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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ing Tree Apr 30. 2019

책 육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

이 대표는 책을 많이 읽는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보여줬다. 하지만 책만 많이 보여준 것이 아니라 티브이도 많이 보여줬다. 음악도 가리지 않고 들려줬다. 지금은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책과 동영상과 음악을 찾아본다.  모든 천재 혹은 영재들의 어린 시절엔 엄청난 독서량이 있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책 육아나 그 비슷한 콘셉트의 육아가 유행처럼 번진지도  꽤 되었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집집마다 전집 두세 가지 즈음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우리 집에도 전집이 서너 개쯤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의외로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보다는 특정한 이야기, 혹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깊이 있게 읽었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특정한 책을 읽게 된 동기가 본인의 관심사로부터 시작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은 내용이 단순하게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토대로 더 깊은 관심과 더 많은 질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궁금해하고' 또 '생각했다'라는 데 있다. 단순히 활자를 토대로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얻은 내용에 반응하고 대화하고 질문하며 자신의 경험으로 온전히 소화시켰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책 육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어디에 있는 걸까? 책을 많이 소유하고 많이 읽는 것에 있는가? 아니면 한두 권을 읽어도 그 내용에 다양한 각도로 반응하며 새로운 생각과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는가? 

결국 책을 많이 읽는다 해도 오직 그 내용에 반응하고 생각하는 사람, 책이 주는 지식이 아니라 책이 주는 경험에 반응하는 사람이 독서가 주는 유익을 진정으로 취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많은 책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 무조건 많이 읽어줘야 한다는 것, 읽기 독립을 빨리 시켜야 한다는 것, 어떤 커리큘럼을 따라 책을 단계별로 구비해야 한다는 것,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좋은 조언이지만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나가다 발길에 치이면 주저앉아 책을 읽는 우리  이 대표를 보며 책을 많이 읽는다고 뿌듯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독서의 힘이 아니라 생각의 힘이 중요하고 생각의 힘은 단순한 읽기에서 오지 않기 때문이다. 경험이 많아도 자신의 경험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가 없다면 안 읽은 것만 못하다.


그런 단계까지 가기 위해 다양한 많은 책을 읽도록 권장하고 읽은 내용을 토대로 대화하고 놀아보는 것은 아이가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전부이고 제일 중요하고 그렇게만 하면 우리 아이가 똑똑해지고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공식이 세워지는 것이 불편하다. 엄마들에게 쓸데없는 불안과 죄책감을 조장하여 어린이책 출판사업만 덕을 보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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