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트립 연남동 무장애지도를 소개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연남동과 같은 핫플레이스들도 휠체어로 다니기 힘든 곳이 많다는 것을 얘기했었다. 관광지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다 열린 공간은 아니라는 사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해 한참을 길에서 헤매야 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짚어보았다. 당장 도시건축에 관여할 순 없으니, 휠체어나 유아차로도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곳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이지트립(easytrip.kr)의 연남동 무장애지도! 마치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처럼, 연남동 곳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만든 지도이다.
이렇게 구석구석 다니면서 연남동의 두 가지 얼굴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분위기 있는 카페와 맛있어 보이는 식당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왔다면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돌아서야 할 수도 있다. 사진을 보면 참 예쁜 카페들이 줄지어 있지만 계단이 있거나 턱이 있어서 휠체어나 유아차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가게들이 연남동 곳곳에 너무 많아서 처음 연남동 정보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는, 연남동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휠체어나 유아차가 진입 가능한 곳을 찾는 데에 두 번이나 실패한 후 연세대학교 sunny와 함께한 세 번째 조사에서야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조성된 마을이라 새롭게 들어선 카페나 식당의 입구에 턱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곳은 포기하더라도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곳들만 찾을 수 있다면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장애인 뿐 아니라 유아차와 함께 하는 가족이나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찾아온 여행객, 노약자들까지 이용하는 곳이라 무장애지도를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2달 동안 휠체어를 탄 리포터와 함께 접근 가능한 곳들을 공들여 조사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연남동 무장애지도이다.
연남동 무장애지도는 모아스토리(moastory.com)의 [포트폴리오] 게시판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받아 사용하면 된다.
※ 파일을 저장하고 싶으면 마우스 오른쪽을 눌러서 다른이름으로 저장하기 를 하면 된다. 지도를 출력해서 가지고 가면 훨씬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로 지도를 보고 싶다면 연남동지도 앞면. 연남동지도 뒷면 - 이 링크를 클릭해서 이미지를 확인하면 된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40곳의 정보를 이 지도에 다 담았다. 앞면에는 휠체어로도 이용할 수 있는 40곳의 정보가 있다. 간혹 문을 안 열거나 그 사이에 폐업했을 경우가 있으니 미리 전화해 보고 가시길 권한다. 뒷면에는 서울지도 위에 QR코드를 찍어두었다. 이 QR코드들을 휴대폰으로 찍으면 서울 곳곳의 무장애관광지와 연남동의 접근가능한 곳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연남동 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에 장애인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곳들이 많으니 꼭 참고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어 두었다.
지도에 담은 서울 무장애관광지는 경복궁, 고척돔, 덕수궁, 삼청동, 서울함공원, 문화비축기지, 남산 등 15곳이다. 이 곳들은 비장애인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 장애인들 역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발굴하고 영상으로 여행 과정을 담았두었다. 만약 무장애관광지를 찾는 분들이라면, 이 영상을 먼저 보고 가면 더욱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모든 정보들은 모아스토리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moastories 의 [이지트립] 카테고리에도 옮겨두었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블로그에서도 정보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인스타에서 해시태그 검색, 또는 네이버에서 맛집 검색만 하면 뜨는 다양한 정보들에는 장애인을 포함한 이동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현저히 적다. 그러나 연남동 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는 분명히 이동약자들을 배려한 공간들이 있다. 그에 대한 정보만 있다면 누구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곳들을 장애인과 이동약자들이 자꾸 방문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비장애인들의 환경과 생각 역시 바뀔 것이라 본다.
누구에게나 가고 싶은 곳이 있고, 모두가 같은 곳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휠체어를 타거나 아이와 함께 있거나 또는 지팡이를 짚었다고 해서 집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에게 열린 환경, 열린 정보, 열린 세상을 기대해 보면서 오늘의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