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말고, 방향에 대하여.
외관상으로는 사실 굉장히 어릴 때부터 나는 어른이었다(?).
그리고 여동생이 둘이나 있었기 때문에 K-장남으로써의 면모를 일찍부터 보여왔고, ‘애어른’이라는 타이틀을 일찍이 달고 다녔다.
주변에서 자꾸 어른어른하니까,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고자 했고, 어느 순간 내 행동은 자의와 타의를 구분하기 힘들어졌다.
그렇게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이제 ‘나’에 대해서 탐구하고자 하니, 머릿속에 온갖 것들이 뒤엉켜 어른거린다.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
adult, grown-up senior, elders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상대적, 절대적 평가의 결과로 나뉘어 볼 수 있었고, 절대적 평가의 기준으로는 결혼을 하거나, 내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되고 싶었던 의미에 가까운 ‘어른’은 상대적 평가의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니까.
내가 ‘더 나은-’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내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받는 상처로부터, 사회의 압박이나 평가로부터 위로하고 내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 든든함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의 부재는 남편처럼, 아빠처럼, 그리고 든든한 오빠처럼 되고 싶은 내 욕망을 불 지폈다.
‘어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어른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다 보니 내가 바라는 삶이 나를 위한 삶인지 타인을 위한 삶인지 혼동되기 시작했다.
나와 내 주변인을 모두 위로하고 이끄는 방법이 있을까.
두 가지 가치가 충돌치 않고 공존할 수 있을까.
혼동이 반복될수록 나는 더 명료해지기를 선택했다. 나와 타인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잣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와 그들을 판단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고, 들여다보기.
앞으로 가만히 나이만 먹어도 나는 누군가에게 ‘어르신’이 될 테지만, ‘어른’의 신이 될 때까지 GROW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