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창 Jan 29. 2018

영업도 전략이다(007)

2. 영업에서 전략이 필요한 이유 (3) 교육①

(1) 교육(Education).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교육을 통하여 제품의 장점이나 특징만을 전달하는 정도로 그쳐서는 안 된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Self-interest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고 가르쳐 주어야 한다. 교육의 결과 고객은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게 되고, 미래에 올 수도 있는 가치를 기대하게 된다. 즉, 교육은 고객들이 거래에 대한 보상과 이익을 추구하도록 하고, 자발적으로 회사의 영업방식을 따르게 유도한다.

 

내가 중국에서 영업을 했을 때에도 특히 교육을 중시한 이유도 영업과 마케팅, 그리고 좋은 제품만으로는 대리상 조직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천 명이 넘는 전국의 대리상들에 겐 그들의 조직을 단단하게 결속하며 회사와 신뢰할 수 있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만들어 줄 교육이 필요했다. 어쩌면 이런 대리상 조직을 통한 사업은 영업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라기보다, 교육을 통해 대리상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유도하는 일종의 교육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나는 이런 점 때문에 누구보다도 교육팀장의 중요성을 알고, 부단한 노력 끝에 한국에서 우수한 인재인 임 부장을 채용하여 교육을 강화하였다.

 

그러나 중국에서 사업을 한지 약 5년이 지나자, 기존에 했던 영업, 마케팅, 교육방식이 모두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시장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회사만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럴 때마다 매번 새로운 교육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해 왔으나 이제는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게 되어, 초창기 공헌이 높았던 임 부장을 이사로 승진시키며, 다른 부서인 홍보팀을 맡게 하는 대신에, 새로운 교육팀장으로 김 차장을 한국에서 발탁해 왔다. 

시장이 점점 피부관리(에스테틱)적인 추세로 흐르는 것에 발맞춰, 외국에서 피부관리를 유학하고 온 젊고 씩씩한 인재였다. 그리하여 새로운 마사지 기법으로 무장한 김 차장이 있어 새로운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를 출시하게 되었고, 교육과 마케팅, 그리고 영업의 힘이 한데 모이게 된 결과,  2017년 사드의 영향으로 어려웠던 중국시장에서 세라젬 화장품은 25%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렇다고 교육은 교육팀에서만 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나는 한국에서 마케팅을 했을 때나 중국에서 영업을 했을 때에도, 꽤 교육에 열중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과거 수백 번의 강의 경험이 지금 아마도 강의를 하며 먹고사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을 꾸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험으로 볼 때 분명한 건, 교육을 영업에서 직접 할 수 있는 능력은 매출실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나는 수년간 중국 전역의 대리상 및 점장 들을 대상으로 상당히 많은 교육을 했었다. 중국의 현 단위 또는 시 단위로 20~50명 정도가 참석하는 작은 사업설명회에서부터 100~200명 이상의 점장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사업설명회까지, 다양한 설명회에 참석해서 동사장으로서 단순히 인사말만 하지 않고, 그들에게 뭔가 하나라도 깨우치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교육에 힘을 썼다. 

이는 중국에서 세라젬 화장품이 뜨내기 회사가 아니라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회사로써 진정성과 신뢰성을 부여하는 한편, 배움의 기회가 적은 대리상들에게 계속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단발성의 신규거래가 아닌 지속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전략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전보다 더욱 많이 공부하게 되었다. 인터넷이나 TV 방송으로 강의를 듣고, 마케팅 경영전략뿐만 아니라, 중국 고전 인문학과 역사로 폭을 넓혀 다양한 책을 섭렵하였으며, 사이버대학원에서 MBA석사도 되었다. 그렇게 공부한 것이나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파워포인트로 교육자료를 만들고, 이를 중국 직원에게 번역을 시킨 후 사업자들에게 계속 교육을 이어나갔다. 

특히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파워포인트 작성에 더욱 노력을 하였는데, 사람들에겐 글보다는 그림, 그림보다는 동영상이 훨씬 더 효과가 있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관련된 이미지 하나하나를 찾느라 여러 시간 동안 인터넷을 찾아 헤매기도 하였고, 시간 날 때마다 지식채널e, BBC 다큐멘터리, 국내 방송에서 방영한 수많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을 보며, 내용에 알맞은 동영상을 자르고 편집하여 교육에 활용하였다. 그러고 나서 거기에 나의 경험과 철학이 담기게 되자, 드디어 완벽한 나만의 교육자료가 탄생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과정에 내가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란 것이다. 나는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였다. 교육에 대한 노력은 비단 영업실적을 향상한 것에 머물지 않고, 나를 변화시켰다. 


한자로 변화(變化)는 단순히 변(變)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여 화(化)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흔히들 쉽게 '변해야 한다'는 말과 '변화해야 한다'를 혼용해서 쓰고 있지만, 이는 완전히 다른 말이다. 변화에서의 化는 성질(性質)이 이전과 달리 완전히 새롭고 다른 것으로 바뀌어지는 것을 말한다. 화학작용처럼 산소(O)와 수소(H)가 만나 물(H2O)이 되듯이, 변(變)하여 화(化)해야만 진정으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난다. 이는 그냥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하고자 하는 끈질긴 노력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된 나는, 하나의 진화이자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 계 속 -

작가의 이전글 우당탕탕 중국이야기 Season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