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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미 Dec 01. 2022

[정규] 블랙핑크 - BORN PINK

국내앨범리뷰


데뷔한 지 6년 만에 드디어 블랙핑크 정규 2집이 발매되었다. 빅뱅, 투애니원도 그렇고 원래 yg가 정규 앨범을 잘 안 낸다. 좋은 노래가 나왔다 싶으면 바로 싱글로 발매해버리는 스타일이다. 특히, yg에 오래 기간 일했던 프로듀서가 앨범을 맡을수록 그런 경우가 더 잦다. 블랙핑크도 테디가 거의 전담으로 맡은 가수이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런데 이렇게 싱글만으로 국내 차트는 물론 빌보드까지 씹어먹는 걸 보면 진짜 영향력이 대단한 가수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사담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정규로 돌아온 블랙핑크 앨범을 곧바로 리뷰하도록 하자. 




[BORN PINK]

2022년 09월 16일 / 랩/힙합,댄스,발라드


Track List 

01. PInk Venom

02. Shut Down (추천!)

03. Typa Girl

04. Yeah Yeah Yeah

05. Head to Love

06. The Happiest Girl

07. Tally

08. Read For Love 


[BORN PINK]는 태생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지닌 BLACKPINK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앨범명으로, 타이틀곡 ‘Shut Down’을 비롯한 BLACKPINK만의 강렬한 사운드를 담은 독보적인 트랙 8곡이 수록됐다.


선공개곡부터 정규앨범과 월드투어까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블랙핑크가 어떠한 신기록을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01. Pink Venom


Lyrics by Teddy, Danny Chung

Composed by Teddy, 24, R.Tee, IDO

Arranged by 24, R.Tee, IDO



음원 중 가장 먼저 선공개된 곡이다. 첫인상은 약간 오리엔탈리즘 색깔이 강하다 정도? 그런데 작곡가가 테디이니 오리엔탈적이라 볼 수는 없는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귀를 사로잡은 강한 피리 소리는 왠지 모를 거부감을 들게 한다. 한국 전통 악기를 사용해서 동양의 가수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동양적인 이미지보다는 인도에서 뱀을 부르는 소리가 연상되었다. '핑크 베놈'이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도 이러한 뱀의 이미지가 영화 '베놈'에서 등장한 그 연체 생물과 같은 이미지가 연상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작은 의구심이 들었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고는 완전 90년대 힙합 음악이다. 가사에 the Notorious B.I.G의 "Kick in the door Waving the coco"와 Rihanna의 "One by one then Two by Two"를 넣은 것은 물론 전체적인 구성 자체가 완전 90-00년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미국 힙합 음악 노래였다. 특히, 리사의 랩으로 시작되는 비트 드롭은 90년대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G-fuck 스타일로 강렬한 신스와 펑키한 리듬이 특징적이다. 과거 원타임 멤버로 활동했던 그 시절 멜로디가 떠오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리사 이후, 제니 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브릿지 이후, 등장하는 제니의 현란한 'La tatata'도 꽤 나름 매력 있다. 마치 사자가 울부짖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노래에 거친 느낌을 살려준다. 끝은 수미상관으로 Snoop Dogg과 같은 래퍼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부르기? 합창? 으로 마무리된다.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는 살짝 갸우뚱스러웠는데 저 리사와 제니 랩 파트가 좋아서 가끔 찾아듣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리엔탈적인 느낌이 강해 선호하지는 않는다. 기존 블랙핑크를 좋아하는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하지만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도 많았다. 제니와 리사의 랩, 지수와 로제의 훅 등 고착화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나도 거기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한다. 노래를 들으며 여기서는 제니가 나오겠지. 여기는 이제 로제가 노래를 부르겠지 등 조금은 뻔한 구조로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투애니원 때와 변함없는 테디의 프로듀스 방식이 나에게도 조금은 식상하게 다가왔다. 



+ 이렇게 노래에 기존에 있는 다른 노래들의 멜로디나 가사 등 일부를 사용하는 것을 'interpolation(인터폴레이션)'이라고 한다. 요즘 음악 시장에서 유행하는 샘플링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새롭게 레코딩하는 작업이 추가된다. 샘플링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져오는 차용이라는 개념이라면 인터폴레이션은 차용에 변주를 더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 참고 영상

https://youtu.be/foud3PZs22s



작곡에는 yg 대표 작곡가 테디가 당연히 참여하였고 씨잼이나 오왼과 같은 래퍼들은 물론 지디, 태양, 블랙핑크 등 다양한 yg 가수들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24가 참여하였다. 그의 활동 내역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선미의 '가시나'. 전소미의 'XOXO', 'DUMB DUMB', 제니의 'SOLO', 리사의 'LALISA' 등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되어 테디와 작업을 주로 함께 작업을 진행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히트곡이 많은 사람이다. 


> 블랙핑크 작업기 영상

https://youtu.be/sGQE_onAyjQ


R.Tee는 24와 함께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는 프로듀서이자 디제이, 작곡가이다.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 태양의 'Wake Me Up', 블랙핑크의 '불장난'과 '뚜두뚜두' 이외에도 위너와 아이콘 등 다수의 yg 가수들의 음악에 참여해왔으며 최근에는 쇼미더머니 11에 출연하여 프로듀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IDO라는 작곡가는 이번 [BORN PINK] 앨범을 통해 처음 이름을 보였다.




02. Shut Down


Lyrics by Teddy, Danny Chung, Vince

Composed by Teddy, 24

Arranged by 24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하고 그 위에 트랩 비트를 얹어 완성한 트렌디한 곡이다. 비욘세를 물론이고 DJ 칼리드 등 많은 해외 가수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샘플링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 발매한 노래라 볼 수 있다. 중심 멜로디는 클래식이지만 그 선율 위에서 자유롭게 랩을 하는 모습은 진정 래퍼 라 생각될 만큼 멋있었다. 특히, 긴 공백 기간을 두고 돌아온 상황을 빗대어 표현한 가사나 요즘 가장 힙한 가수는 바로 자신들이라는 점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재치 있는 가사 덕분에 노래의 매력은 배가 되었다. 다른 가수들이 했다면 조금 애매할 수 있는 가사들이었지만 블랙핑크이니까 수긍할 수 있는 가사들이었다.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고개들이 돌아 진정해 목 꺽일라

Praying for my downfall, many have tried, baby
Catch me when you hear my Lamborghini
go vroom, vroom, vroom, vroom


 노래의 대부분이 랩으로 이뤄져 있기에 상대적으로 랩을 담당하고 있는 제니와 리사의 비중이 큰 노래이기도 했다. 사실 이번 노래뿐 아니라 앨범 전체적으로 제니와 리사에 많이 치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BORN PINK]라는 앨범 제목처럼 자신들은 다른 아이돌과는 다른 진정한 힙합을 추구하는 걸그룹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이러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으리라 감히 예상해 본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익숙한 장면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과거 자신들의 뮤직비디오 장면들을 재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자리를 대처할 사람은 오직 본인들뿐이라는 자신감과 교만함을 동시에 나타낸다. 하지만 이미 반박 불가능한 그들의 영향력과 입지에서 그들의 이런 태도는 오히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자신들이 노래했던 '예쁘장한 savage'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무튼 노래는 물론 가사와 뮤직비디오까지 여러모로 매력적인 곡이다.  



작곡에는 테디와 24 작곡가가 참여하였다. 작사에는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되어 작사가, A&R로 활동하고 있는 Danny Chung과 프로듀서이자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Vince가 참여하였다. 두 사람 모두 YG소속 가수와 함께 더블랙에 소속된 가수 소미의 노래를 주로 맡아 작업하고 있다. 




03. Typa Girl


Lyrics by Bekuh BOOM

Composed by Bekuh BOOM, Dominsuk

Arranged by Dominsuk



오르간 소리를 활용한 도입부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팝&힙합 노래다. 찌르는 듯한 신스 사운드와 대조되는 피아노 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져 호러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거기에 곡 뒤로 들려오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로 노래에 긴장감을 더한다. 중독적인 신스 사운드와 독특한 브라스 탓인지 리사의 솔로곡 'Money'와 비슷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곡에서는 리사가 주인공이었다. 노래를 들으며 놀라웠던 점은 바로 지수의 가성 파트였다. 주로 지수는 저음을 맡고 있었기에 가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이번 노래에서 처음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리사의 랩과 어울려서 노래의 독특한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 있었다. 리사와 지수 두 사람이 함께 이러한 분위기로 노래를 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가사는 savage 이미지에서 연장된 내용으로 요즘 가장 핫한 girl 이자 모두가 동경하는 typa girl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힙합의 주된 정서라 할 수 있는 허세와 거만함을 그대로 담겨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사 내용 자체가 허세가 아닌 사실이기에 더 멋있었다.



작곡에는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Bekuh Boom(Rebecca Johnson)이 참여하였다. 이 분의 커리어도 정말 대단한데 간단하게 살펴보면 위너의 'ISLAND', 아이콘 '이별길', 전소미 'BIRTHDAY', 태양 '눈,코,입', 이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등 YG 가수와의 인연이 깊다. 이외에도 'MORE'과 'Drum Go Dum', 'I'll Show You', 'Villain' 등 라이엇 게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바타 아이돌 K/DA의 노래를 직접 작곡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스토퍼의 앨범 제작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블랙핑크와는 '붐바야'와 '휘파람'을 시작으로 '뚜두뚜두', 'Kill This Love',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작업한 'Ice Cream', 'Pretty Savage' 등 테디에 뒤이어 지금의 블핑을 만들어낸 또 다른 1등 공신이다. 거기에 리사의 솔로 앨범 [Lalisa]에 모두 참여하였는데 앞서 'Money'와 비슷한 인상을 받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EDM 사운드를 매우 잘 활용하며 밝고 트렌디한 사운드를 잘 만들어낸다. 특히, 그녀의 이런 작곡 특성은 게임회사 라이엇과의 협업에서 빛을 발한다. 실제로 라이엇과 작업한 결과물에서 블랙핑크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곡들이 많기도 하다. 


함께 작업한 Dominsuk(도민석)은 더블랙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 소속되어 있는 Vince와 전소미의 노래에 참여하기도 했다. 


> Bekuh Boom 개인 홈페이지

https://bekuhboom.com/




04. Yeah Yeah Yeah


Lyrics by VVN, KUSH, jisoo, Rose

Composed by KUSH, R.Tee, VVN, IDO

Arranged by R.Tee, KUSH, IDO



y2k, 하이틴 감성을 자극하는 팝 장르의 노래다. 드럼 베이스에 80년대 신스 사운드를 활용한 것은 물론 80년대 음악을 지향하는 구성으로 레트로 감성을 가득 담은 곡이다. 특히, 훅에 들어서 강조되는 기분 좋은 신스 사운드는 단연 이 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앞서 '블랙'으로 표현되던 강한 노래와 대비되어 곡의 청량함이 더욱 두드러져 나타난다. 비슷한 감성을 담은 노래들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곡 전체적인 분위기는 Claire Rosinkranz의 'Backyard Boy'를 80년대 신스 사운드는 Taylor Swift의 'Welcom to new york'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밝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혹은 'Forever Young'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선호할 거라 생각된다.



작곡에는 빅뱅과 투애니원과 꾸준히 작업을 해왔던 KUSH가 참여하였다. 투애니원 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 대표작으로는 태양의 '나만 바라봐' 투애니원 'I Don't Care', 지드래곤의 '니가 뭔데', 아이콘의 '취향저격' 등이 있다. 이외에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이하이 'My star' 등 테디 못지않게 다작한 히트 메이커이다. 현재에는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되어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함께 참여한 VVN은 모델 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로 헨리, 존박, 대성, 박봄, 싸이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신작으로는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과 싸이의 '내일의 나에게'로 쿠시와의 작업 이외에도 홀로 여러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05. Hard to Love


Lyrics by Freddy Wexler, Bianca "Blush" Atterberry, Max Wolfgang, TEDDY

Composed by Freddy Wexler, TEDDY, Bianca "Blush" Atterberry, Max Wolfgang, 24, R.Tee

Arranged by 24, R.Tee



경쾌한 기타 리프와 함께 디스코 리듬이 더해진 시원시원한 디스코 팝 노래이다. 곡의 전체적인 흐름이 독특한 노래로 도입부는 감성적인 힙합 사운드를 벌스에 들어서는 기타를 중심으로 한 밴드 사운드로 이어지다 훅에는 팝, 디스코 음악으로 대비를 장식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장르들의 노래를 한 곡에 녹아냈는데도 큰 이질감 없이 어우러져 독특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훅에서 강조되는 리드 소스가 정말 매력적이다. 전체적으로 곡의 텐션을 올려줄 뿐 아니라 노래의 이미지를 결정할 만큼 정말 잘 뽑은 소스라고 생각된다. 블랙핑크 특유의 애절함 감성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멤버들 중 유일하게 로제만 솔로곡이 들어갔는데 그만큼 이번 앨범에서 로제의 비중이 작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앞서 다른 노래들에서는 계속해서 제니와 리사 중심의 곡이었으니 이번 노래에서는 그 스포트라이트가 로제에게만 향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 아닌 배려인 듯싶다. 개인적으로 그룹 앨범이 아닌 개인 솔로곡으로 나왔으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곡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앞에 나온 노래들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다.



작곡에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이자 프로듀서, 작곡가인 Freddy Wexler가 참여하였다. 국내 케이팝에서 그의 이름을 알린 건 이번 노래가 처음인데 미국에서는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아티스트이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가 함께 불렀던 사회적 거리 두기 장려 노래 'Stuck with U'를 공동 작곡한 것은 물론, 포스트 말론, 셀레나 고메즈, 칸예 웨스트, 조나스 브라더스, 할시, 핑크, 아비치 등 빌보드 차트를 씹어먹는 많은 해외 팝 가수들의 노래를 제작했다. 한 마디로 지금 미국 음악 시장에서 한 주름잡는 양반이다. 이렇게 대단한 분이 블랙핑크 노래에 직접 참여한 것은 보니 미국 내에서의 블랙핑크의 입지와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더 실감하게 된다. 


함께 참여한 Bianca "Blush" Atterberry는 미국 가수이자 작곡가로 아이돌 음악에 참여한 경험이 조금 있다. 참여했던 노래 대부분은 sm 가수들로 태연의 'Find Me', 엑소의 '후폭풍', NCT 12의 '우산'이 있다. 블랙핑크와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작곡가 Max Wolfgang는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과 Zara Larsson이 불렀던 'A Brand New Day'를 비롯하여 NCT 127의 'Elevator'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해외 가수의 경우에는 Rudimental과 에드 시런의 'Lay It All On Me', 자라 라슨의 'Look What You've Done', Sam Ryder 'Space man' 등에 참여하였다.




06. The Happiest Girl


Lyrics by Teddy Sinclair, Willy Sinclair, Paro

Composed by Teddy Sinclair, Willy Sinclair, Paro, 24

Arranged by 24, Nohc



애절한 감정이 담긴 발라드 곡으로 지수의 가성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노래였다. 탄탄한 실력을 가진 로제의 목소리도 좋지만 이번 곡에서는 아슬아슬하면서 위태위태한 감정을 담고 있는 지수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처음 코러스를 들었을 때 누구의 목소리인지 못 알아봤다. 그런데 지수의 목소리라는 점을 알고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평소 조금 특별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가수라 생각했는데 이번 곡에서 그녀의 그런 독특한 음색이 특히나 빛을 발한 듯싶었다. 잔잔하고 애절한 감정을 담은 곡이니 이번 앨범에서 쉬어가는 의미로 들어도 좋을 듯하다. 또, 앨범 수록곡 중에서 유일하게 더블랙의 참여도가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블랙핑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블랙핑크만의 강렬한 색감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심심한 노래가 될 수 있다. 



작곡에는 가수이자 작곡가,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Teddy Sinclair가 참여하였다. 국내 가수들과의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며 2017년 리한나의 싱글 'Kiss It better'에 참여하여 그래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가 직접 부른 데모 버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감성은 데모 버전이 훨씬 깊고 좋았다. 함께 참여한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Willy Sinclair와 Paro 또한, 이번 곡을 통해 처음으로 국내 아티스트 앨범에 참여하였다. 


> The Happiest Girl 데모 버전

https://youtu.be/TBvenL-Dors




06. Tally


Lyrics by Nat Dunn, David Phelan, Alex Oriet, Brian Lee, Soraya LaPread, Danny Chung

Composed by Nat Dunn, David Phelan, Alex Oriet, Brian Lee, Soraya LaPread, 24

Arranged by 24 



잔잔한 기타 리프, 드럼 사운드에 힙합 비트를 더해 록과 힙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팝 음악이다. 수록곡 중에서 가장 임팩트 없고 실망스러운 곡이다. 블랙핑크만의 특색도 없고 전체적으로 축 처지는 느낌이 들어 좋게 보지는 못했다. 사실 들으면서 '이 곡이 꼭 앨범에 수록되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별로였다. 잔잔하게 좋기는 한데 정규 앨범에 들어가기에는 많이 부실한 노래였고 나에게는 정규 앨범을 위한 단순한 자리 채우기용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거기에 독특한 기타 리프와 멤버들의 목소리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 몇 번 듣고 말았다. 오히려 블랙핑크보단 레드벨벳 쪽에 어울렸고 왠지 모르게 레드벨벳의 'psyco'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작곡에는 오스트리아 출신 가수, 작곡가인 Nat Dunn이 참여하였다. 국내에서는 오마이걸의 'Real Love', 아이브의 'My Satisfaction'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국외로는 Charli XCX의 '5 In The Morning',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마시멜로와 앤 마리의 'Friends' 등에 참여하였다. 개인적으로 목소리 개성이 강한 여가수와 합이 좋은 작곡가라 생각한다. 영국의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David Phelan은 Alex Oriet와 함께 활동하며 이번 곡을 통해 처음 국내 아티스트 앨범에 참여하였다. 


또 다른 작곡가 Brian Lee는 블랙핑크 이전에도 태양과 비투비, 에릭남, 제시 등 다양한 국내 아티스트 노래에 참여하였으며 블랙핑크 노래에는 'Don't Know What To Do' 이후부터 참여하기 시작했다. Soraya LaPread는 이번 노래를 통해 처음으로 국내 앨범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이전에는 도자 캣, Kent Jamz 등 해외 가수들의 노래에도 참여했었다.




07. Ready For Love


Lyrics by TEDDY, Danny Chung, VVN 

Composed by TEDDY, VVN, 24, KUSH, Bekuh BOOM

Arranged by 24 



배틀 그라운드와 콜라보를 통해 발매한 노래로 가볍고 시원한 분위기의 팝 음악이다. 게임사와 협업을 통해서 낸 싱글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진짜 이걸 왜 정규 앨범에까지 넣었어야 했나 싶은 곡이다. 노래도 사실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고 익숙한 트로피컬 사운드에 블랙핑크만의 특색도 없는데 대체 왜 이걸 마지막 아웃트로에 넣었는지 실망스러웠다. 이번 앨범은 사실상 정규가 아니라 EP 앨범으로 'The Happiest Girl'까지 내는 걸로 마무리 지었어야 했음을 이 마지막 곡을 통해 확신했다. 작곡진도 모두 앞에서 설명한 더블랙레이블 사람들 투성인데 마지막 곡은 정말 너무 성의 없었다. 끝을 이렇게 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해당 곡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2년 만에 블랙핑크가 돌아왔다기에 한껏 기대하고 앨범을 틀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님 레이블 사가 게으른 탓일까. 이번 앨범은 정규라고 말하기 아까울 정도로 성의가 없다고 느꼈다. 사실 초반 핑크 베놈하고 셧 다운까지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예전 블랙핑크만의 러블리함을 담은 'Yeah Yeah Yeah'까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노래와 앨범에 대한 노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앞에 말했듯이, 이번 앨범은 정규가 아니라 'The Happiest Girl'까지 구성하여 그냥 EP 앨범으로 내었야 했다. 정규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멤버들의 성장이 돋보이지도 않았고 각 멤버들이 가진 매력도 살리지 못했다. 특히, 로제의 경우에는 따로 솔로 곡을 빼줘야 할 정도로 비중이 작았던 것은 꽤 충격이었다. 굳이 한 가지 좋은 점을 뽑자면 지수의 새로운 면을 본 정도? 그것도 수록곡 안 듣는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하. 들을수록 정말 아쉬운 앨범이다. 마지막에 게임 곡을 넣은 건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셧다운은 좋아해서 꾸준히 듣고 있다. 지금 음악 시장에서 유행하는 판도에 맞게 나온 것도 있고 힙찔인 나에게도 해당 노래는 정말 힙(hip)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게 정말 다였다. 긴 공백기에 못 이겨서 혹은 팬들의 원성에 못 이겨서 나온 앨범인 줄은 알 수 없으나 다음에는 조금 더 블랙핑크라는 이름에 맞게 탄탄한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줄 평

화려하고 대단한 명성에 비해 정말 먹을 게 없었던 고오급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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