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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pe Mar 12. 2020

하루 한 곡 #041

여행스케치 -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오늘은 오랜만에 초등학교의 추억을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5학년 때의 이야기니 국민학교 시절이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이었고, 지금와서 돌아보면 우리나라는 IMF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라 위태롭던 시절이었네요.

  당시 한국의 대중음악은 상당히 자극적이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이 있던 시절인데요. 바로 H.O.T. 와 젝스키스가 자웅을 겨루던 시점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1세대 '아이돌 가수'가 탄생했던 1996~1997년도였기 때문에 기존 시장과 비교했을 땐 상당히 자극적이었죠. 저 역시 노란색 벙어리 장갑을 끼고 "캔디!" 를 외치기도 하고, "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 하며 폼을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여행스케치' 라는 포크 밴드의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돌 음악을 무조건적으로 멀리하고 배척하던 당시 어른들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이돌 음악도 존중하지만, 다른 좋은 노래들이 많으니 함께 듣자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 시간 중 시간이 남을 때나 청소 시간, 함께 소풍이나 여행을 가는 길 등 '우리 반' 이 함께 할 땐 이따금씩 여행스케치의 노래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좋은 가수, 좋은 노래가 그렇듯 듣다보니 더 듣고 싶어지고 흥얼거리게 되고... 결국엔 여행스케치가 우리 반의 아이돌 가수가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담임선생님과 모두가 대학로에서 하는 여행스케치 콘서트를 보러 가기까지 했는데요. 지금 돌아보면 초등학생 45명 정도를 데리고 대학로 공연장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선생님이 참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당시 여행스케치 맴버들,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 까지 모두가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행스케치와의 음악적인 끈은 머리가 훨씬 커진 후에도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컬리스트 박선주 역시 여행스케치 출신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수 많은 노래들의 작사가가 초등학생들을 대견해하고 콘서트에서 언급해주던 여행스케치의 윤사라 였으니까요. 화요비, 김범수, 박효신, 브아솔 등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 작사가 '윤사라'가 여행스케치에서 노래 불러주던 누나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왠지 모를 감동을 느꼈습니다.

  추억을 뒤적이다보니 쓰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풀어야겠습니다.

  오늘의 한 곡.

  여행스케치의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입니다.



https://youtu.be/9Ql4S_LqjCo

여행스케치 -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Live



https://youtu.be/IeHFFb6eAL8

여행스케치 -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여행스케치 -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가사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 엄마가 되었다면서

밤 하늘에 별빛을 닮은 너의 눈빛

수줍던 소녀로 널 기억하는데 우


그런 넌 어떻게 지내고 있니

남편은 벌이가 괜찮니

자나 깨나 독신만 고집하던 니가

나보다 먼저 시집갔을 줄이야

어머나 세상에


산다는건 그런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알수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건 다 그런거야

누구도 알수 없는것


지금도 떡볶일 좋아하니

요즘도 가끔식 생각하니

자율학습 시간에 둘이 몰래나와

사먹다 선생님께 야단맞던 일 우


아직도 마음은 그대로인데

겉 모습이 많이 변했지

하지만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은

우리를 닮은 아이들의 몫인걸


산다는건 그런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건 다 그런거야

누구도 알수 없는것

산다는 건 다 그런거야

산다는건 다 그런거야

누구도 알수 없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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