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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서울 매거진 Aug 13. 2020

올버즈 지속 가능 메시지…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신발계의 애플’ 올버즈에 보이는 비상한 관심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론칭 4년 만에 전 세계 35개국 진출  

   


애플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혁신’이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조직이나 제도·풍습·방식 등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로 정의한다. 이를 빗대보면 애플의 혁신은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던 애플2, 2001년 아이팟 출시로 음악 산업 전체를 뒤바꾸어 놓았다.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또 한번 스마트폰 시장을 흔들었고 2010년 아이패드를 출시함으로써 포스트PC 시대를 열었다.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시장을 바꾸고~” 한 줄로 정의하라면 애플의 혁신은 이렇게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패션서울 기사원문 보기=https://fashionseoul.com/187014)     


‘신발계의 애플’로 불리는 올버즈를 이해시키기 위해 ‘애플’과 ‘혁신’이란 두 단어를 조합했다. 



올버즈 왜 ‘신발계의 애플’인가?


네이버나 구글 등 포털 검색창에 ‘올버즈’란 키워드를 찾아보면 올버즈를 설명하는 단어들은 많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 ‘오바마, 디카프리오가 즐겨 신는 올버즈’, ‘실리콘밸리 운동화’ 등.


사실 올버즈가 런칭되기 4년 전으로 돌아가면 올버즈의 태생은 신발 업계에서의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창업 4년 만에 이룬 성과는 놀랍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올버즈는 500여명의 직원과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기업자산가치는 1조원인 유니콘 기업이다. 올버즈는 심플한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소재 그리고 압도적인 착용감을 바탕으로 단번에 실리콘밸리를 사로잡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엠마 왓슨, 제시카 알바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신는 슈즈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브랜드 론칭 4년 만에 현재는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하고 21개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달 18일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올버즈 이름을 알린 '울러너' 


그렇다면 올버즈가 가져온 혁신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팟처럼 신발로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시장을 바꾸어 나간다는 말인가? 사실 전 세계 몇 천개 몇 만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경제의 규모로 설명하자면 굳이 올버즈를 거론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덩치 큰 스포츠 브랜드들은 차고 넘쳐나고 있으니 말이다.

올버즈의 이름을 알린 울러너


대신 올버즈는 실용적인 기능과 편안함을 갖춘 신발, 옷 그리고 액세서리를 만들며 지속 가능성을 고민했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올버즈에게 글로벌 인지도를 안겨준 제품이 바로 울 러너(Wool Runner)로 불리는 운동화다. 


보통 운동화라면 고무 밑창과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석유화학 제품의 조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울 러너는 뉴질랜드산 메리노 울로 신발의 몸을 만들고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든 스위트폼(SweetFoamTM)을 밑창으로 쓴다. 신발 끈 역시 1개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 


이처럼 올버즈는 모든 제품을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제작한다. 대표적으로 뉴질랜드산 최고급 메리노 울,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추출한 섬유 그리고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든 스위트폼(SweetFoamTM) 등이 있다. 



특히 올버즈 신발 미드솔에 사용되는 스위트폼은 기존 석유화학 제품 대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버즈는 이 기술을 브라질의 그린 에너지 회사와 제휴하여 개발했으며 패션을 넘어 다른 분야의 사업에서도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공개했다. 현재까지 100개가 넘는 기업이 이 기술을 사용해 올버즈와 함께 환경오염 개선에 힘쓰고 있다.


올버즈의 주요 제품 라인


이처럼 올버즈는 브랜드 설립 단계부터 지속 가능성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비콥(B-Corp)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PBC)답게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헌신과 열정이 담긴 행보를 보여준다. 비콥 인증은 단순히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비콥 인증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기업이 창출하는 긍정적인 사회적, 환경적 성과를 전반적으로 측정하는 인증제도다.



이 때문에 올버즈의 ‘울 러너’는 일반적인 신발 제조 과정과 비교했을 때 60%의 에너지를 절약하여 생산 가능하다. ‘트리 슈즈’는 제작 과정에서 90%의 물을 아낄 수 있으며 탄소도 절반만 배출한다. 또한 올버즈에 사용되는 신발 끈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들고, 인솔은 캐스터빈 추출물이 사용된다. 브랜드 초기, 올버즈는 울 러너(Wool Runner) 모델로 시작해 현재는 러닝, 방수 슈즈를 포함해 점진적으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 올버즈의 기업 철학은 바로 지속 가능성에 있다. 기업 정신인 지속 가능 패션을 어떻게 잘 녹여내고 제품화했으며 어떻게 비즈니스로 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올버즈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X세대인 기자보다 앞으로의 미래 사회주역인 MZ(밀레니얼+Z세대) 세대에게 얼마나 영향력이 클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는 “기업으로서 마땅히 다음 세대를 위한 문제, 특히 더 나은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며 “다행히도 올버즈의 소비자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그것이 현재가 아닌 미래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 발자국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여러분들은 혹시 탄소세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혹자는 보유세, 종합부동산세 등은 들어 봤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을 수도 있다. 탄소세는 지구의 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올버즈의 탄소 펀드


1991년 12월 유럽공동체 에너지환경 각료회의에서 도입 방침을 합의한 이래 지금까지 탄소세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몇몇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이유는 산업화된 모든 나라가 화석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세를 실시하면 국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미국도 아직까지 탄소세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버즈는 2019년 탄소 중립 10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고 ‘탄소 펀드’를 만들어 스스로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세금을 줄일까 고민하지만 없는 세금도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탄소발자국


올버즈의 이런 환경에 대한 고민은 결국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으로 이어진다.


탄소 발자국은 신발이 생산되면서 거쳐야 하는 유통, 소비, 그리고 폐기 단계까지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이다. 단위는 킬로그램(kg)으로 표기해 놓았고 탄소 발자국을 만들기 위해 올버즈는 친환경 패션 컨설턴트 업체 크린(CLEAN)과 협력해 공정하게 탄소 발자국 수치를 계산해 브랜드의 100% 투명성을 강조한다. 


한 예로 신발이 고객에게 배송되기까지 단계를 상상해 보라. 우리는 올버즈의 제품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를 올버즈는 탄소 발자국을 통해 숫자로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은 올버즈가 책임지고 탄소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패션서울 기사원문 보기=https://fashionseoul.com/187014)     


올버즈는 탄소 발자국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데 올버즈의 탄소세는 다시 재생 농업, 풍력 발전, 쓰레기 매립지 배출 가스 줄이기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우리가 늘 강조하는 선순환 구조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올버즈는 전 제품에 탄소 발자국 라벨을 부착한 최초의 패션 브랜드로 그들의 제품이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나아가 다른 기업들도 자신들의 행보에 동참해 미래에는 탄소 발자국 라벨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올버즈는 탄소 발자국 줄이기와 사업을 접목하는 일이 혁신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애플의 혁신과 올버즈의 혁신, 제품은 달라도 방향성은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근본적으로 탄소 문제가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라 믿고 올버즈는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측정하고 마치 음식의 칼로리 표기처럼 탄소 배출량을 kg 단위로 공개해 최종 소비자들도 공감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의 탄소 배출에 책임은 올버즈의 몫이다.     



3가지 키워드 + Direct to Customer 전략      


그렇다면 올버즈의 제품들은 어떻게 유통할까?


올버즈는 현재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하고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18일 한국에 런칭한다. 매장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위한 최종 관문으로 여느 브랜드와 비슷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매장 보다 쇼핑몰(이커머스)을 먼저 오픈하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든 공식 온라인몰을 먼저 열고 난 뒤 매장을 운영하는 전략이다.  



세계적으로 올버즈의 성공을 이끈 주역인 인터내셔널 팀의 리더 산딥 베르마(Sandeep Verma)는 2018년 유럽 진출을 위한 사업체를 설립하고 40여 명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 런던, 베를린, 암스테르담에 4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불과 18개월 만에 유럽 내 28개국에 올버즈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시켰다.


최근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인 Direct to Customer(D2C) 전략을 이커머스를 통해 실행하고 있다. 보통 스포츠 브랜드는 총판이나 도매를 두게 마련이지만 이커머스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기 때문에 올버즈에게는 필요가 없다. 


                       올버즈 전 세계 주요 매장 및 이커머스 현황

그리고 올버즈의 모든 제품은 3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제조된다. ‘편안함(Comfort)’, ‘아름다운 디자인(Design)’ 그리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조화로움이다.


올버즈는 심플한 디자인 즉 일상에서 놀라움을 선사하는 멋진 디자인 그리고 신발이 갖춰야 할 핵심기능만 담은 정제된 디자인을 중시한다. 올버즈는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서 무엇과 도 타협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소재로 발끝까지 가벼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멈출 수 없는 편안함을 제공을 원칙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은 신발을 제작하는데 있어 어떠한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급적 자연에서 존재하는 소재를 새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아래 울 러너와 같은 울 관련 제품들은 부산에 있는 노바인터내쇼널이라는 공장을 통해 만들고 있다. 이번 국내 론칭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한국이 올버즈의 시작부터 함께 한 제일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올버즈는 한국을 전략적 동반자인 동시에 아시아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산딥 베르마는 “한국 시장이 올버즈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며 "우리는 세계에 올버즈의 발자취를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있으며 마침내 한국 시장과 소통할 수 있게 되어 흥분을 감출 수 없다"고 한국 론칭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올버즈가 아시아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패션 브랜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올버즈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목표를 내세우며 뉴욕, LA, 베를린, 상하이 등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만큼 우리는 한국 고객들에게 올버즈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가 담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패션서울 기사원문 보기=https://fashionseoul.com/187014)     


올버즈의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은 충분히 글로벌 패션시장에 귀감을 주고 있다. 4년 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불과 4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시킨 저력 또한 패션 스타트업들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올버즈 공동 창립자 조이 즈윌링거(왼쪽)과 팀 브라운(오른쪽)

       

Story


두 CEO의 만남으로 탄생한 올버즈     


올버즈는 2016년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팀 브라운(Tim Brown)과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던 브라운은 평소 신발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울을 이용해 신발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다. 뉴질랜드 울 생산자협회에서 연구자금을 받고, 미국 대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 울로 신발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올린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나흘 만에 12만달러(악 1억3000만원)를 모금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즈윌링거가 아내의 소개로 합류했다. 두 사람의 아내는 다트머스대 재학 시절 룸메이트였고 아내들의 소개로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이들은 저녁을 먹으면서 바로 창업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당시 즈윌링거는 해조유를 판매하고 있었다.



올버즈는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투자를 받아 다음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전형적인 린스타트업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9월 추가 자금 모집을 통해 올버즈가 현재까지 모은 자금은 2,750만달러. 이렇게 모인 자금으로 만든 울 스니커즈는 현재 누적 판매량은 100만 켤레다. 


(패션서울 기사원문 보기=https://fashionseoul.com/187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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