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사무직, 기술직, 창의직, 그리고 유연한 근무 형태를 가진 사람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각자의 일과 개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옷을 준비하고자 한다.
‘일’이라는 단어에서 1차원적으로 느껴지는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 대신, 자유롭고 느슨하면서도 따뜻한 연대 속에서 함께 일하는 무드를 옷에 담고 싶었다. 자기 일을 충실히 해내며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르는 사람들, 그들에게 우리의 옷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길 바랐다. 전문성을 깊이 더해가며 더욱 빛날 수 있는 옷이 되길 바라면서.
처음에 이런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순히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서도, 패셔니스타라서도 아니었다. 내가 일하면서 불편하다고 느낀 것에서 시작됐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워케이션까지 다양한 환경을 경험했다. 주변 사람들도 디자이너, 매니저, 작가, 사진작가, 선생님 등 다양한 직업군이었고, 모두 각자의 스타일과 일하는 방식이 있었다.
이들은 정장, 슈트, 블라우스, 슬랙스 같은 전통적인 사무복이나 기술직 복장에서 벗어난 옷을 선택해도 되지만 그래서 항상 청바지나 면바지 같은 편한 바지에 티셔츠, 후드티가 되곤 한다.
매일 청바지나 면바지, 티셔츠, 후드티에 의존하는 현실은 재미도 개성도 없다.
그래서 여기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을 지키며 과하지 않는, 스스로 업(業)과 정체성을 정의하고 그 결정에 힘을 주는 옷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런 배경을 가져서일까,
특정 인물, 예를 들어 셀럽이나 얼리어답터를 타겟층 뮤즈로 정하고자 하는 시도도 했었는데, 결국 내게 진정한 영감을 주는 이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일하는 사람들, 동료들, 지인들이다.
오피스 제주 커뮤니티 매니저 JW,
연희동 스몰웨딩에서 뵌 사진작가,
스타트업 UI/UX 디자이너 J,
스타트업 개발자 SB,
마케터 S 등.
그들과의 경험이 내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주 셔츠 디자인 과정에서 J와 확고히 정한 점은, 억지스럽게, 마케팅적인 말로만 ‘일’과 ‘옷’을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옷에 우리의 브랜드 철학을 담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하고 싶다:
목적성: 이 제품이 대중에게 왜 필요한지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차별성: 우리 제품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가?
지속성: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반복적이며 지속 가능한가?
만족성: 구매한 대중이 만족하고 감동할 수 있는가?
사무실이나 일상의 일터 환경에서 입을 수 있는 포멀 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담아내고, 워크웨어의 실용성을 더하기 위해 소재, 핏, 디테일 디자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M과 내 생각이 맞아떨어질 때마다, 마치 박수 소리가 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