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시작은 키스] 분석_1. 제목

같은 영화 다른 제목-영화의 주제와 소재에 대해서

by 김형범

2011년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시작은 키스]는 데이비드 포에니키노스와 스테판 포에니키노스 형제가 연출한 작품으로, 데이비드 포에니키노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아멜리로 잘 알려진 배우 오드리 토투와 프랑수아 다미앙이 주연을 맡아 섬세한 연기와 독특한 감성으로 사랑과 상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영화는 주인공 나탈리가 사랑하는 남편을 갑작스럽게 잃으며 시작됩니다. 깊은 상실감 속에서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직장 동료인 마르쿠스를 만나며 점차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르쿠스는 외모나 사회적 위치에서 기존의 로맨스 영화 속 남자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지만, 그의 따뜻함과 섬세함은 나탈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시작과 본질을 다루며, 단순히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내면의 진정성과 섬세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명합니다.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을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세 개의 연작 에세이로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에세이에서는 원제와 한국 제목을 중심으로 영화의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고, 두 번째 에세이에서는 나탈리의 두 사랑이 어떻게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사랑임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에세이에서는 영화의 결말과 여운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깊이 탐구할 예정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단순한 이름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관객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영화의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암시하며, 때로는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합니다. 프랑스 영화 [시작은 키스]는 제목 선택을 통해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줍니다. 프랑스 원제 "La Délicatesse(섬세함)"와 한국 제목 [시작은 키스]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 제목은 영화가 가진 상업성과 예술성, 그리고 주제와 소재의 차이를 대변하며, 각각 관객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가갑니다.


[시작은 키스]는 대중적인 접근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 제목은 영화 속 사건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담고 있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설렘과 충동을 떠올리게 합니다. 나탈리가 부하 직원 마르쿠스를 갑작스럽게 키스하는 장면은 그녀가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특히 그녀의 친구가 "이렇게 살다가는 죽은 것과 다름없다"고 조언한 후, 나탈리가 선택한 이 키스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삶의 전환점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한국 제목은 영화가 가진 상업적인 매력을 한층 더 강화하며 관객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원제 "La Délicatesse"는 영화의 본질적인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이란 단순히 충동적이고 격정적인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배려와 섬세한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은 마르쿠스가 나탈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순간입니다. 마르쿠스의 선물은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가 선물을 준비한 과정과 이야기에는 깊은 사려와 진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 섬세함에 감동한 나탈리가 비로소 마음을 열고, 마르쿠스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은 영화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원제는 이러한 섬세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랑의 본질적인 요소를 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이 두 제목은 영화가 가진 상업성과 예술성을 대변하며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시작은 키스]는 즉각적인 호소력과 대중성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입니다. 반면, "La Délicatesse"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철학적 깊이를 반영하며,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유도합니다. 두 제목 모두 영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제목은 영화의 주제와 소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작은 키스]와 "La Délicatesse"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관해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관객은 이 두 제목을 통해 사랑의 시작과 본질을 동시에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제목 선택은 단순히 관객의 관심을 끄는 전략일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임을 이 영화는 잘 보여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 사람들은 <위키드: 포굿>에 열광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