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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oooong Jul 27. 2016

마음이 가난한 이를 만났습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만난 선한 이웃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만나고 돌아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뭐 별것 있겠냐 싶다가도 늘 조심스럽고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으면서 만나는 사람은 참 많습니다. 그 누구 소중하지 않은 분이 없지만 그래도 참 만남으로 이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마음이 가난해서 행복한 사람을 만나고 돌아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체 가진 재산 모두 털어 치료에만 전념했던 그 시절 처음 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그분을 뵙고 돌아옵니다.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이젠 당신 스스로 거닐 수 있는 모습을 뵈었을 때 그동안의 아픔과 시련의 시간은 잠시 잊게 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누고 옵니다. 환한 미소로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을 환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하고 건강해 보입니다. 처음의 낯섦과 어색함, 쑥스러움도 기억합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낯선 생업의 현장에서 목소리도 높여보고, 노래도 불러 보고,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웃음을 되찾았던 그런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자연스럽게 사진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려운 형편과 건강이지만 그래도 손을 놓을 수 없었던 도자기 공예와 사진, 몇 해 전 도자기 국가대표로 일본에서 금메달을 땄던 기억, 그리고 지금도 가게 앞에 전시된 사진을 보면서 그분의 열정과 진심을 바라보게 됩니다. 성당에서 행사가 있을 때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사진 봉사, 나눌 것이 그것밖에 없기에 행복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지난해에는 사진으로 세상을 만나고 사진으로 희망을 나누고 계신 분, 저도 정중히 부탁을 드렸습니다. 우리 동네 계시는 독거 어르신의 장수사진을 부탁했습니다. 흔쾌히, 아니 그런 기회가 당신에겐 더없이 소중한 기회임을 이야기하고 마땅한 도리라 여겼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받아온 도움과 관심이 지금의 모습이라 확신하기에 웃음과 희망으로 이웃과 함께하였습니다. 어르신의 옷매무새를 챙기고 환한 모습을 담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웃음을 주셨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당신에게서 희망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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