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하다 문득 이 작은 팔레트 속에
세상의 거의 모든 색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니
신비롭게 느껴졌다.
단순한 몇 자리의 숫자로 정의된 색들
아직 사용해본 적 없는 색과 거의 무한할 것 같은
조합들을 떠올리며, 조급해지기도 하고 그 아득함에
압도되기도 했다.
언젠가 색상의 조합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로 보고 있을까
0과 1 사이의 단순한 경계 속에 깊이를 알 수 없는
무한한 소수점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작은 팔레트가 아득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