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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갱 Sep 07. 2023

발표를 잘하게 하는 3가지 방법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서론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날. 세상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아이폰도 아이폰이지만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되어 아직도 청중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좋은 발표는 이렇듯 제품, 서비스, 발표의 내용을 오랫동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바로 좋은 발표의 힘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발표의 상황에 놓인다.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발표를 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긴장도 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게 사실이다. 오늘 나는 운영관리 과목의 발표를 맡아 B+를 받았던 경험을 총 동원하여 여러분들에게 훌륭한 PT의 비밀 3가지를 사발 풀 것이다.

 좋은 발표는 세상을 바꾼다.


본론


1. 겸손 (Cushioning)

 첫째, 겸손이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첫 번째에 배치했다.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 보자. 발표를 시작하기 전

 "안녕하세요, 이번 발표를 맡은 꿀캉이 입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만들었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모두가 짠 듯이 똑같은 멘트로 발표를 시작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근데 언제부턴가 대가리가 좀 컸다고 겸손함을 잃고 자신만만한 척 발표를 시작하는데 솔직히 님들이 잡스도 아니고, 님들 서비스나 제품, 발표의 내용에 그렇게 자신 있으세요? 아니죠?

그러면 겸손을 깔고 가는 게 좋습니다.


 "제가 간염이 있어서 어제 병원에서 PPT를 만드느라 내용이 허접할 수 있습니다, 아직 마취가 안 풀려 제정신 아니긴한데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가 극심한 I라 청중 앞에 나서는 게 어려우니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쿠셔닝(cushioning)이라고 한다. 앞에 망할 발표에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충격을 방지하는 PT 스킬이다. 솔직히 망할 거 같으면 쿠셔닝 기술 쌔게 걸어서 청중에게 그래도 열심히 했다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


 겉멋 잔뜩 들어서 자신감 있는 척 PT 하면 필패다.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2. 노력


 이번에는 PPT를 만드는 스킬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정성이 가득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뜻이다.

 요즘엔 깔끔하게 만든 PPT가 유행인 것 같다. 깔끔해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너무 대충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런 PPT 페이지가 있다고 하자.

정말 필요한 내용만 들어갔기에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으나 동시에 너무 대충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이 페이지에 혼신의 힘을 다했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

청중은 지금 유튜브 쇼츠 보고 싶고, 친구랑 카톡 하고 싶고, 끝나고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심심한 페이지로는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반면에 이런 페이지는 어떤가.

 연별 매출액 추이라는 핵심 지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청중의 관심을 끄는 요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집중력을 잃지 않고 페이지에 집중하게 한다.

 박명수부터 펭수까지 그래프와 함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동시켜 끝까지 텐션을 유지하게 한다.

 이제 다시 첫 번째 PPT 페이지를 보고 두 번째 PPT 페이지를 보자.

 얼마나 성의 없는 PPT 페이지인지 확실히 인지될 것이다.

 발표를 평가하는 사람도, 청중도 정성을 들인 PPT는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키워드만 뽑아서 깔끔한 페이지를 만든다?

 청중의 평가는 싸늘할 것이다.


 3. 릴렉싱 스킬 (오줌 참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는 경험이 없는 경우 발표를 하는 자리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발표자가 떨면 발표는 사실 반은 망하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람마음은 뜻대로 되지 않으니 릴렉싱 스킬 (Relaxing Skill)로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오줌 참기다.

 발표 한 시간 전 물을 오질라게 마시면 발표할 때쯤 오줌이 엄청 마렵다. 오줌이 마려워지는 타이밍은 방광의 용량, 의지력 등 많은 요소의 영향을 받으니 개개인이 측정해야 한다. 나는 보통 물을 많이 마시면 1시간 후 신호가 온다.

 여기서 포인트는 진짜 개 마려워야 한다.

 지금 지리게 생겼는데 발표가 뭐가 떨리냐 그냥 발표 빨리 잘 끝내고 화장실 가자 이 생각만 머리에 가득하다. 그 시점부터 떨림, 불안, 초조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떨리는 마음을 더 긴급한 상황으로 덮어 발표를 훌륭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하는 스킬이다. 스킬 실패 시 퇴사나 자퇴를 추천한다.


결론


 지금까지 발표를 잘하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많은 분들이 발표를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데 겸손하게 시작해서, 정성껏 만든 피피티를 오줌을 참으면서 하면 거의 백전백승이라고 보시면 된다.

 부디 나의 이 글이 발표를 앞둔 많은 이들의 길라잡이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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