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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y 23. 2021

코로나 크래시(그레이스 블레이클리, 2021)

코로나19는 국가독점자본주의를 소환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시작했지만 아직 극복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를 외치는 목소리는 잦아들고, '위드 코로나'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을 제법 보게 된다. 팬데믹은 전 지구적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방역 지침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래서 개인 위생과 방역 지침을 1년도 훨씬 넘게 지켜오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은 이제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분명한 상황 중 하나는 '큰 정부'를 소환한 것이다. 방역뿐 아니라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지고 막강해졌다. 그 어떤 누구도 긴축을 요구하지 않는다. 과감한 지원과 지출, 민생 현안을 챙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소환된 '크고 막강한 정부'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크고 막강한 정부는 독점 자본과의 연결고리를 키우며 궁극적으로 ‘국가독점자본주의’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코로나 크래시'(그레이스 블레이클리, 2021, 책세상)라는 책이 있다.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이 다시 소환된 느낌이 있는 좌파적 시각이 가득한 책이다. 영국의 좌파 출판사인 버소에서 펴낸 코로나 관련 책중 하나이다.

저자는 '코로나 크래시는 부유한 나라들의 고위 정치인, 중앙은행가, 금융가, 대기업 경영진으로 구성된 한 줌의 과두 집단에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이 집중되는 세상을 남길 것'이고 이게 바로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모습이라고 한다. 오늘 막 끝난 한미 정상회담의 모습과 내용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정부가 소환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위기 속에서는 누구나 사회주의자'라고 하는데, 맞는 말 같다. 개인이 감당할 위기의 크기가 아니므로 당연히 국가 개입을 정당화할 수밖에 없다. 자본력이 막강한 큰 기업을 위주로 한 정책과 대안이 훨씬 가시적이기에 경제권력과 국가가 연결될 가능성은 더욱 높다. 그리고 기술, 아이디어, 자본이 만나 만들어지고 있는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은 더욱 막강해지고 정부와의 협상력은 커질 것이다.

저자는 더 큰 정부를 소환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고 한다. '국가의 지휘 하에 놓인 자원'을 대중에 의해, 대중을 위해 할당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원리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잡아먹어 버리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는데, 일상을 살아내야 할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지점에서 비영리 부분의 역할을 다시 기대해 본다.


코로나 19로 비영리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고 하지만, 기능적으로 할 일은 많아지는 것 같고, 역할 측면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민주주의 어젠다를 만들고 소통하고 요구해야 한다. 힘내자! 비영리!!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관점에서 현 코로나19 상황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역자의 해제를 제외하면 129페이지 되는 소책자지만 무거운 책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거시 맥락속에서의 공공성의

재정립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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