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어주지 못해 미안
긴 연휴끝에 맞은 지친 일상
추석기간 동안 빛이 나던 황금연휴가
똥이 되어 투척된 기분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의 시간동안은 행복했으나
솜사탕을 손에 쥔 아이 마냥 금새 녹아없어져
버렸고 심지어 찐득한 손만 남았다ㅜㅜ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온 나를
아들은 연휴 전보다 더 격렬히 맞아준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안아주고 싶었지만
하던 일(카카오뱅크 계좌개설^^)을 마치느라
아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보여주지못하고
오자마자 책상에 앉았다.
잠시 뒤 그 댓가는 혹독했다^^;;;
이유없는? 이유모를? 투정짜증퍼레이드
아들은 마치
"내가 그렇게 열렬히 반겨줬건만 나를 무시해?"
이렇게 말하는 듯
근거 모를 짜증세레를 퍼부었다.
"그림이 내 맘대로 안그려져 ㅜㅜ"
도와줬더니
"그거 아니야ㅜㅜ"
"엄마, 아빠 미워"
"엄마 100점, 아빠 0점!"
(원래 엄마는 1,000점이었다)
아내와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당황스러웠다.
겨우겨우 달래주는데 거의 한시간반이 걸렸다ㅜㅜ
0점에서 100점으로 다시 가기까지 참 힘들었다
반가워해준 마음
읽어 주지 못하고 반응해주지 못해 미안
아들은 열흘간 함께 지내다 10시간 정도만에
다시 나타난 아빠가 그렇게 반가웠나보다
그런데 그 마음에 충분히 호응해주지 않았으니
그건 근거없는 짜증이 아닌 이유있는 짜증이였던거다
5분 투자로 막을 짜증을 한시간반으로 해결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ㅜㅜ
하지만 나도 힘든 하루였고,
이미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환자와 가족의
마음을 읽는것을 일터에서 계속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일의 연장선을 이어가기란... 힘들었다.
코미디언이 집에서 과묵하듯 사회복지사도
집에서 만큼은 케어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할까?
그래서 아내가 밖에서만 친절하지말고
집에서도 좀 그래봐란 이야기를 종종한다.
아내까지는 내 맘을 이해해줄 수 있겠지만
아들에게까지 배려를 요구하면 안될것이다^^
결자해지~!
원인을 제공한 아빠가 사태를 수습하고
다행히 꿈나라행은 즐겁게 했다.
그리고 다시 해가 밝았다.
어제의 실수를 오늘 다시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출근길에 나선다~^^
그런데 아들이 오늘도 어제처럼 격렬히 반겨줄 것인가?! 모르겠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