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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o Mar 05. 2023

거치고 걸은 말투를 꼭 순화시켜야 할까요?

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사진: Unsplash의 'Jack Anstey'

모든 것에 불만이 있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약해 보이지 않으려고 거친 말을 쏟아내는 그 시절은 어느 나라나 어느 세대가 거쳐 가는 관문인가 봅니다.


<우리 시대에>의 다섯 번째 단편인 <싸움꾼>의 닉은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약해 보이지 않으려 거친 말을 쏟아냅니다. 몰래 탄 기차에서 발각돼서 기차밖으로 내던져진 후에, 기찻길 옆 자갈밭에서 자책하는 닉의 심정을 전지적 시점의 화자가 설명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다른 출판사들에서는 이런 거친 원문은 삭제하거나 순화시키려고 뭔가를 덧붙였습니다. 방황하는 닉의 거칠고 걸은 말투가 이 작품 속에서 계속 드러납니다. 헤밍웨이는 상처 입고 방황하는 10대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순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They would never suck him in that way again.
- <싸움꾼 The Battler> 중에서

그들이 다시는 그런 식으로 그를 빨아먹지는 못할 것이다.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

https://bit.ly/3ZhOjq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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