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아이의 대화 연습법

대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심어주기

by 큐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친구 관계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친구들과도, 선생님과도 좋은 관계를 맺으며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관계란 무엇일까? 단순히 사랑받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주고받고, 수긍하고, 때로는 태도를 변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의 중심에는 바로 '대화'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가정에서 충분한 대화를 나눈 아이들은 말하는 방식, 듣는 태도, 의견을 조율하는 법을 더 잘 배운다고 한다. 우리 집에는 TV도, 세이펜 같은 학습 기기도 없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려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고, 아이도 늘 그 대화 속에 함께한다. 덕분에 우리 아이는 대화를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우리 아이는 집에서는 또렷하게 말하던 것도 놀이터에 가면 목소리가 작아지고 말수가 줄어든다. 그래서 나는 '대화의 성공 경험'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놀이터에서도 집에서처럼 대화를 하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조율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고 믿었다. 그렇게 해서 생긴, 내향적인 아이를 위한 '대화 연습법'을 공유해보려 한다.



놀이터에서, 놀이감은 넉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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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모래놀이를 참 좋아한다. 놀이터에 가면 늘 모래놀이를 하는데 모래놀이 장난감, 자동차, 중장비, 동물 피규어까지 잔뜩 챙겨서 놀이터에 간다. 그리고 그것들을 한꺼번에 모래밭에 쏟아놓는다.


알다시피 내향형인 아이들은 친구의 장난감을 빌리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낀다. 자신이 가진 것을 먼저 공유하는 위치에 있을 때, 대화를 시도할 용기가 더 쉽게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조금 여유있는 마음으로 대화를 잇고 친구와의 놀이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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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우리 아이는 자기 장난감으로 부족함 없이 놀 수 있다. 둘째, 다른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온다.


그 순간이 바로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친구가 다가오면 나는 "같이 놀래?" "어떤 거 가지고 놀고 싶어?" 등의 놀이의 시작 문장을 일러준다. 물론 시작은 언제나 평화롭다.


대화의 핵심은 갈등상황에 있다. 우리 아이가 놀고 있는 상대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친구에게 빌려준 장난감을 이제 본인이 가지고 놀고 싶을 때. 그 때가 기회다 "나도 이제 이 걸로 놀고 싶어, 우리 바꿔서 놀까" "나 세 번 하고, 너 세 번 할래?"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친구와 조율하는 경험을 가르칠 수 있다.




공동 육아 모임에서는 '간식'을 활용하기


외동아이다 보니, 친구들과 함께 놀기위해 공동 육아 모임이 많다. 이미 부모들은 서로 친해지지만, 아이들은 같은 유치원에 다니지 않으면 낯설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자리에서는 대체로 목소리가 크고 활동적인 아이들이 놀이를 주도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아이 같은 내향적인 아이들은 한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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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억지로 끼워 넣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나도 놀고 싶다"고 느낄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면 아이는 나에게 와서 말한다. "엄마, 친구들한테 간식을 나눠주고 싶어." 그 순간이 오면, 나는 준비한 간식을 꺼내 주며 말한다."친구들에게 네가 직접 말해볼래? '내가 간식을 가져왔어'라고?"


그러면 아이들이 모여들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된다. 그 이후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금세 친해지고 놀이를 만들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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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요한 점은 친구들에게 줄 간식을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나눔을 넘어, '내가 친구들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관계의 긍정적인 시작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경험을 쌓으며, 우리 아이는 점점 놀이터에서도, 새로운 환경에서도 대화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대화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조율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이 아이에게 좋은 연습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우리만의 방식을 계속 찾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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