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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결 Aug 18. 2019

나는 꿈결같은 꿈길을 걷는 중이다.

한마디로 한량이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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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와 오래된 나의 글들을 보니 너무 똥꼬발랄해 도저히 못봐줄 정도였다. 무슨 감정을 저렇게 우겨넣어 글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는지 모를 글들. 정체성도 없고, 감성을 폭발시켜 마구마구 휘갈긴 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래서 글은 묵혀서 다시 봐야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나는 브런치를 일기장처럼 쓰리라, 생각하고 끄적인 공간이지만, 생각해보니 이곳도 너무 개방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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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부유하며 지낸다.

좋게 말해 여행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한량처럼 놀고 먹는 백수라는 것이다. 

나이도 적지 않다. 경력도 화려하지 않다. 학벌도, 스펙도 좋지 않다. 

그런데 무슨 깡이냐고?


모르겠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 아직은 철들지 않은 방랑자다. 


#

아무래도 나는 노는 게 적성인가보다.

노는 게 직업인 사람은 없을까?


이런 말하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심히 고민된다. 

세상에서 노는 걸 가장 잘했어요. 라고 하기엔 나는 그런 노는? 부류는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 노는 게 잘노는 건데?

신나게 먹고, 마시고, 놀고, 돈 흥청망청 쓰고 그렇게 사는 거?

모르겠다. 노는 것에 기준이 있나? 그냥 자기 스타일이 다른 것일뿐. 성향에 따라 일을 하지 않고 직업을 갖지 않고, 돈을 벌지 않고 그러면 노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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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것을 잘한다는 나의 기준은

돈을 벌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서 책을 보거나 영상을 보거나 글을 쓰는 것이다. 

여행이든, 뭐든 숨만 쉬어도 돈이 줄줄 새는 게 삶이다. 주민세부터 다양한 세금은 물론, 보험료, 가스비, 월세, 전화비, 기타 등등 아마 그냥 노는 사람들도 기본 6~70이상은 필요하지 않을까?

나도 그냥 벌이 없이 놀기 때문에 이것들을 아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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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 안해?

음. 뭐라고 정의 내리기 쉽지 않다. 일하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벌어놓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일은 조금 하기 싫고, 그런데도 살아진다. 라면만 먹고 살았다는 말과 김치와 밥만 먹고 살았다고 하는 몇년째 해오고 있는 중이다. 사실이기도 했지만. 시골에서 보내주는 걸로 생활은 어찌저찌 잘하고 가끔 원고 알바도 하고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살아졌다. 원고비가 어마무시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요즘 너나할 것없이 글을 써대는 통에 자리도 없어졌다. 통통 튀는 글발과 얼굴, 몸매, 입담의 소유자들이 늘어서 늙어가는 나는 얼굴을 내밀 수가 없어진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이래도 저래도 노는 게 좋다. 

돈 없으면 어쩌랴. 간절해지면 뭐라도 하겠지 싶은 심정도 있는 것 같다.

믿는 구석이 있냐고? 그렇지도 않다. 나는 나만 믿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는 게 적성입니다. 라는 내용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그냥 쓰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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