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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Sep 03. 2019

미드타운 Midtown

맨해튼의 심장

미드타운은 뉴욕 맨해튼의 가장 중심부를 말한다. 물론 지리적으로 가운데 위치해 있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뉴욕의 이미지 역시 이 미드타운의 풍경이기도 하다 보니 여러 의미에서 미드타운은 뉴욕의 중심이다.


뉴욕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많이 돌아다니게 될 지역이 미드타운이 아닐까 싶다. 바쁜 걸음으로 어디론가 열심히 전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물결과 화려한 색상으로 정신없이 빛나는 전광판들, 높은 빌딩들로 뒤덮인 미드타운은 그야말로 뉴욕이라는 도시를 표현하고자 할 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 제법 세계의 많은 도시들을 여행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는 시골에서 도시로 처음 상경한 소녀처럼 놀라운 혼잡함에 쓸려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전진하곤 했었다.


그중에도 특히 스퀘어 가든의 화려함은 남달랐다. 많은 영화나 매체에서 접했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막상 실제 그곳에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하니 그건 또 달랐다. 그 과도한 화려함은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종일 보고 있을 수 있다. 나의 시간과  공간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던 그 감각이 지금도 눈을 감으면 되살아난다. 누군가 스크린에 2배속 플레이 버튼을 걸어둔 것 같은 착각은 내가 몇 번을 그 장소에 가든 똑같이 일어났다.

안 그래도 인종의 다양성이 세계 최고인 도시인데, 거기에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까지 합쳐져 도로는 굉장한 인파로 24시간 북적댄다. 그리고 그 인파는 미드타운의 화려한 풍광과 섞여 내 착각의 속도를 끊임없이 가속화했다.


물론, 직접 만나는 사람들의 다양성은 굉장한 즐거움을 주었다. 체구, 인종, 패션, 모든 것이 너무나 다른 사람들의 물결 역시, 밖이 내다보이는 카페에 앉아 하루 종일 구경하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분명히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인데 저마다 다 다른 시대, 다 다른 날씨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저런 건 어디서 구하나 궁금한 것들을 걸치고 있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두 쳐다볼 것만 같은 차림새들도 무척 많다. 안 춥나? 안 덥나? 안 아프나? 저런 걸 신고 걸을 수가 있다니, 옷 속에 뭘 숨겼나? 아슬아슬해, 몸에 뭔 짓을 한 거람... 등등등. 그런 걸 신기해하는 사람이 나뿐이라는 걸 알게 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맙소사, 나만 촌뜨기다. 개성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나는 여태 몰랐던 거다.


세상에 유행하는 모든 것들의 최첨단이 이곳에 모여 있고 새롭게 등장하는 최신 패션 아이템 역시 이곳에 모여있다. 하지만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를 사람들을 조금만 벗어나면 마법처럼 아름다운 자그마한 공원이 숨어있는가 하면, 영세 농부가 주축이 되는 작은 장터가 주말에 열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을 위한 물건들만 취급하는 숍도, 오로지 관광객들만을 위한 물건들만 있는 숍도 구경하는 재미가 너무 좋아서 두발로 숨이 차도록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샌가 하루가 끝나 있다.  


복작복작하고 정신없는 미드타운은 그야말로 뉴욕 여행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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