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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노의하루일기 Jan 02. 2022

야밤의 육아일기,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뭘까?



누구나 그렇듯 아이를 낳고 좋은 부모가 되어줘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쁘긴 예쁜데) 저 쪼끄만 게 너무 미워지는 날도 있고,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생각하며 힘들어지는 날도 있다. '아이가 꼭 내 말대로 해야 하는 건 아닌데, 내가 왜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면 좋은 부모는 글러먹었다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언제 아이에게 화를 많이 내나'를 생각해봤다. 그런데 나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는 나였다.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평소에는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아이의 행동에도 화를 내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대체로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날은 나의 수면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할 때였다. 수면시간을 관리하지 못한 것도, 일의 우선순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모두 내 문제인데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니.


이 사실을 깨닫고 난 뒤로는 화가 나면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아이가 정말 잘못해서 화가 나는 건지, 내 기분 때문에 평소와는 달리 날 선 반응을 하고 있는 건지 생각한다. 놀랍게도 말을 멈추고 찬찬히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내가 예민해져서 말을 못나게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고, 통제해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진다.


통제와 억압, 내 말만 옳다고 주입하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 설령 그게 그 사람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 해도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 당연하게도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용된다. 순간적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종종 잊어버리지만, 아이는 부모가 낳긴 했지만 엄연히 존중받아야 할 존재다.


아이가 미숙하게 판단할지라도,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라면 일단 하게 하고, 이야기를 나눠서 뭐가 올바른 방향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순간의 분위기를 모면하고자 사과하게 되는 태도를 학습하게 하는 것이 최악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깨달아야 가치관으로 자리 잡는다고 믿는다.


3년이나 했지만, 아직도 부모의 역할은 어렵고 반성하게 되는 일들 투성이다. 앞으로도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두려워지기도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변치 않으리라 믿는다. 잘하고 있나- 의문이 들 때,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는 말을 되새긴다. 최소한 아이가 나의 양육 태도로 인해 기분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라며 말이다. :)


하루하루 더 좋은 부모가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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