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들빼들해도 괜찬아 노트
만년필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년필을 잘 받아내는 종이를 찾게 된다. 나도 참 여러 종류의 노트를 사용해 보고 있다. 몰스킨부터 로이텀, 클레르퐁텐, 미도리, 필드 노트, 리갈 패드 등등... 정말 여러 노트와 종이를 사용해 봤다.
각 브랜드의 종이의 질이 다 달라서 한마디로 이렇다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몰스킨의 역사성, 상징성, 유명세, 다양한 콜라보 등의 일반적인 장점을 제외하고는 만년필 필기에는 최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확실한 것 같다. 만년필을 잘 받아내지 못한다. 나머지 노트들은 나름 받아내긴 하지만 살짝살짝 단점이 있다. 코팅이 과해서 만년필 헛발질이 있다든지, 잉크 스밈이 약해서 쉽게 묻어난다든지, 잉크 번짐이 심해서 뒷면 비침이 심하다든지 등등등.....
새로운 노트가 있다면 부러 찾아서 써보는 편인데, 며칠 전 우연히 신이어마켙(https://smartstore.naver.com/newyearmarket)에서 '삐들빼들해도 괜찬아'라는 노트를 발견했다. 폐지 줍는 시니어들과 2030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이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기업은 아립앤위립(http://aripwerip.com/)이다. 사이트를 방문해서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디자인도, 노트 사이즈도 마음에 들었고, 만들고 있는 곳의 사회적 의미도 참 좋아서 후다닥 주문을 했다.
이렇게 배송이 된다. 브랜드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줄지 노트 2권, 무지 노트 1권을 주문했다. 아주 이쁜 스티커도 함께 배송이 된다. 겉지가 미도리노트처럼 워낙 심플해서 동봉된 스티커를 붙이거나 각자 개성에 맞게 꾸미면 될 것 같다.
디자인 마음에 쏙 들었고, 제품의 사회적 의미 또한 마음에 쏙 들었기에, 이제 남은 것은 내 원래의 목적인 과연 만년필을 잘 받아내는지 써 보는 것만 남았다. 괜히 두근두근했다.
현재 잉크가 들어가 있는 만년필 모두를 꺼내서 써 보기 시작! 오호... 괜찮다.
UEF, EF, F, M, 플렉시블 닙까지 다양한 잉크 종류와 색을 써 봤는데!! 나쁘지 않다. 아니 좋다!!!
한마디로 만년필을 잘 받아낸다. 종이질감도 나쁘지 않고, 발색, 잉크 번짐 등 훌륭하다. 웬만큼 유명한 노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뒷면 비침도 거의 없다. 그리고 앞뒤면의 재질이 거의 같다. 물론 잉크가 스미는 시간이 살짝 거리기에 마르기 전 손을 대면 번지긴 하지만 이건 거의 모든 노트가 그러니까...
줄 노트의 경우 줄도 노트의 이름답게 살짝 삐뚤빼뚤해서 좋았다!
결론적으로!! 만년필을 잘 받아내는 좋은 노트다. 그리고 사회적인 의미도 좋고!!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9*14), 100% 재생지 사용, 실로 제본하여 180도 펼쳐짐(종이 두께가 살짝 있는데 실 제본이 튼튼하게 되어 있어 펼치고 덮으면 딱 닫아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뒷면 비침 거의 없다.
당분간은 '삐들빼들해도 괜찬아' 노트를 추천하고 다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