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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iteracy 높이기

자원배분에 대하여 항상 고민하는 태도

by 윤서영

며칠 전, 대학교 동아리 카톡 단체 창에 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친구가 본인이 만든 페이지라며 피드백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페이지는 항공권의 최저가 기간을 한눈에 보여주는 럭키글라이드 페이지.

스크린샷 2025-10-25 오후 2.31.43.png 이름도 참 영롱하다. 행운의 활공!

앗? 요즘 바이브 코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가까이서 또 만나다니. 친한 친구가 예약하기 어려운 숙소를 계속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예약하게끔 하는 봇을 만든 이야기는 들었는데, 럭키 글라이드는 UX 측면에서, 메타 정보를 갖고 오는 양의 측면에서 새로운 와우를 안겨주었다. 현재 마이 리얼 트립에 재직 중인 친구가 만든 럭키 글라이드는, 항공권 예약 링크를 모두 마리트 페이지로 인입시킨다. 이 페이지가 많은 트래픽을 모으고, 최저가를 많이 알릴수록 많은 사람들이 마이리얼트립에서 항공권을 예약할 것이다. (마리트가 항공권 예약을 한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많은 유저들에게 정말 좋은 퍼넬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주로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서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단순업무들을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주로 고민해 왔다. 오피스 커피 구독의 사무실 인원 별 견적 문의에 대한 응답이라던지, 방문 스케줄 관련된 루틴 한 안내 메일링 이라던지, 사업자들의 주문 건을 최대한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주문을 넣게 하는 방법이라던지. 그 외에도 사람이 진행하게 되면 누락하기 쉬운 고객사 별 커스텀 요청(매번 거래명세서 이메일 발송) 이라던지, 데일리로 하는 채널별 매출 트래킹이라던지, 매출 채권에 대한 카카오톡 자동 알림 등 하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는 끝도 없이 쌓여있다.


스크린샷 2025-10-25 오후 2.51.53.png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진 내가 주로 코드를 붙여놓는 곳은 앱스크립트!


그런데 럭키글라이드의 사례는 신규 트래픽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써 새로운 앱을 만들어낸 것이어서 새로운 시야를 확장해 주었다. 예전에는 이러한 별도의 웹/앱을 떠올릴 때 개발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제 개발 비용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게 되면서 누구나 새로운 발상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올해 봄에 만난 지인을 통해서 더 강하게 들게 되었다. 면접 인터뷰로 만난 사이(?)이지만 그 뒤로 종종 커피 토크를 하는 사이인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 기점의 만남에서 그는 AI 활용에 대하여 뼈 때리는 코멘트들을 하고 갔다. 그가 스스로 만든 창고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보여주기도 하고, 지피티와 퍼플렉시티 밖에 안 쓰던 나에게 수많은 새로운 AI툴들을 알려주고, 다양한 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역량차이가 금방 날 것이라고, 팀원들에게 AI 활용을 북돋아주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후로 나는 자동화 OKR에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이름을 올리며, 팀 차원에서의 활용을 조금 더 진작시키고자 했다. 팀원들은 길을 헤매기도 하고, 더디지만 진행이 있을 때마다 나는 그들보다도 더 기뻐했다.


하지만 보다 나아가 팀원들이 AI를 활용하게끔 하는 과업을 스스로 도출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처음에는 그 이유가 AI에 대하여 잘 모르고, 어떤 것들을 시킬 수 있을지 잘 몰라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것이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하는 업무들에 항상 우선순위를 세우고, 속성들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에 과업을 떠올리기 쉽다. 본인과 팀의 리소스를 항상 아깝게 생각하고, 더 양질의 시간을 내기 위하여 자원배분을 항상 고민하는 팀장의 마인드가 AI 활용의 첫 스텝이지 않을까. 어떤 것들을 AI에게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기 전에 내가 효율화하고 싶은 과업이 있다면, 더 잘하고 싶은 과업이 있다면 그 질문들을 오픈해서 물어보면 된다. 그러면 방법 또한 그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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