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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kies Jan 10. 2019

아마존 강의 나비의 날갯짓, 나비효과

영화 '프러포즈 데이'

'빨강머리 앤' 만화영화를 제대로 본 기억은 없지만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앤이 한 말 중에 내 마음에 꼭 드는 말이 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란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일어난 일이란 뜻일 것이다. 내가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놓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 나는 세세한 계획에 얽매이기보다는 문을 좀 더 열어놓고 생활하는 편이다.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대충의 얼개는 잡아놓기는 하지만 촘촘한 계획표가 말해주는 그날 하루는 왠지 재미없는 하루라는 느낌에 숨이 턱 막혀온다.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은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참 그렇다. 


아마존 강 주변에 사는 나비의 날갯짓이 3년 후 우리가 사는 곳에 엄청난 폭풍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유명한 나비 효과를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정말 힘들다고 한다. 아마존강에 사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온도, 기압, 풍속 등 기상 변수들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연과 관련된 책에서 나비 효과의 자세한 이야기를 읽고 난 어느 날 '프러포즈 데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주인공 애나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것들을 성취하고 소유하는 삶을 살고 있으면서 옆에는 멋진 남자 친구도 있다. 그리고 그녀는 남자 친구의 프러포즈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는 프러포즈를 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혼자서 답답한 그녀는 자기가 직접 프러포즈를 하기로 결심을 한다. 마침 남자 친구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출장을 떠났고 그곳에는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2월 29일, 여자가 프러포즈를 하면 남자는 꼭 받아줘야 한다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애나는 그날까지 더블린에 도착하여 그곳에 있는 남자 친구에게 자신이 프러포즈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더블린으로 떠나는 날 비행기는 악천후를 만난다. 애나는 자신이 계획했던 행로와는 다른 길을 돌고 돌아 더블린에 도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잘못 떨어진 곳에서 애나는 어떤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영화는 애나가 자신이 계획하지 않았던 곳에서 계획하지 않은 남자를 만나 진짜 사랑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로 풀어간다. 


비행기를 탔던 날, 아마존 강 주변에서 폭풍우를 만드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르는 나비의 날갯짓이 애나의 비행기를 흔들고 불행할 뻔했던 애나의 결혼생활을 구한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의 애나의 비행기가 폭풍우를 만난 장면이 참 인상 깊다. 


인생을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싶은 순간이 있다. 꼭 계획하지 않은 곳에서 계획하지 않은 일을 할 때. 너무 많은 것을 예상 해 놓으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앤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멋지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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