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디자인이 급성장한 계기
비즈니스 관점이 아닌 디자인 관점에서의 생각을 세가지로 정리해 봤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이너의 눈물나는 노력
한국에서 웹디자인을 하던 시절에는 스크린에서 구현하기에는 한글이 참 복잡하고 못나다고 생각했다. 작은 사이즈로 써야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때면 윤고딕12사이즈에 폭을 살짝 줄이고, 레이어를 한겹 더 겹쳐서 투명도를 조절하는 등 조금이나마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했었다. 그런데 중국에 와서 한자로 디자인을 해보니까 한글이 마치 1바이트 타입으로 착시가 느껴졌다! 한글처럼 간단하고 아름다운 글자가 있었다니! 한글은 역시 우수하고 아름다운 문자가 맞았다.
실제로 있는 글자다. biangbiang mian(뱡뱡미엔)이라고 발음하는 중국 서북지역의 유명한 면요리다. 정말, 한글은 알파벳 만큼이다 단순한 글자다. 예뻐~~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4개월째 중국을 못가고 있다보니 이것도 먹고 싶다.
중국 모바일 디자인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 첫번째,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발전으로 가독성의 획기적 개선
내가 생각하는 중국 모바일 디자인이 급성장한 포인트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디스플레이의 발전이다. 위에 보여준 면요리는 물론 가장 과장된 예시이긴 하지만 획수가 많고 복잡한 한자의 특성상 해상도가 떨어지는 디스플레이에서는 글씨 크기를 크게 써야했기 때문에 레이아웃에서 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애플의 레티나 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보편화 되고 텍스트를 자유롭게 사용할수 있게 되면서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중국 모바일 디자인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 두번째,
극도로 단순화된 사용자 경험, QR코드
중국어는 글자도 복잡하고 어렵지만 타이핑 방법도 복잡하고 다양하다. 음성입력, 손글씨, 다양한 입력도구 등을 활용하여 사용성을 개선시키는 노력으로 현재는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역시 알파벳이나 한글과 비교하면 쉽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정보를 찾기위해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하는 행위에는 기본적으로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인구가 많고 땅도 넓은 중국에서 어떠한 서비스를 알리거나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의 광고나 프로모션 등이 매우 중요한데 이럴때에도 QR코드는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검색엔진을 열어서 검색하거나 브라우져의 주소창에 도메인을 직접입력한다? 중국에서는 QR코드만 스캔하면 된다. QR코드만 스캔하면 웹사이트도 보여주고, 돈도 주고, 명함도 교환하고, 음식주문도 하고 결제도 된다.
QR코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중국 모바일 디자인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 세번째,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속도
인민폐 100위안은 한화 170원 정도다. 드론, 전동휠 등의 각종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품들 역시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만끽할 수 있다. 애플이나 삼성같은 고급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지닌 스마트폰 새제품을 5만원에도 살 수 있다. 알리페이, 위챗 등의 최신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생산 능력을 기본으로 한 무서운 속도의 인프라 확장을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정리하면,
1.고해상도 디스플레이
2.접근성, 단순한 경험의 습관화(QR코드)
3.중국식 합리주의,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속도
가 중국이 모바일 디자인 강국이 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끝
ps. 2016년 어도비맥스에서 발표했던 키노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4년이 지났으나 지금 생각과도 다르지 않아서 옮겨와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