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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주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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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씨 Sep 19. 2019

결국 삶, 사람 그리고 사랑!

영화/ 예스터데이(2019)

비틀즈가 돌아왔다! 아니 사라졌다? 본격 비틀즈 헌정 음악 영화인 줄 알았는데, 비틀즈는 없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어바웃 타임 제작진과 묵직하고 감동적인 슬럼독 감독의 만남! 이것 만으로 설명 딱! 끝나는 영화에 비틀즈의 음악을 버무렸으니 이 영화는 끝났다! 싶지만 연극은 커튼콜, 영화는 마지막 스크롤이 올라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법. 영화 보기 전 정보는 딱 세 가지. 어바웃 타임 + 슬럼독 + 비틀즈. 영화가 끝나도 마찬가지다. 어바웃 타임 제작진의 솜씨인 줄도 알겠고, 슬럼독의 분위기도 있다. 비틀즈도 있긴 있다. 그런데 대체 영화는 어디 갔지?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그리고 로켓맨 이 연달아 개봉하면서 ‘옛 노래 역주행 신드롬’이 불었다. 초등학생도 마마~하면 다 아는 그 노래. 노래도 좋지만 영화가 참 잘 살렸다.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만 못한 로켓맨의 흥행 실패. 이제 에-오-! 이후로 관객들이 쉽게 감동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챈 걸까. 무려 비틀즈의 음악이지만, 픽션을 섞었다. 아! 아... 신의 한 ‘수’가 아차차 실’수’가 되어버린 느낌. 돈이 아깝다거나, 시간 낭비라는 무시무시한 혹평은 아니다. 다만 좀 더 어바웃 타임 같은 띵언을 남기는 러블리한 영화이거나, 다 운 줄 알았는데 또 눈물이 나는 슬럼독스럽거나, 역시 비틀즈는 비틀즈! 하며 무릎 딱 치게 하는 음악 영화였더라면. 셋 중 한 가지에 집중했더라면 백점 만점이었을 것이다.

혹시 김치치즈불고기를 아는가. 불고기에 마저 김치를 얹고 고소하고 느끼하라고 치즈를 끼얹어 먹는 요리란다. 꽤나 인기 메뉴라지만 먹고 나오면서 누구나 드는 생각. 아, 불고기는 그냥 먹어야 제 맛이지. 김치는 김치만 먹어도 맛있지.

이 영화가 딱, 김치 치즈 불고기가 아닐까.

Yeterday (2019)

예스터데이 | 드라마

대니 보일 감독,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영화는 마치 3악장같다.

제1악장(yesterday), 제2악장(hey, Jude), 제3악장(Ob-La-Di Ob-La-Da)

Yesterday :

이 세상에 비틀즈를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고? 어제까지만 해도 난 루저 중의 루저인 무명 가수였다. 하루아침에 나도 에드 시런 같은 가수가 될 수 있는 거야? 무려, 비틀즈의 노래로?! 그렇게 인생역전이 되나 했는데...

Hey, Jude :

하루아침에 천재 뮤지션이 됐지만 개운치 않다. 생각만큼 기쁘지도 않다. 매일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고, 나 자신이 후- 하고 불면 사라지는 거품이 돼버린 느낌. 이 모든 것을 들킬까 조마조마할 뿐이다. 가끔 연예인들이 이런 말을 한다. 내가 가진 것에 비해 과대평가된 느낌, 그래서 내 실체가 곧 들통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모두가 날 비난하고 떠날 것만 같은 느낌. 만약 그게 연예인의 삶이라면, 비틀즈 노래를 통째로 갖게 된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이라면 나는 ‘줘도 안 갖겠다’. 행복이란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느끼고 나누는 것이라고 믿기에.

Ob-La-Di Ob-La-Da :

영화 어바웃 타임의 명대사,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사는 거란다.’ 그 좋은 시간 여행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때문이었다.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은 ‘픽션’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영화 예스터데이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노래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닮았다. ‘삶은 계속되고, 어떻게든 흘러가기 마련이다(가사中)’. 그러니 지금 그 삶을, 사람을, 사랑을 꼭 붙잡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