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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Dec 18. 2024

프로덕트는 시간에 비례해 선형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일과 PM에 대한 여러 가지 짧은 생각들

짧게나마 여러 생각들을 글로 적으면 한번 더 생각이 정리된다. 이렇게 정리된 생각은 더 깊고 넓은 생각을 위한 양분이 되어준다.




당연히라는 단어

당연히라는 단어는 조심히 써야 한다. 우선 당연히라는 단어는 부정문에 쓰면 안 된다. "당연히 안 되죠", "당연히 불가능하죠" 이런 식의 화법은 화를 부른다. 나에겐 당연한 것이, 상대방에게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나와 상대방의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연히는 흔쾌히 뭔가를 받아들이거나 인정할 때 써야 한다. "당연히 되죠", "당연히 가능하죠" 등. '당연히'라는 단어를 부적절하게 쓰면 말로 천냥 빚을 질 수 있다.



일정 가시화

계획의 시작은 현황 정리다. 현황 정리 및 일정 가시화를 해야 새로운 일정을 짜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현재 상황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는 건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것과 같다. 그렇게 세운 계획은 수행하기도, 지키기도 쉽지 않다.



PM의 일정 관리

그래서 PM은 끊임없이 일정과 현황을 정리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계획은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이유로 인해 기존 계획이 얼마나 어떻게 변경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가시화 및 계획 수립을 하지 못하면 PM이라고 할 수 없다.



프로덕트의 명분

협상과 논의의 기본은 명분이다. 명분 없는 협상은 떼쓰는 것에 불과하다. 프로덕트와 비즈니스가 논의를 할 때, 비즈니스는 직접적으로 고객과 만나고 때로는 욕도 먹는 입장이니 항상 빨리, 더 좋은 프로덕트를 요구한다. 이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프로덕트의 가장 좋은 명분은 잘 짜인 로드맵이다. 프로덕트 입장에서 프로덕트 로드맵이 이렇게 짜여 있는데, 이런저런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면 기존 로드맵을 변경해야 하고, 이런 결과가 예상되는데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프로덕트는 비즈니스를 서포트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덕트는 조직이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면 프로덕트의 의미는 없다. 아무리 잘 만든 프로덕트라도 시장에 나가서 세일즈를 해야 한다. 프로덕트를 만든 것만으로는 저절로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없다. 그래서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사람은 비즈니스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덕트의 릴리즈 일정을 책임져야 한다. 꼭 프로덕트가 나와야만 세일즈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래의 약속된 일정과 제품을 기반으로 세일즈를 할 수도 있다. 특히 이때 프로덕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릴리즈 일정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세일즈가 시장에서 정말 냉정하고 차가운 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맞으면서 그 풍파를 막아주는 만큼 프로덕트 관리자는 이에 맞춰 치열하게 프로덕트를 일정에 맞춰 만들어야 한다.



프로덕트는 선형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프로덕트는 시간에 비례해서 선형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도 선형적이지 않다.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들 때 3달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이를 정확히 N으로 나눠서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어디에 시간을 많이 쓰고, 어디를 빠르게 만들지를 결정해야 한다. 프로덕트의 기획과 설계에 대한 투입하는 시간과 기능을 만드는 데 투입하는 시간을 똑같이 분배할 수 없다. 여러 기능을 놓고 보더라도 더 핵심적인 기능을 만드는 데 투입하는 시간과 그 이외의 기능을 만드는 데 투입하는 시간을 똑같이 나눌 수 없다. 근본적인 설계에, 중요한 기능에 더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개선을 하거나 피벗을 할 때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고객 중심

고객의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는 PM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고객들은 내부 사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공급자의 문제는 고객 입장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정당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 내부 사정이 어떻든, 레거시가 어쨌든 PM이라면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거 해결 못해요"는 PM이라면 입에서 나오면 안 되는 말이다. 특히 유료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건 정말 최악이다.



직급이 낮은 PM

어느 방향으로 언제까지 갈지는 리더십 레벨에서 정한다. 어디로 갈지를 정하고 나면 그 후에는 어떻게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리더십이 아닌 PM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어떻게 갈지'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한 일정에 맞게 잘 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PM이라고 처음부터 방향성을 설정할 수 없다. PM은 방향성을 정해야만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자의식 과잉이다.



빠르게 만들거나 잘 만들거나

비즈니스 단에서는 프로덕트 팀이 항상 빠르게 잘 프로덕트를 만들어주길 원한다. 그러나 이건 매우 힘든 일이다. 빠르게 만드는 것은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에 가깝다. 효율적이란 것은 똑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인풋을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잘 만드는 것은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에 가깝다. 효과는 반대로 똑같은 인풋을 써서 얼마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느냐 하는 것이고. 효율과 효과를 다 충족시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가 있고, 효과적으로 잘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지, 언제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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