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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ba Oct 19. 2018

사소함

얼음조각

#잡글

1. 얼음 조각
풀릴듯 풀리지않는 문제와 씨름하다
머리도 식힐겸
한동안 내외하던 책 한 권 들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호사를 누리려 나왔다
.
약간의 당분도 필요함을 느껴
바닐라 더블샷을
얼음빼고 시럽은 절반으로 주문했다
.
만드는 과정을 무심결에 보게되었다
얼음을 넣고 쉐이킹한다
.
지나가던 다른 직원이 얼음빼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냥 얼음만 빼면 되지라는 말을 하며 지나친다
.
바리스타는 머그잔에 조심스레 얼음은 빼고 붓는다
.
나 역시 얼음이 잔에 들어가는 것을 못봤기에 그냥 받아들고 자리에 왔다
.
거품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얼음이
한모금 마시자 하나는 입안으로 후루룩 빨려들어가고
남은 하나는 수줍게 그 민낯을 드러냈다
.
얼음을 머금은 나와
얼굴을 빼꼼히 드러낸
짝잃은 얼음 하나는
한동안 서로를 뻘쭘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마주치지 않았어야 할 우리들이라
순간적으로 카운터에 말할까 했지만
쓸데없이 감상적인 상상력이 발동했다
.
내가 이 얼음을 품어준다고해서 나에게 해악이 있는가? (속이 좀 더 차가워져서 화장실의 요정이 나타날 순 있겠지만)
.
이걸 말하면 분명 이 더블샷과 얼음은 버려질테고 그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개의 가치충돌이 잠시 일었다 이내 내가 품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
바리스타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약간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얼음을 넣지않으려고 노력했으며 누구나 실수는 하는 법이니까
.
다만 본인의 실수는 스스로 인지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그럼 다음번엔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겠지
.
근데 바닐라 시럽을 절반만 넣은게 맞나? 이와중에 너무 달다

2. 사소함의 함정
위대한 기업, 명품, 고수, 장인들의
이야기를 접할수록 겹치는 키워드는
디테일이다
.
디테일이 강하다란 말은
바로 사소함이 없다가 아닐까?
.
사소한 문제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집요하게 해결하려는 태도와 능력
.
쉽지않은 일이지만 분명 해결책은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두가지를 내포한다
하나는
해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른 하나는
중도에 뭉게지 않는다는 것
.
어정쩡하게 마무리 하는것 만큼 최악은 없다
이건 그저 상황이 얼른 지나가길 바라는 비겁함의 발현이다
.
우연히 마주한 얼음조각덕에
덤벙대는 나를 돌아본다
형님의 말씀을 다시금 곱씹는다
.
사소함이 없어야 한다
디테일에 강해져야한다
.
큰 일도 사소함이 모여 이뤄지고
큰 문제도 사소함에서 출발한다
하인리히의 법칙이 그렇다
.
스스로가 명품이 되기위해서는
사소함을 털털함으로 감추면 안된다
.
거품으로 잠시 가려진
어색한 얼음조각이 되지는 말자

#글 #글스타그램 #뻘글 #스타벅스 #바닐라더블샷 #사소함 #디테일 #반성 #결국책은못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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