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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Nov 19. 2017

평범하게 살긴 그른 걸까? #0

시작하기 전에

 나는 무척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알고, 가끔은 욕심을 부리기도 하면서 그저 다른 애들보다 못나지고, 잘하지도 않게 초, 중,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부모님은 맞벌이로, 두 분 모두 꽤나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계셨고, 부부 사이도 좋으셨기 때문에 가정불화도 모르고 살았던, 그냥 '보통'의 가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가정에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평범한 것', '보통인 것'에 대해서 편해지고 또 나도 장성해서 어른이 됐을 때면 그렇게 살고 싶어 진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수적인 것'이, 사실은 우리의 생물학적인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한다. '진보적인 것'은 그런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라나.


 그렇게 나는 계속 '평범'하게 살아갈 줄 알았다. 고등학교 때 꿈꿨던 건,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들어가서 거기서 남자 친구를 사귀고, 결혼해서 직장을 잡아 아이를 키우고 늙어가는 그런 거였다. 현재에 만족하다 보니, 더 넓은 걸 못 봤었던 것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내 예상과 정말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스무 살 이후로 아마 내 인생은 파란만장했다고 표현해도 될 것이다.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스무 살 이후의 내 삶은 내가 느끼기에 10년에 걸친 얘기하고 해도 믿을 정도의 얘기들로 가득 찬 것 같다. 아직도 생생한 단편적인 사건들이 머릿속에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같이 개떡같이 살아온 사람도 있다는 걸 다른 사람과 나누려고, 그리고 글을 통해서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기회도 갖고 싶어서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남의 얘기니까, 새로 만난 친구의 얘기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힘을 빼고 들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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