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주위에 아픈 사람이 있었다면 자기소개서를 쉽게 쓸 수 있었을까. 합격자 자기소개서에 있던 이야기, 어머님의 암 투병을 보고 암 치료에 이바지하기 위해 의대에 지원했다는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감동적이었지만, 따라 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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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마지막회에서 윤복이의 과거가 다시 나왔다. 채송화 교수와 윤복이의 사연은 주인공들끼리만 몰랐지 시청자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지만,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되어 죽음이 가까워진 환자의 이름이 우연히도 윤복이 어머님 이름과 같아 두 명의 주인공은 서로를 기억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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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고 싶다며 우는 윤복이와 어머님께서 자랑스러워 하실 거라며 안아주는 채송화 교수를 보고 7년 전에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부끄러움에 한없이 슬펐다. 어떻게 그런 철없는 생각을 했던 건지. 두 시간이 넘는 마지막 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울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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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위한 클리셰라는 걸 머릿속으론 알지만 매회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슬의생을 안보는 여자친구에게 너무 슬퍼서 울었다고 하면, 본인이 미국 유학간다고 했을 때 말고 내가 우는 걸 본적이 없어 눈물샘이 마른 줄 알았다고 한다. 병원에 있다 보니 마음이 무뎌가는 줄 알았지만 슬의생을 보면 금세 새롭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하얀거탑이 평생에 기억나는 드라마라고 하지만 내겐 슬의생이 그런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얼른 시즌2가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