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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육아일기] 다시 경험하는 유년시절

아들은 아빠의 경험을 먹고 큰다

짜장면으로 세수하는 아들, 생후 26개월경

어느덧 6년차 아빠다

뱃속에 있을때까지 7년의 시간을 아들과 함께해오며

나 스스로

아빠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한 느낌이 든다


내 경험 안에서 아이를 키우게 된다

내 인생 중 아빠로 산 인생이 길지 않지만 그 짧은 기간 중 가장 절실히 느끼는건 내 경험 안에서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장난감을 잘 사주셨던 아버지 영향으로 나도

장난감 사주는데 후한 편이다.

아버지보다 조금 업그레이드된게 있다면 산 장난감으로 같이 놀아주는거?!(내가 더 즐길 때도 있다) 사랑은 받은 대로 물려주게 되는 내리사랑이 진리인듯 하다.

아들과  함께만든 포켓몬 팔찌
자녀에게 어려운 부모는 난관


지난 8월 운좋게 독일 학회에 가족이 동행하며 열흘간 함께 보낼수 있었다. 연이어 이번 추석이 다시없을 황금 연휴가 되어준 덕에  함께할 수 있었다.

아들과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큼 친밀해질 기회가 많았다. 아들이 내 곁을 좋아하고 곁에 와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것만큼 보람있고 기분 좋은 일은 없는것 같다.


얼마전 읽은 [1천권독서법]의 전안나 작가가 책 서문에서

"자녀가 부모를 무서워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다"고 쓴 부분이 있다.

나도 이 대목에 깊이 공감하며 아들에게 언제나 편하게 상의할 수 있고 쉬운 아빠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녀에게 디딤돌이 되어주어도 모자랄 마당에

부모가 난관이 되어서는 안되리라~

스스로도 언제고 난관으로 돌변할수 있으니

계속 나를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일 자연사박물관  / 비오는 설악산 매표소 앞에서


내가 크면 아빠랑 같이 맥주랑 초밥먹을 수 있어?

이번 연휴 중 아들이 내게 귓속말로 한 이 말이 큰 울림이 되어 내 안에 맴돈다.


"내가 크면 아빠랑 맥주랑 초밥 먹을 수 있어?"


이 말인 즉슨, 내가 맥주랑 초밥을 무지 좋아한다는 의미기도하고, 아들이 내 일거수 일투족을 소상히

관찰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후자의 의미에  행동을 조심해야겠다싶어 소름이 조금 돋았다.

한편으로 지금은 아들이  어려서 맥주나 초밥을 못 먹지만 나중에 아빠랑 함께 먹고 싶어한다는 것에 감동이 몰려왔다.


여섯살짜리가 마치 고등학생 정도로 느껴지기도 했고, 나도 그렇게 할수 있는 순간이 막 기다려지고 설레였다.

아들의 이야기에 내 대답은


"물론이지! 아빠도 빨리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아빠가 맛있는대서 사줄게♡♡(정말 맘속에서 하트가 뿅뿅나왔다)"


서로 자극하고 성장하는 아빠와 아들


내가 직장에 나가 벌어온 돈으로

아들을 키운다지만

아들이 나를 키우는 면도 있다.


아들의 성장과정을 보며 나의 어릴 적 시절을

반추하게하며 성장시켜주기도 하고,

서로 주고받는 피드백 속에 의외의 성장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아직은 질풍노도의 수준에는 미치지못해 나를

극딜로 몰아넣지는 않아 다행이나

폭풍우를 지나쳐야할 고비도 반드시 있을거라

각오하고 있다.(내가 사춘기를 수월하게 지나보낸 터라 거기에 기대를 걸어본다ㅜㅜ)

지금 아들과 쌓아놓은 평화롭고 즐거운 추억과 경험이 훗날 방향을 잃은 부자관계가 다시 중심을 되찾을 나침반이 되어줄거라 굳게 믿는다.


그렇게 아빠는 언젠가 꼭 지나쳐야할 중2병, 고3과 같은 재난을 대비하야

지금 우리기족이 맞고있는 태평천하의 시대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아들과 재미지게 노는 투자를 통해



6년차 아빠가 연휴의 끝에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쓴 글

2017.10. 9 (유독 길었던 추석연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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