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진행한 작업들을 남자친구에게 보여줬다.
"너의 기획은 따듯해." 엥? 텍스트와 그림의 한 장 종이에 안 어울리는 형용사.
그림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기획 문서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어. 사람의 불편함을 정말로 생각하고 기획한다는 게 느껴져.
불편함을 없애고 싶다는 마음이 따듯해
맞다. 사용자의 불편함을 없애고 편리함을 준다는 것에 마음이 울려서 들어온 사람들 중 하나다.
아 맞다. 나 원래 이런 마음이었지. 쾅쾅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제는 the next step에 봉착했다.
세상은 편리하고도 이미 편리함이 넘쳤다. 편리함을 만들다 보니, 이전의 덜 편리함은 분노를 이끄는 수준이 되었다. 편리함의 기준이 극도로 높아진 것이다.
이제는 덜 편리하기만 해도
0.5초 만에 이탈하고,
분노의 리뷰를 기꺼이 쓰고,
이 서비스가 뭔지도 모른 체 끄게 된다.
편리함의 기준이 극도로 간다 해도 탓하지 말자
편리함은 필수불가결
평균적으로 모든 것들이 편해진 세상 (특히 Seoul)
작은 불편함에도 분노가 생기는 세상
한국은 굉장히 높은 고객 수준을 갖추게 됐다.
새벽배송을 받고,
바코드로 바로 제품의 효능을 알고
앱카드로 1초 만에 결제하고
송금 보험 금융전재산을 3초 만에 확인하는
5초면 기업 스톡옵션 자료를 받아보는 세상
나는 다람쥐를 보면서 생각한다.
다람쥐의 시간은 인간과 다르게 흐를 것이다.
인간은 뚜운 뚜운 하게 걷는 것처럼 보일 게다.
마치 셔터스피드로 치면 프레임수가 더 적은 느낌!
날쌘 다람쥐가 빠름에 곧잘 적응하는 자라면
뚜운 뚜운 걷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은 디지털 문맹인일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편리함이 양극화가 되지 않을까?
편리함의 양극화를 줄여주는 일
즉 시니어 계층을 위한 UX에 대해 관심이 깊어진다.
뜻대로 흘러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