박혜수 <기쁜 우리 젊은 날> Ⓒ 우주 OOZOO


천천히 다시 봐도 좋을 작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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