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날씨가 추워지니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목표는 집.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는 것 외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쪽으로 시선 한번 주지 않는 그들의 옆모습은 차갑기만 하다.
지난 나의 퇴근길도 다를 바 없었다. 딱히 집에서 할 일은 없지만 얼른 집에 가고 싶었다. 그 순간만큼은 집으로 가는 길에 어떤 가게들이 새로 생겼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다. 어떻게 보면 그 시절엔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먹고 마시는 것 말곤 관심이 없었다.
야속하기만 하다. 아무리 추워도 밥은 먹으면서, 아무리 배불러도 커피는 마시면서 왜 책은 읽지 않을까. 왜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외면받는 게 책일까. 이러한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 해본다. 나 또한 그러한 시간을 지나왔기에 내게 답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게서 답을 찾게 되는 순간 책방의 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양심도 없이 마음이 쉽게 변하는 난, 분명 천국 가긴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