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떠준 빨간 스웨터를 입고
요즘 그림책 수업 듣고 있는데 이 책 너한테 보내주고 싶어서
선배가 보내준 책 '나는 기다립니다'
어느 서점에서 그림책 수업을 듣고 있는데 <스웨터가 풀렸어요> 와 <나는 기다립니다> 라는 책을 보고 내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택배로 책을 보내왔다.
촤락촤락 책을 펼쳐보니 그림책 특유의 포근함과 여백, 여유가 있다.
그래 요즘 참 팍팍하게 살았네 생각하며 읽다 보니 아이고 눈물이 왈칵.
한 소년의 시점에서 일생의 기다림을 이야기하는 책은
나는 기다립니다. 키가 크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로 시작해서
나는 기다립니다. 사랑을 로 이어지고
결국은 나는 기다립니다. 봄이 오기를 로 끝난다.
삶의 순간순간을 잇는 빨간 실과 우리 일생에 있을 법한 기다림을 한 장 한 장 절묘하게 보여주는 책.
매 페이지마다 숨을 고르게 되는 신기한 책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눈물이 또르르.
생애주기마다 찾아오는 기쁨과 슬픔이 빨간 실로 이어진다.
살아있는 한 이어지는 기쁨과 슬픔.
늘 기쁠 수도 늘 슬프지만은 않은 우리의 삶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책이다.
이 책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엄마가 떠줬던 빨간 집업 스웨터!
엄마는 도안도 없이 그냥 생각한 대로 옷을 떴다.
여기는 꽈배기 무늬를 넣고, 저기는 고무 단을 넣고 모든 계산은 엄마의 머릿속에 있었다.
며칠 지나고 나면 몸판, 소매가 제각기 완성되어 있다.
또 며칠 지나면 하나의 스웨터로 합체되어 있다.
안감을 대고, 지퍼를 연결하는 몫은 전문가에게 맡겨 완성도를 더하고 싶어 했다.
전문가의 손을 거쳐 집으로 돌아온 빨간 스웨터.
"뭐 이렇게 정성을 들여. 아휴 이 돈이면은 좋은 거 하나 사 입지-" 했던 나인데 오늘은 이 스웨터가 갑자기 생각나 꺼내 입었다.
"이렇게 따뜻할 수가 없네. 역시 손으로 뜬것만 한 게 없네." 쌍따봉을 들어본다.
이 옷은 아마 백 년이 지나도 이렇게 따뜻할 거야. 엄마.
하아. 이 말을 엄마에게 직접 해줄 수 없는 게 문득 서글픈 아침.
+ 나는 기다립니다. 의 감동을 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