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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kies Feb 17. 2019

런던 콜걸, 벨 '그녀는 누구인가'

런던 콜걸, 벨 - 존재에 대한 의심이 들 때, 진짜 나는 누구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한 이후,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내가 꾸는 꿈속의 내가 진짜 나라고 생각해 본다. 문제는 그렇게 끝난 것 같다가도 불쑥불쑥 현실의 문제가 내 발목을 붙잡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내가 행복하면서도 가끔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도무지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 있다. 


'이 걸 왜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 일이 정말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나.'





런던의 콜걸로 살고 있는 벨, 그녀의 진짜 이름은 한나이다. 몸을 파는 여자의 삶을 미화시킨 드라마라고 손가락질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도시의 콜걸로서 살아가는 여자가 안고 있는 내적인 고민들과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까지 버리진 않았다. 


그녀가 콜걸로 살아가면서 가장 고민인 부분은 아무래도 연애 문제이다. 돈을 받고 남자들에게 성을 파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으면서 남자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녀 역시 자신은 연애를 할 수 없는 몸이기에 연애 감정을 갖고 다가오는 남자들을 거부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콜걸이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평범한 여자로서 연애를 하는 자신의 삶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콜걸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보려고도 해보지만 그녀 안에 그 어떤 것은 절대 바뀔 수 없는 것 같다. 가족들에게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없고 세상과 동떨어진 삶이지만 그녀는 그녀만의 판타지를 갖고 있는 당당한 여자로 비친다. 


두 가지의 선택지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던 그녀에게도 선택의 순간은 온다. 자유로운 자기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소중한 사람과의 사랑을 택하여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슬픈 현실이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의 왕자님과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지켜보던 내게 런던의 다리 위에서 내린 그녀의 선택은 어떤 깨달음을 준다. 


명절날, 모처럼 온 부모님 집의 내 방에 누워 문득 슬픈 현실이 나를 압도하지만 인상 깊은 런던의 콜걸, 벨을 떠올려본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짜 나를 잃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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