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s of Whom : Season 2 Ep 6.
나의 빛을 기록하는 시간.
타인의 빛이 아닌 나의 빛을 찾아나갑니다.
바래지 않는 빛과 색을 찾아서.
Season 2 Ep 6. 저는 항상 시간이 필요해요.
: 이영주, 프로 축구선수 편
지금까지는 진짜 축구만을 위해서 살아왔거든요.
Q.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오셨나요?
어린 시절에는 축구가 삶에서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축구를 하며 제일 높은 곳으로 가는 게 국가대표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제 그것을 이루고 나니 오히려 그건 많은 꿈 중에 하나였다라는 걸 좀 깨닫게 되었어요. 조금 더 다른 의미에서 큰 꿈, 다양한 꿈을 생각하곤 하는데 어렸을 때는 국가대표, 그게 제일 이루고 싶은 가장 큰 꿈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걸 했지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 당시에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게 힘든 건지… 그냥 다 같이 하다 보니까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다 이겨내며 하고 있구나. 당연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힘든 부분들은.
지금까지는 진짜 축구만을 위해서 살아왔거든요. 축구를 한지 거의 19년 정도 되었는데, 이제는 축구 외의 것도 바라보는 시선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좀 그렇게 살지 않고, 축구 외의 것들도 찾아서 워라벨을 좀 가져보자. 이런 마음이 생겨요. 하하
주변에 축구를 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은데요, 축구하는 친구들이나 동료들이랑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거든요. 제가 사는 인생이랑 좀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제 삶 외에도 다양한 것을 생각하는 게 정말 좋아요.
Q. 감정 카드에서 Confused 카드를 고르셨네요.
선수로서 축구라는 분야 자체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이제 축구를 할 수 있는 날이 끝자락에 점점 가까워지니까 좀 더 생각이 많아지는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좀 더 분명하고, 굵은 선 안에서 움직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삶을 좀 더 다양하게 나눠서 생각을 해야 할 시기, 어쩌면 다시 시작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인생에 있어서나 축구에 있어서나 좀 복합적으로 혼란스러운 게 있어요.
인생에서도 그렇고 축구에서도 그렇고
기술과 아이템을 모으듯이
여러 가지를 저에게 자연스럽게 쌓아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Q. 나의 전성기가 또 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이십 대 초반에는 주변에서 여자 선수들은 스물넷, 스물네 살쯤이 그때가 제일 전성기다라는 말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그때가 지나고 나니까 오히려 계속 제가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때 당시에는 잘 모르니까 그런 말들을 믿었는데 아, 그 말은 좀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는 저보다 더 큰 선수가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저 나름대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인 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힘에 좀 겨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선수로서는 오히려 좀 더 발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조차도 계속.
저는 선수들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국가 대표팀이나 지금 현역으로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나 큰 차이는 없는데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 있잖아요. 습관이 되어서 생각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 그렇게 축구 기술을 제 몸에 흡수시켜놓으면 그건 자동으로 나오니까 제가 상대방 선수보다 한 수를 더 높게 생각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기술 하나하나를 많이 쌓은 선수가 쪼끔 더 나은 선수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 인생에서도 그렇고 축구에서도 그렇고 기술과 아이템을 모으듯이 여러 가지를 저에게 자연스럽게 쌓아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축구를 하면서 아, 내가 인생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하나씩 더 많이 쌓았을 때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바라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언제 뭐가 필요한지 몰랐다면 지금은 이게 필요하고, 저 때는 저게 필요하구나라는 조금씩은 알겠고,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구나라는 걸 느껴요. 팀이 마주하는 경기나 컨디션이 매번 다르잖아요. 그때마다 팀에 뭐가 필요한지, 아니면 나 자신한테 지금 상황에 뭐가 필요한지 그런 걸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서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쌓인 게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Q. 나의 이름을 좋아하시나요?
저도 최근에 그런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이름에 대해서. 원래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아직까지는 남의 이름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어요.. 뭔가 약간… 낯선 느낌이 있어요. 항상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깊게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명확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는데 왠지 모르게 항상 낯선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Q. 아직 내가 완성형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럴까요?
A.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Q. 무언가 역할이 부여된 내 이름. 그래서 곁에 두고 있지만 항상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이영주라는 선수로서도 꽤 오랫동안 살았는데 그것이 내 전부는 아니고
일부일 수 있으니까요.
축구 말고 완전히 반대되는 일을 좀 해보고 싶어요. 하하
Q. 어떤 식으로 나머지 인생을 채워보고 싶으신가요.
일단은 제가 축구를 하면서 되게 몸이 힘들었던 부분이 있으니까 좀 상반되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살면서 보니까 제가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요. 공부도 해보고 싶고, 일반 회사원이 부럽기도 하고 회사도 다녀보고 싶고…
몸 쓰지 않고 일반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요. 회사원들은 어떻게 살지…?
되게 재밌어 보이고, 분명히 힘들 거라는 건 아는데 경험은 해보고 싶거든요. 축구 말고 완전히 반대되는 일을 좀 해보고 싶어요. 하하
그냥 그 평범한 게 부러웠다고 해야 되나…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진짜 더울 때 학교 끝나고 학원 가고 집에 가고 이런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그때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편해 보이기도 하고 저렇게 일반적인 삶이 부럽다… 그런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요.
축구를 하지 않는 친구들처럼 일이 끝난 시간이나 주말에 같이 만나서 놀기도 하고, 한 잔 하기도 하는 삶이 부럽다고 해야 하나.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많잖아요. 물론 축구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이 일은 거의 20년 동안 해온 일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어떤 부분에 힘들어하는지 이런 걸 공감할 수가 없으니까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제가 속한 조직에서 사회생활이 분명 있지만, 회사원들의 사회생활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궁금함이 항상 제 안에 있는 것 같아요. 축구인의 삶에도 분명히 소소한 행복이 있는데 그들의 일상의 행복도 궁금하고…
서로 공감하고, 누군가의 감정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함께 단체생활을 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아 내가 축구를 하지 않았으면 몰랐겠구나 싶은 것들이 있어요. 서로 공감하고, 누군가의 감정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힘들거나 모든 걸 같이 느끼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은 좀 좋아요. 진짜 힘들 때도 같이 있고, 진짜 좋을 때도 같이 있고 그런 부분이.
Q. 힘들거나 좋을 때 같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흔한 경험이 아니잖아요.
A. 그런데 그런 게 되게 많으니까.
예를 들어 훈련을 하면서 같은 포지션에 있어도 어떤 선수에게는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가 안 나오기도 하죠. 그걸로 동료가 너무 힘들어할 때 저도 그 마음을 잘 아니까 힘든 마음을 같이 끌어주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힘들 때는 또 이 친구가 끌어주는 그런 부분이 밖에서 일반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할 때가 많이 있어요.
진짜 힘든 경기를 이겼을 때 느끼는 그런 기쁨은 '아, 이런 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라는 거구나!'라는 것도 느끼고. 서로 공감하고, 느껴주고, 힘든 부분에 공감해 줄 수 있는 깊이가 좀 다른 것 같아요.
Q. 나의 색깔
전 제 색깔이 아직 없을 것 같아요.
요새 또 느끼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여러 가지 많은 감정들을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이게 이런 감정이었구나,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느끼는 것도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서 느껴지는 게 많아지다 보니까…
혼란스럽지만 차차 정리가 돼가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게 이뤄나가는 게 성취감이 클 것 같아요. 그냥 어떤 것을 딱 받는 것보다.
Q. 내가 좋아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알라딘 영화를 보면 알라딘에서 지니가 소원을 들어주잖아요. 친구들끼리 '넌 어떤 소원을 말하고 싶어?' 같은 거 물어보잖아요. 하하
저는 돈이나 명예같이 어떤 것을 가지고 싶은 게 아니라…
지혜롭게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 통찰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항상 통찰력을 가지고, 어떤 걸 바라봤을 때 좋은 선택을 하면서 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이뤄나가는 게 성취감이 클 것 같아요. 그냥 어떤 것을 딱 받는 것보다.
그래서 그 통찰력을 갖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니 인생은 진짜 쉽지 않다~'
저는 약간 시트콤 느낌인 것 같아요. 하하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게
제가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Q. 내가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이야기의 장르는 무엇이 될까요?
Q. 내가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이야기의 장르는 무엇이 될까요? 로맨스라던지… 스릴러를 고르신 분도 있더라고요.
A. 제가 맨날 듣는 이야기가 '니 인생은 진짜 쉽지 않다~' 이런 말이에요. 좀 굴곡이 좀 커요. 남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도 많이 경험하고. 학생 때도 많이 힘들었었고, 군대도 갔다 오고, 뭐 이것저것 제가 선택하지 않았던 길이 굴곡이 크다 보니까.
그런데 저는 약간 시트콤 느낌인 것 같아요 하하. 별일이 다 있었지만 재미는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진짜 웃겼을 때가 있어요. 축구를 하다가 스물두 살에 제가 군대를 갔어요. 축구를 함께하던 친구랑 군대도 같이 가서 군사훈련을 받았죠. 밖에서 교육을 받고 점심을 먹는 중이었어요. 반합에다가 밥이랑 반찬을 다 넣어가지고 비닐 씌워서 먹고 있는데 그때 얼굴은 또 위장을 했어요. 그때 밥을 막 먹다가 앞에 앉은 친구랑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 축구하다 말고 이게 뭐 하는 거냐고 하하하 빵 터져서 밥을 못 먹은 거예요.
그때가 아직도 제 인생에서 웃긴 장면 중 하나인데 그때 자괴감이 꽤 많이 느껴졌어요… 우리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하하 축구하러 와서 얼굴에 위장하고 반합에다 담은 밥을 퍼먹고 있고 총을 들고 있고… 그때 좀 상황이 웃겼어요. 하하. 남들이 생각할 때는 너무 힘들고 벗어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데 친구랑 함께 웃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트콤인 것 같네요 ㅎㅎ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게 제가 죽기 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몸을 다시 올리는 게 너무 오래 걸렸거든요. 그래서 선수로서는 힘들었는데 인생으로 보면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요.
군대 안에 있을 때 내가 이걸 못하면 축구 못한다. 제가 이걸 이겨내지 못하면 다른 팀에도 소속되지 못하니까 내가 꼭 합격하고, 이걸 졸업해야 축구를 할 수 있다 이거 하나만 생각했어요.
축구 드래프트 제도와 여자 국군체육부대팀인 '부산 상무' 선수들에 대한 참고 기사를 첨부하였습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2961694
인생에도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야
예쁘고 재밌겠구나.
너무 깨끗한 인생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Q. 마음이 편해지는 나만의 아지트가 있나요?
정서진이라고,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는 곳인데… 정동진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하잖아요.
인천에 정서진이라고 해가 지는 곳이 있거든요. 저는 해지는 모습, 노을 보는 걸 좋아해요.
몇 분, 몇 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그 한 시간이 정말 좋아요.
해지는 것을 보다가 반대편 하늘을 보면 또 다른 색이고. 정리하는 시간의 느낌도 들고…
정서진은 가을쯤이 예쁜데 사실 어떤 계절보다는 비가 온 뒤에의 하늘이 가장 예쁘거든요.
비가 오고 나면 하늘에 구름이 예쁘게 있어요. 너무 깨끗해도 재미없고, 비가 온 다음에 가면 구름에 해가 비추면서 너무 다른 하늘이 느껴져요.
보고 있으면 ‘인생에도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야 예쁘고 재밌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깨끗한 인생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하하.
진짜 힘들 때 그냥 버텼던 것 같아요. 뭔가를 잘해야지! 보다는 버티자.
Q. 무언가를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가까이에 있는 후배만 해도 느끼는 게… 팀의 기존 선수들이 아무래도 경기에 많이 나가게 되면 어떤 선수는 팀에 소속되어 있지만 자기가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기 쉽거든요.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경기가 끝날 때마다 항상 말해요.
모든 게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일 수는 없는 게 버티다가, 버티기만 하다가 끝날 수 있으니까… 무조건 막연하게 버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도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도 진짜 힘들 때 그냥 버텼던 것 같아요. 뭔가를 잘해야지! 보다는 버티자.
힘들 때는…
잘 참는 것 같아요. 견디는 거나 참는 거나 꾸준하게 해야 한다거나 이런 거를 좀 잘 견디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아요. 힘든 부분을 견디고 참고 그런 게 이겨냈던 힘이 아닐까.
그리고 제가 힘들 때 제 옆에 있던 사람들이 참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동료라든지 그때 그때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요.
저는 시간이 항상 필요해요.
Q. 내 인생에도 제목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뭐가 있을까요… 신박한 걸 하고 싶은데 이럴 때마다. 하하
이런 게 창작의 고통 이런 걸까요.
저는 좀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항상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저는 시간이 항상 필요해요.
Q. 그럼 그걸 제목으로 하겠습니다! 하하
<저는 항상 시간이 필요해요>
A. 어 괜찮다! 짝짝
Q. 제가 받는 인상은…
어떤 분들은 질문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굳이 추상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시거든요. 반면 이영주 선수는 되게 추상적으로 표현을 많이 하셨어요.
노을 좋아하시는 것도 그렇고 그것도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노을은 하루가 다 가고 마무리를 짓는 시간이잖아요. 지는 과정이 있고. 다 시간이 필요하고. 그걸 되게 가치 있게 여기시는 것 같아요.
사람의 삶이든 보고 좋아하는 것이든 선수로서든 노련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이 버티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게 다 통일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가 기대되는 절여 놓은 잼 같아요. 색이 다른 잼. 노을 색깔 잼 같은 느낌… 나중에 열어보면 더 가치가 있을 잼처럼. 그걸로 차도 또 우려 야하고… 그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어떤 일을 또 하실지… 살아온 것보다 더 수많은 날이 남았는데.
A. 저도 궁금해요. 제가 뭐 하고 있을지 하하.
다양한 걸 배워보고 싶고, 뭐든 경험해 보고 싶고 그래요.
Q. 아쉽긴 한데 나중에 2차 인터뷰를 일 년 뒤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잼이 되셨나요? 시간이 지났으니까. 시간이 필요하신 분이니까, 하하
혹시 하나만 더…
Q. 현재 내가 사랑하고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면 생각나는 게 있으신가요?
A. 사랑하고 있는 것들… 좀 자연에 대해서 관심이나 마음이 가거든요. 사회적으로도 자연에 관련된 문제들이 많으니까… 마음이 그쪽으로 좀 가는 것 같아요. 요새는 자연에 관한 문제가 피부로 좀 와 닿아요. 재해 같은 것도 많고, 환경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 걸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제가 크게 뭘 배우고 아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마음이 많이 갑니다.
Q. 진짜 마지막 질문. 내가 만든 나의 인간에게 가장 먼저 하나의 선물을 준다면?
A. 통찰력.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Q. 현명하게 고민하고 싶으신 거군요 :)
Behind Cut...
노을같이 빛나는 이영주 선수
노을처럼 따뜻하게 빛나는 이영주 선수의 에너지를 받아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address one 스튜디오의 이종호 사진작가님에게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Seoson 2 Ep 6. 저는 항상 시간이 필요해요.
: 이영주, 프로 축구선수 편
내 안의 빛을 찾아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나의 색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의 여정을 걷든 그것은 변색이 아닌 또 다른 색의 챕터로 넘어간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록을 모아 이번 겨울은 그림과 함께 책으로 편집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이야기와 말이 이 곳에 잠시 머무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 복잡한 여름의 끝자락에서
삼도씨
*위 프로젝트는 스포잇과 함께 진행하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사진의 권리는 스포잇과 address one 스튜디오의 이종호 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