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데이터를 저장할지에 따라, 프로덕트의 모습이 결정된다
1.
비즈니스에 제로 투 원이 있듯이, 프로덕트를 만드는데도 제로 투 원이 있다. 비즈니스 제로 투 원의 핵심이 최소 리소스를 투입해서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검증하는 것이라면, 프로덕트 제로 투 원의 핵심은 바로 백엔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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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정확히 말하면, 프로덕트 제로 투 원의 핵심은 적절한 데이터를 올바르게 쌓는 것이고, 이런 작업들은 백엔드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프로덕트 제로 투 원의 핵심은 백엔드라고 말할 수 있다. 프로덕트의 DB 구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기술부채가 발생해, 리팩토링 혹은 재설계를 하거나 하드코딩을 통해 임시방편 식으로 이슈를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드코딩으로 어떤 이슈를 처리한다면, 나중에 이 하드코딩한 부분이 더 큰 이슈가 되어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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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프로덕트를 운영하고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면서, 프로덕트의 근간인 백엔드의 DB 구조를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백엔드 DB 구조 설계 자체도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비즈니스와 프로덕트에 필요한 사항을 충족하면서, 앞으로의 프로덕트와 비즈니스를 고려해 장기간 사용 가능한 DB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비즈니스가 전개됨에 따라서 필요한 데이터가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기에 최대한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DB 구조를 만들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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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백엔드 DB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히 쌓지 못한다면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 UX라는 개념이 뜨고 난 이후부터, 프로덕트를 만들며 '유저들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어떤 정보를 제공하면 유저들의 전환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어떤 정보들을 보여줬더니 유저들의 체류 시간이 높아졌다' 이런 논의들이 더 활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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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적이든 간에, 유저들에게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백엔드 DB에 보여주려는 정보가 있어야 한다. 백엔드 DB에 정보가 없다면, 유저에게 원하는 보여줄 수가 없다. 백엔드 DB에 여러 가지 정보가 정확하게 있어야 이를 연결하고 조합해서 더 다양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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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저에게 보여줘야 하는 정보 말고도, 프로덕트를 만들 때 항상 저장해야 하는 정보들도 있다. 예를 들면 마케팅 수신 동의 여부 같은 정보이다. 해당 정보는 법적으로 반드시 저장해야 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수신 동의를 한 유저들에게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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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 PM은 데이터 구조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PM이 DB 설계를 직접 짤 수도 없고 짜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백엔드 DB에 어떤 정보를 저장해야 하는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인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
8.
또한 초기 프로덕트 제작 단계에서는 PM 뿐 아니라, 프로덕트 디자이너 역시 DB 구조에 대해서 이해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UX, 디자인을 했다고 하더라도 DB에 데이터가 없다면 해당 디자인을 프로덕트에 반영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제로 투 원을 해야 하는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데이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해야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유저들이 실제로 보는 프론트 화면은 DB에서 저장한 정보를 더 예쁘고 친절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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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엑셀을 배우는 것이다. 엑셀은 가장 유저 친화적인 데이터 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셀, 시트, 파일 등의 구조와 개념은 실제 백엔드 DB에서 쓰는 것과 이름이 다를 뿐, 그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엑셀을 배운 이후에는 SQL을 배우는 것도 백엔드의 DB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SQL의 쿼리를 이용해서 다양한 DB를 조합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정보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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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의 근간은 백엔드 DB에 쌓이는 데이터다. 백엔드 DB 데이터가 제대로 쌓이지 않는다면, 어떠한 UX도 제대로 보여줄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백엔드 DB가 흔들리면, 프로덕트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눈에 보이는 화면 너머의 DB와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