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ar Nov 05. 2022

이야기를 듣는 시간

노래를 통해 단단한 마음 만들기

생각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을 좋아하고 믿고 싶다. 별것 아닌 것에도 자주 웃는 사람이 있고 짜증이나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한두 번 웃거나 화를 내던 게 시간이 흘러 나도 모르는 새 튀어나오는 습관이 되어 입을 열지 않아도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생각도 비슷하다. 안 될 거야, 너무 힘들다, 같은 부정적인 생각보다 할 수 있어, 오늘 하루도 잘 해내 보자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나’라는 사람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오라(Aura, 어떤 사람이나 장소에 서려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되어 전혀 해낼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신기한 힘이 된다.


생각은 무의식적으로 번뜩 떠올랐다가 푸슈슉 꺼지는 거품 같을 때도 있고 의식적으로 내가 일정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짜증을 많이 내는 아이였다. ‘아 짜증나’를 입에 달고 살아서 친구에게도 ‘넌 왜 이렇게 짜증을 많이 내니?’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나이를 먹고 짜증 내는 일이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생각을 긍정적인 틀에 끼워 다듬기 시작했다. 


생각을 바꾸려면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 우리가 매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노래를 듣는 것이다. 생각을 가다듬을 때 듣는 노래는 가사에 집중해 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듣는다. 신기한 것은 이별, 사랑을 얘기하는 노래에서 가사 한 구절에 꽂혀 이 말은 내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할 때. 노래에는 각각의 이야기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해서 그리워하는 이야기, 산책을 하다 느끼는 기분을 노래한 이야기, 어딘가 존재한다고 믿는 가상의 세계에서 악과 싸우는 이야기. 특정 상황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 그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11월이 시작되고 이력서를 오늘 날짜로 업데이트했다. 총 경력 2년, 나의 디자이너 커리어가 한 구절로 요약되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이리저리 길을 헤맸다. 중간중간 공백도 많고 타인이 보면 별 것 아닌 걸로 보일 수 있지만, 괜찮다 내가 알고 있으니까. 시간은 짧더라도 치열하게 고민했고 답을 찾아가고 있으니까.




요즘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노래 리스트 


Get - 어반자카파 (Feat.Beenzino)
뭘 망설여 바보같이 답답해 너의 태도 그냥 좀 해도 돼 한 번쯤 미친 사람처럼 

나도 알아 나도 못 해 말하면서 어이없어 어려워 사는 게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안돼
왜 안되는지 내게 말 좀 해줘 그만 대도 돼 세상의 잣대
남들에겐 그렇게 착하게 구는데도 왜 넌 너에게 그렇게 야박해


불티 - 태연
여릴 줄만 알았던 그 작은 온기 속 뭐를 감추고 있었니 
내 안에 내가 많아 온 밤이 소란한데 혹시 내 말을 들었니 
이제 타이밍이야 눈 뜰 새벽이야 불티를 깨워


VVS (Feat.JUSTHIS) (Prod.GroovyRoom) - 미란이,먼치맨,Khundi Panda,머쉬베놈
역시 성공은 고난을 동반 말없이 등산을 등반하는 것처럼 I gotta move
하늘에 계신 할매 보고 있습니까 조금 늦었습니다 저 뱀들을 물리치느라


Don’t Fight The Feeling - Exo
겁 없는 네가 보고 싶다 바닥부터 올라간 너잖아 뭘 참고만 있어 네 젊은 오만함 하나 지금 할 수 있는 미친 짓 
Don’t Fight The Feeling 항상 Why not 부딪쳐 봐 지금 느낀 그게 정답이야

호랑이소굴 - 기리보이
좋은 날은 오니까 오늘 하루를 버텨 나쁜 일이라도 나는 가볼래 내가 알던 곳부터 낯선 곳도
내가 바보래도 나는 가볼래 들어가 볼게 나는 호랑이 소굴로 들어가

작가의 이전글 뾰족한 생각을 위해 글을 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