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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kies Dec 22. 2018

줄리 X 줄리아, 당신 X ???

그런 소통을 해 본 적이 있나요?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는 프랑스만의 느낌이 있었다. 유럽의 어디를 가도 건물이나 도로, 사람들 모두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프랑스 파리를 걸으면서 옛날 언제인가 엽서 같은 그림에서 보았던 프랑스가 그대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로 이사 온 줄리아 차일드와 그의 남편 폴 차일드


'Bon appetit!' 대사로 시작하는 영화는 프랑스의 아름답고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시작한다.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프랑스 요리가 영화의 영상에 따뜻함을 더하고 금세 우리를 영화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영화 속 배경으로 뉴욕이 나오지만 줄리아의 배경인 프랑스가 너무 예뻐서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보게 된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더 프랑스를 찾아가고 싶게 만든다.


뉴욕의 줄리가 줄리아의 요리책 '프랑스 요리의 달인 되기'의 524가지의 레시피를 365일간 그대로 따라 하며 마스터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줄리는 그 과정을 글로 담으면서 단순히 요리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그 당시의 줄리아 그녀와 그녀의 삶을 이해하려고 한다. 



여러분도 그런 소통을 해 본 적이 있나요?



나는 영화를 자주 보고 음악을 거르지 않고 들으며 이따금 책을 읽는 식으로 의미 있는 뭔가를 보고 듣는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내게 굉장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있다. 그럴 때면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이 궁금해지고 분명 나하고도 뭔가 통할 거라는 뭔지 모를 믿음과 함께 더 깊이 빠져든다. 그것이 좋으니까 빠져들지만 마냥 좋다고 모든 것들이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줄리와 줄리아처럼 지속적인 소통을 해나가는 데에는 작가와 나,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50년을 건너 뉴욕과 프랑스를 오고 간다


영화에서는 줄리와 줄리아의 두 사람의 이야기가 뉴욕과 프랑스라는 두 공간, 50년이라는 시간을 오가며 교차되어 나온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꽤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헌신적인 남편이 있고, 한 때 싫어하는 일을 하기도 했으며 또, 두 사람 다 요리를 좋아하고 책을 썼다. 게다가 줄리, 줄리아, 이름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직접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일은 또 별개의 문제인 것인지.


줄리와 줄리아는 대략 5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요리책 하나를 두고 소통한다. 그리고 영화의 이야기 끝에는 줄리의 블로그가 인기를 얻게 되자 끝과 끝이 겨우 연결되듯 줄리는 줄리아의 소감이라 해야 할지 줄리가 쓴 글에 대한 줄리아의 심경을 전해 듣게 된다. 줄리아가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말에 줄리는 실망한다. 



우리 역시 그 작품을 쓴 작가가 곁에 있지 않아도 그가 남긴 것을 통해 소통하고 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줄리도 그녀의 요리책을 통해 그녀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작가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기쁘거나 힘든 순간마다 줄리아는 마치 자신의 친구처럼, 연인처럼 함께했을 것이다. 어렸을 적 엄마가 만들어 준 줄리아의 뵈프 부기뇽을 먹으며 줄리아가 거실에서 착한 요정처럼 자기 곁을 지키고 있었다고 느꼈듯이.


그냥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줄리가 줄리아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깊은 교감을 나눴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도 충분히 언젠가 어딘가에서 내게는 특별한 어떤 작품을 통해 스승을 만나고 진정한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깊은 교감의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


줄리가 줄리아의 전시장에서 그녀의 포스터를 보고 'I love you'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 이유다. 




불 위에서 요리되는 음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마음 역시 따뜻하게 덮혀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줄리가 요리를 따라 하다 실패하고 폭발해버렸던 요리, '아스픽'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줄리가 간단하게 소개해준 요리법은 이렇다. 



줄리아 차일드의 아스픽

아스픽 - 소고기 육즙으로 만든 젤리 


1. 송아지 족을 준비하세요.

2. 가죽 공장 냄새가 날 때까지 삶으세요.

3. 냉장고에서 굳힌 후, 뒤집으세요. 아주 쉬워요! 


줄리아는 쉽다고 했지만 줄리는 뒤집다 실패하고는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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