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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ba Aug 10. 2018

무제1

화양연화


그는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평화로이 낮잠을 자며 달콤한 꿈을 꾸었다




너무나도 달콤했기에 


깨어났지만 깨지 않은 느낌이다




깨어난 현실에선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행복한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은


그 달콤함의 기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들떴던 마음은 사그라들고


그 자리엔 짙은 아쉬움이 파고든다




얼마전까지 붕 뜬 마음이 어느새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더 가라앉기 전에 이 상태를 벗어나야 함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기 시작했다




차분함과 냉정함을 찾으려 


복잡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어 본다


그리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그 안의 그가 호통치며 그의 뺨을 후려친다




이유모를 눈물 한 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리며


그제서야 꿈에서 온전히 깨어났다




조금은 시원해진 입추가 갓 지난 여름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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