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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o Mar 11. 2023

기차 식당칸에 가는 사람, 간이매점에서 먹는 사람

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사진: Unsplash의 'Mika Baumeister'

느리게 가는 완행열차 안에서 무전여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어디에서 식사를 해결하시겠나요? 먼 거리를 가는 기차여행이니 식당칸을 생각하셨나요? 가난한 학생의 무전여행인데요? 식당칸은 지금도 일반인이 가서 먹기에는 돈이 좀 아까운 정도입니다만, 100년 전에는 비싼 곳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귀족들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에>의 여덟 번째 단편 <혁명당원>에서는 기차 노동자들이 헝가리의 파시즘 세력을 피해 가는 소년을 숨겨주면서 돌아가면서 밥을 먹입니다. 기차 식당칸은 그런 소년이 음식을 먹기에는 너무도 위험한 곳입니다. 이곳 계산대 뒤에서 음식을 먹이면 몇 초도 안돼서 걸리는데, 그렇게 멍청했을까요.


He used this instead of a ticket. He was very shy and quite young and the train men passed him on from one crew to another. He had no money, and they fed him behind the counter in railway eating houses.


    ‘Railway eating houses’를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기차 식당칸 정도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이 단어는 어느 사전에도 나와있지는 않지만 기차역의 플랫폼에 있는 간이식당이나 싸구려 음식점들을 말합니다. 이런 식당들은 예나 지금이나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곳이고 부유한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는 곳입니다. 바로 앞 문장에서 승무원들이 한 명씩 그를 전달했다는 것에서부터 그 승무원들이 돌아가며 정거장에 내려서 그를 잘 아는 식당 계산대 뒤에서 먹였던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요즘은 기차 식당칸보다 기차역의 간이매점이 훨씬 맛있으니 누가 사용하는지는…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

https://bit.ly/3ZhOjq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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