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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 Oct 13. 2017

치앙마이에서 대학원생 되기

#01. 치앙마이 대학교를 소개합니다



치앙마이대학교 (Chiang Mai Univ.)


치앙마이대학(www.cmu.ac.th/en/)은 북부 지역의 가장 큰 종합 대학으로 태국 최초의 도립 대학에 해당된다. 대락 3만 5천 명의 학생과 2천 명이 넘는 교직원이 있는 대규모 대학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대학은 인서울이 괜한(?) 인정을 받듯, 태국 역시 방콕에 있는 대학들이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었다. 내가 치앙마이대학을 석사 공부할 곳으로 정했다고 할 때면, 아시아 지역을 좀 안다는 사람들도 방콕의 츌라롱컨대학(Chulalongkorn Univ.)이나, 타마삿대학(Thammasat Univ.) 혹은 마히돌대학(Mahidol Univ.)등을 언급하며 '왜?'냐며 묻곤 했다. 그러나 나는 방콕이 싫어 치앙마이를 선택한 사람이었다. 대학 서열이나 유명도 보단 내가 생활하고 싶은 환경이 우선이었고, 운 좋게도 이 대학의 프로그램 중에 내가 하고픈 공부가 있었다.


치앙마이대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석사과정, 그중에서도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국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만 하겠다. 치앙마이대학에는 총 11개의 석사과정의 국제 프로그램이 있다. (https://cmu.ac.th/en/engaboutcmusub.php?id=14&subid=3) 우리나라 대학의 석박사 프로그램들도 학부/학과 간 협동과정이 증가하고 사회적 흐름이나 유행에 의해서 신설되는 프로그램이 생기듯이, 이 11개 프로그램도 해당 학부를 정확히 구분짓기 애매한 경우가 흔하다.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각 성격을 내 마음대로 분류해 봤다.


농업생명학부- Agricultural Systems

                      Postharvest Technology

                      Sustainable Agriculture and Integrated Watershed Management

수의학부-  Veterinary Public Health           

간호/의학부- Nursing Administration

                     Biomedical Engineering

                     Health Sciences

자연과학부(공학부)- Applied Geophysics

                                 Environmental Science

                                 Petroleum Geoscience  

사회과학부- Sustainable Development


이 분류를 보고 있으면 치앙마이 대학교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분야를 짐작해 볼 수가 있다. 농업과 의학이다. 실제로 치앙마이대학은 공학과 의학으로 태국 내에서 유명한 편이다. 이제는 방콕의 다른 종학대학들의 실력도 비슷해졌겠지만, 처음 태국에서 치앙마이대학을 도립대학으로 세울 당시에는 이런 이과 계열의 발전을 중점에 뒀었다는 이야기를 태국 친구들에게 자주 들었다. 문학, 사학, 법학 등 문과 계통의 학문들이 방콕의 초기 국립대학에서 육성되기 시작하자, 첫 지역 국립대학을 세울 때는 빠진 영역을 고려했던 것 같다. 그리고 태국은 농업을 중요한 학문으로 여긴 역사가 길고 실제로 메콩 일대에서 여전히 농업 기술을 선두해 온 국가인 만큼 농업생명학부도 그 중요성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치앙마이 대학의 중심 학문은 아니지만, 다행히 사회과학부에는 지속가능개발학이라는 국제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사회과학분야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싶다는 조건만 가지고 학교를 찾고 있었다. 학과를 정확히 정한 것은 아니었는데, 동북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 사회과학영역의 국제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드물었기 때문에 학과는 내 관심 영역에 포함되기만 하면 족했다. 다른 국가에서 공부하는 만큼 그곳 사람들만의 문화나 삶의 방식 그리고 그 사회의 일부라도 공부할 수 있는 학과면 오케이였는데, 지속가능개발학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나는 2014년 4월, 치앙마이대학 사회과학부 석사과정 유일의 국제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7월 15일 수업을 시작했다.


TIP! 석사과정 국제 프로그램 관련 몇 가지 정보 (2017-18학년도 기준)

1)원서접수시기: 매년 4월 말까지
2)학기: 총 4학기 (1/2학기: 8월 중순~12월 중순, 2/2학기: 1월 초중순~5월 중순)    
3)지속가능개발학의 경우 학기구성
  pre-course: 입학 결정 후 실제 학기 시작 전 1달간 약 2과목 정도 수강, 학점이수와는 무관
  1학기~2학기: 8과목 필수/선택 과목 이수 (24학점)
  3학기: 논문준비학기 (12학점)
  4학기: 논문학기 (12학점)
4)졸업요건: 학회지에 1편의 소논문 기재 필요, 영어 성적, 논문 최종 심사 후 논문 발간
5)등록금: 학기당 8만 바트 (환율 34.0 기준: 한화 약 2,720,000원)


치앙마이대학 국제 프로그램들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입학요건들은 많이 까다롭지 않지만 서류 심사에서 영어 성적은 요구하는 편이다. 하지만 국제 프로그램에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유학오는 학생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만큼, 영어 시험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고려해 그 기준이 비교적 평이하다. (지속가능개발학의 경우에는 TOFEL-CBT 173, IELTS 5.5, TEGS 65 이상이기만 하면 된다)


서류 제출 후 인터뷰는 반드시 거친다. 태국에 체류 중이라면 학과와 조율한 날짜에 직접 교수들과 면접을 보기도 하고, 태국 밖이라면 스카이프로 화상 통화를 통해 인터뷰하는 편이다.


장학생으로 입학하길 원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학생들을 제외하면 자부담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입학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졸업이 유예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4학기제이지만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논문학기를 1~2학기 더 연장해서 5학기나 6학기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5학기부터는 3만 바트, 한화 약 1백만원을 등록비로 내면 된다.)


내가 모든 국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방식을 모두 자세히 알 수는 없는 탓에 확언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는 바로는 의학/간호학/수의학 그리고 자연과학이나 공학은 그 정도가 약하지만, 농업생명학과 사회과학의 경우에는 태국 그리고 인근 메콩 지역에 밀착된 공부를 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지역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거나 우리와는 좀 다른 방식의 농학이나 사회과학 공부를 원하는 경우라면 치앙마이대학의 국제 프로그램도 한 번 고려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뒷 이야기]

"설마... 교복 입는다는거야? 그 나이에?"


태국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는다. (그 이유와 찬반의견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 내 주변에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래서 내가 태국으로 유학 간다는 소식을 전하면 "너 그럼 교복 입어야 해?!"라는 소리부터 하곤 했다. 그럴때면 나는;


"설마 외국인한테 교복을 입히겠어??"


하고 답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원서접수를 하러 학교를 들렀을 때, 외국 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캠퍼스를 누비는 것을 보고선 설마가 현실이 되는구나 싶었다. 교복 벗은지 13년만에 다시 교복이라니! 그것도 이 나이에?!


7월, 정식 학기가 시작하기 전, pre-course과정을 이수하러 등교하기 시작할 무렵 조교에게 물었다. 복장에 대해서 ㅋㅋㅋ. 그런데 다행히도 석사과정 학생들은 교복을 입지 않는다고 했다! 휴~ 그리고 첫 수업 날. 13명의 학생들은 모두 제각각 옷을 입었더랬다. 슬리퍼를 신고 온 캄보디아 친구부터 검정 양복을 입은 일본 친구까지!



치앙마이대학교 홈페이지 화면 중 하나. 교복 입은 학생들 모습이다.
USAC 프로그램으로 치앙마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도 학부생이라면, 교복을 입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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