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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서울 매거진 Sep 24. 2020

학자들이 바라본 이커머스의 파괴적 혁신은?

‘연결과 통합’, ‘소비자 편의’, ‘생산자의 복귀’, ‘합리적 규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올해 13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 영역, 기술의 제한,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 보더 등 기존에 존재했던 경계가 파괴되고 포스트 코로나 이후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파괴의 현상은 기존 이커머스 생태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리스크일까? 아니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여는 기회의 문일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변하는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의 역할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흘러갈까? 


패션서울은 유통과 이커머스, 비즈니스 혁신, 규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온 국내 대표 학자 들이 바라본 현재와 미래 이커머스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원문=https://fashionseoul.com/188840


기획 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얼마 전 ‘이커머스, 파괴적 혁신으로 진화하다’ 출간 기념 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국내 대표 학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이커머스의 방향과 핵심 키워드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리포터의 연구배경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 5일을 기점으로 파괴적 커머스 시대도 같이 열렸다”며 “파괴적 커머스의 의미는 제조, 도매, 셀러, 밴더, 리테일, 포털, 물류업체 등이 각기 자기 영역을 깨고 통합되거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영역이 파괴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통합, 경계와 영역을 넘다들며 이커머스의 플레이어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의 출발이 이번 리포를 발간한 연구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지난 2001년 우리나라 이커머스 총 거래액은 3조원에서 2017년 71조원으로 20배 이상 성장했다”며 “2017년 이후 135조원을 달려가고 있고 이 금액은 국내 총 소매거래액의 1/4를 커버할 만큼 이커머스 시장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경계 파괴 이후 기업들의 역할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이 기회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센터 과부하나 특정 카테고리 투자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와 같은 위기 상황이 동시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보기=https://fashionseoul.com/159069


이 외에도 이커머스의 양대 산맥인 알리바바와 아마존을 예로 들며 두 업체는 커머스를 시작해 소셜, 페이먼트, 물류 등 독자적인 이커머스 사슬 생태계를 만들고 있지만 한 기업이 주도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여러 파트너들이 협력해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진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커머스의 변화 속 현재 그리고 진행 중인 이커머스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파괴적 커머스 핵심 키워드 연결과 통합

이날 참석한 학자들은 ‘연결과 통합’, ‘소비자 편의’, ‘생산자의 복귀’, ‘합리적 규제’ 등을 꼽았다.

서강대 김용준 교수는 이커머스의 주요 키워드는 연결과 통합이라고 정의했다. 연결의 의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들이 연결되어 진화하며 물건의 생산부터 공급, 지급, 결제 등 비즈니스 프로세서의 연결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이커머스는 현재 직구, 역직구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외의 연결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연결을 위한 핵심 기술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꼽았다. API가 있기 때문에 요소별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작은 기업들의 솔루션들을 전체 프로세스 안에 녹여서 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은 과거 웹 환경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커머스가 모바일로 발전하면서 앱을 중심으로 흘러갔고 현재는 웹앱이 재통합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자바(JAVA)가 등장하면서 해결하고자 한 가장 중요한 문제의식은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독립된 언어”라며 “모바일에서는 IOS와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따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웹앱(Webapp)이라는 형태로 재구성이 되고 다시 통합되는 형태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연결과 통합이라는 큰 흐름이 이커머스 비즈니스와 기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고 설명했다.          


생산자의 복귀매장의 무한대 진화

이장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 핵심 키워드로 ‘생산자의 판매자 복귀’라고 설명하며 이를 ‘D2C(Direct to Customer)’로 정의했다. 과거 제조업체는 도매와 소매로 나뉘며 특정지역에만 판매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직접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만들어졌고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소매시장 관점에서 평등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과거 ‘매장’이라는 판매 공간이 한정적이었다면 이커머스는 ‘매대’ 무제한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결국 이상적인 유통 환경으로 진화했고 그 진화는 곧 파괴적 이커머스라고 말했다. 특히 누구나 이커머스 환경에서 글로벌 소비자에게 자신의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자동차 회사들이 시내 작업장에서 고객의 주문을 받아 제조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던 행태가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현대에 재현되고 있다는 것. 과거 제조업체들의 D2C 판매는 제조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중간 유통채널의 영향력이 커지고 생산과 판매가 분리됐지만 이커머스를 통해 제조업체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중간 유통채널을 건너 뛴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도 직접 유통을 통해 팔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출은 어느 정도 규모와 자본이 있는 제조사만이 핸들링 할 수 있는 분야였지만 이제는 소형 제조사도 충분한 아이디어와 역량만 있다면 해외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만드는 사람 따로, 파는 사람 따로 있었지만 유통 단계가 이커머스를 통해 축소되고 누구나 팔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이 같은 기회들이 곧 우리가 생각하는 파괴적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 분야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강했고 온라인 침범이 힘든 산업이다. 그러나 2000년 초반부터 농식품에도 이커머스라는 유통 채널이 만나면서 많은 혁신이 이루어졌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농식품은 대량 유통이 안 되면 배제가 된 상품이었다. 하지만 유기농 식품, 못난이 과일 등이 이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서 대량 유통이 힘든 제품도 이제는 판매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요리하는 법과 식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패키지 조리 식품으로 발전했고 이커머스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하나의 솔루션 패키지로 조리 되는 ‘가정간편식’, ‘밀키트’라 불리는 상품이 소비 측면에서 큰 변화를 만들고 있고 이커머스를 통해 유통되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편리함 그리고 합리적 규제 

부산대 서희석 교수는 ‘합리적 규제’를 주요 키워드로 거론했다. 현재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서 교수는 공정화법은 입점업체와 플랫폼과의 관계를 투명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마련되고 있는데 최근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공정위가 법 제정에 착수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입법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입점업자와 플랫폼 사이의 규제’, 또 다른 하나는 ‘플랫폼과 소비자 사이의 규제’다. 두 가지 모두 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입점업자와 플랫폼 사이의 규제에서 대두되는 이슈는 ‘투명성’이다. 과거 불투명했던 입점업체와 플랫폼 사이의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개된 내용 중에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면 공정하게 가자는 것이 규제의 핵심 내용이라는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이커머스 생태계가 갖고 있는 장점을 죽이고 일반 규제론으로 가면 이 산업 자체가 완전히 힘들어 질 수도 있다. 장점을 최대한 잘 살리는 방향으로 규제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려대 박철 교수는 ‘이커머스의 파괴적 혁신’ 핵심 키워드로 ‘편리함’을 꼽았다. 

‘편리함’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며 먼저 소비자 자신에게 유용하면서도 편리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는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커머스는 보이지 않는 비대면 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핵심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신뢰를 주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이곳에서 ‘재미’가 대두된다.


예컨대 콘텐츠를 기반으로 재밌는 상품 소개 방법을 개발한 ‘블랭크’, 힙한 느낌의 온라인 리뷰를 제공하는 ‘스타일쉐어’ 같은 서비스가 박 교수가 주목한 서비스다.


각 분야 전문들가들이 이커머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이동일 교수는 “이 보고서의 출발점은 지난 2월 5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파괴적 커머스 시대 컨퍼런스였다”며 “우리는 토론 과정에서 이커머스 스타트업이 기존 유통의 가치사슬 틈새에서 기회를 포착해 유통업계 전체 균열을 일으키며 파괴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이커머스 쇼핑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온라인 쇼핑의 틀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기사원문 보기=https://fashionseoul.com/188840


최근 이커머스 스타트업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코로나 이후 비대면 경제 붐을 타고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에 기여했고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했을 뿐만 아니라 동대문 등 기존 오프라인 상권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생태계는 많은 한계와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국경이 빠르게 파괴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온라인 쇼핑 산업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긴 어렵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특히 인공지능 도입을 통한 개인화 기술 등 이 서비스에 완전히 침투하는 시점에는 물리적 국경의 의미마저 퇴색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시장 선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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