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행 리포트

반려동물과 사람 사이의 관계

드디어 브런치 무비 패스를 다녀왔다.

덕분에 좋은 영화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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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반려동물에 대한 추억을 집약해 놓은 영화 같았다. 나나는 길고양이다. 오며 가며 가끔 밥을 주거나 돌보아 준 사토루가 차에 치여 죽을 뻔한 나나를 구해주며 나나의 집사가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토루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긴다. 나나를 돌보아 줄 새로운 집사를 구하기 위해 나나와 함께 새집사가 되어줄 지인들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지인들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사토루와 그의 어린 시절 키웠었던 고양이와 얽힌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토루가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부모님께 힘들게 허락을 받는 과정, 또 끝까지 책임을 지지 못했던 일, 그런 추억들과 감정들이 공감이 됐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단순히 길고양이를 키우다 새집사를 찾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사람과 반려동물의 사이가 결코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어쩌면 사람과 사람보다 더 진하고 의리 있는 관계임을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던지며 감동을 안겨준다.

어릴 적에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다. 반려동물은 자신을 돌보아주었던 주인을 결코 잊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 역시 아직까지도 잊지 않고 있다. 마음 한편에 그때 그 친구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문득 떠오를 때마다 내가 너무 어려서 상처를 주었던 일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자기가 돌보던 고양이를 잠시 맡아 달라고 해서 돌보았던 일이 있었다. 지금은 다시 내 동생에게로 돌아갔지만 1년여 정도 돌보면서 고양이가 점점 나의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고양이의 행동이 무얼 의미하는지 동생의 고양이가 어떤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특별해져 갔다.

내가 일하는 곳 뒷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길고양이들 배고플 것이 마음에 걸려 사장님이 매일 아침 사료를 주던 일을 지금은 내가 하고 있다. 색깔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네다섯 마리 정도의 고양이들이 그새 정이 들고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겨우 밥만 나눠주고 놀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 친구들을 알고 있고 그 친구들 역시 나를 알 거라고 조심스레 확신을 한번 해본다.

결코 반려동물과 사람과의 관계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