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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교진 Feb 14. 2017

한 줄짜리 질문에 100매의 대답을 할 수 있기를

[열다섯번 째 책] 한국의 교양을 읽다(종합편)

이 세상은 실재하는 것인가?

학교는 왜 필요한가?

진정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로서는 ‘이게 모야?’하고 황당해 할 질문들이다. 아마 ‘음’만 수십 번 외치다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 생각에 결국 웃으면서 ‘모르겠다’고 항복을 선언할 그런 질문들에 누군가는 진지하게 대답한다. 그리고 그 대답들을 모아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고 제목 붙였다. 교양이 이렇게 어려웠거였나.      


생각해보면 우리에게(적어도 나에게는) 교양의 의미가 시사상식 또는 예절과 비슷했다. 최근 교양 책으로 나오는 책들이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를 위해 필요한 역사, 정치, 문화, 경제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고, 친구들과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며느리에게 ‘교양 없게’라고 힐난하는 드라마 속 시어머니를 봤을 때에도 그랬다. 교양은 이렇게 ‘쉬운 거’였는데, 이 책이 이걸 흔들어 놨다.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는 장을 크게 철학, 과학, 예술, 역사, 사회, 인생으로 나눠서 각각의 주제에 맞는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지식인들의 답과 답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생각해볼 문제들을 던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교양은 시사상식, 전문지식, 예절 등 딱 떨어지는 정의가 아니라 ‘질문하고 대답하려는 시도와 과정’ 그 자체가 교양이고, 교양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온 몸을 다해 말하고 있다.      


질문과 대답을 통해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살펴보며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가늠해 본다.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세상이 진행되는지 아는 것을 토대로 자신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교양이며, 우리가 책에서 얻어 갈 수 있는 교양이다. 중심은 ‘나’인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위한 상식과 예절? 물론 교양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이것들을 교양의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이제는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          


한 줄짜리 질문에 10매, 100매, 1000매로 대답하기를 바라는 이 책이 진짜 교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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