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평가로 돈을 버는 입장에서, 관세청의 입장을 납득하기 어렵다.
오늘 에어부산의 '목적지 없는 비행'과 관련해서, 승객들과 세관 사이에 가벼운 분쟁이 있었다는 글을 보았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샀을 때 관세를 내는 기준금액은 쿠폰, 할인, 적립금 사용 전/후 어떤 금액이 기준으로 할 지가 문제였다고 한다.
먼저 관세청이 밝히고 있는 기준을 보자.
Source : 관세청 대표 블로그(https://blog.naver.com/k_customs/221172934212)
위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정인에게 특별하게 제공되는 할인이 아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할인은 인정하고, 그 외 쿠폰, 선불카드 할인교환권, 적립금 및 오케이케시백과 같은 포인트들은 가격할인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김ㅇㅇ씨가 S면세점에서 3,000,000짜리 시계를 구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S면세점은 현재 이 시계를 2,000,000에 할인판매하고 있고, 접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1,000,000의 적립금을 제공하고 시계 구매시에는 표시가격의 20%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ㅇㅇ씨는 면세점 홈페이지에서 10% 할인쿠폰과 10% 등급할인을 받아 결제하였다. 이 경우 관세청의 기준을 적용하면 아래와 같다.
실제 결제가격 : 2,000,000(홈페이지 상 가격) - 400,000(적립금) - 200,000(할인쿠폰) - 200,000(등급할인) = 1,200,000
관세의 과세가격 : 2,000,000 (적립금 / 할인쿠폰 / 등급할인은 인정 X, 적립금 페이지에서 표시되는 할인인 1,000,000만 인정)
「여행자 및 승무원 휴대품 통관에 관한 고시」 제23조에서는 "자진 신고한 여행자와 승무원이 제시된 가격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구입가격으로 인정하며(하략)"으로 영수증에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 원칙적으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고시에서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입물품 과세가격 결정에 관한 고시」 를 적용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고시 제32에서도 "신고인의 결제가격" 등을 기초로 하도록 되어 있지 저런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 저 규정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WTO 관세평가협정 및 관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세평가의 일반적 논리를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근거규정이 관세평가협정이기 떄문에 면세점 구입물건에 대한 이러한 규정을 납득할 수 없다.
먼저, 가격인정이 되는 경우를 별도로 규정한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 특정인에게 특별하게 제공된 할인은 인정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적용된 할인만 인정된다는 규정은 관세평가와 관련된 예전 기준(브뤼셀평가정의, BDV)에서 규정하고 있던 내용이다. 브뤼셀평가정의(BDV)는 관세평가에 정상가격(Normal Price)의 개념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할인 역시 정상적인 할인과 비정상할인으로 구분하였고, 이 구분기준이 바로 "특정인에게만 제공된 할인이었는지"였다.
구 관세평가협정의 관념적인 개념(The Notional Concept)은 관념 상의 정상가격을 찾아가는 개념으로 이미 폐기된 논리이다. 현행 WTO 관세평가협정은 실증적 개념(The Positive Concept)으로 각 거래당사자가 합의한 거래가격을 최우선으로 하는 바, 할인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협정이나 법에서 정한 한정적인 경우에만 인정하지 않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먼저 명확한 것부터.. "선불카드"의 경우 할인 불인정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선불카드는 고객이 미리 대금을 결제해서 구입한 후, 물건 구입 시 사용하는 결제방법이다. 구매자가 실제로 결제한 금액이므로 이 금액은 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이것은 실제지급금액으로 과세가격에 포함되는 것이지 할인의 인정여부와는 무관한 것이다.
그럼 나머지 할인 불인정 사유들은 왜 인정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밑에 적어둔 것으로 보인다. (1) 어떠한 조건이나 의무사항의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할인("조건/사정"), (2) 종전거래에서 발생한 신용채권에 의한 할인("실제지급금액"), (3) 적립금은 현금에 준하는 수단("실제지급금액"으로 세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결론부터 적는다. 일반적인 쿠폰, 등급할인은 3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쿠폰이나 등급할인은 구매자에게 어떠한 의무사항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한 종전거래에서 발생한 신용채권의 할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쿠폰은 특정 페이지에 접속하여 클릭한 사람들에게(심지어 장바구니에 쿠폰부터 적용하라고 링크까지 걸어두는 친절한 면세점도 있다) 특정한 조건 없이 제공되는 것이다(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특정 조건으로 제공된다 하더라도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등급할인은 과거 구매실적에 따라 면세점이 각 구매자의 등급을 분류한 것으로, 각 구매자의 과거 실적에 따라 차등적인 할인을 제공해주기로 한 약정일 뿐이지 이러한 할인을 받기 위해 구매자에게 다른 조건이나 의무사항(정확히는 consideration "약인")이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할인을 부인해야 할 어떠한 논리적 근거도 없다.
적립금은 각 형태를 각각 분리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면세점의 적립금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i) 회원들에게 모두 제공하거나, 특정 사이트의 회원가입여부나 통신사의 멤버쉽가입여부등만 확인하고 지급하는 적립금 (ii) 물품구매에 따라 적립되고 이후 구매에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iii) 특정 통신사나 사이트에 회원가입할 경우 지급하여 위 (i)/(ii)와는 별도로 사용가능한 적립금
(i) 적립금의 경우에는 그 실질이 할인쿠폰과 동일하다. 이 적립금은 모든 회원들에게 지급되는 적립금이고, 각 물품군마다 사용 가능한 비율이 설정되어 있고, 심지어 특정 브랜드의 경우에는 적용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이 적립금은 현금이나 기타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없다. 이 적립금은 경제적 실질이 쿠폰/등급할인/카드사 제휴할인과 동일하다. 경제적으로 동일한데, 하나는 카드사 제휴할인이고 하나는 적립금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ii) 적립금의 경우에는 과거 구매실적에 따라 발생한 신용채권을 현재 구매에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간접지급금액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기존 구매로 적립된 적립금을 물품 구매에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과세금액에 가산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적립금에 한해 적립금의 사용이 현금에 준하는 수단으로 보인다.
(iii) 적립금은 시각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다. 보통 인터넷 면세점은 통신사 멤버쉽이나 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하면 소액의 적립금을 추가로 지급하는데, 이러한 적립금은 위 (i)이나 (ii)와는 다르게 물품 구매시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라는 부분에 집중하면, 위 (ii) 적립금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 해당 금액을 과세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ii)의 적립금 역시 과세하는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 적립금은 구매자가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지급되는 것인데, 추가적인 할인을 제공하지만 위 (i)과 마찬가지로 구입금액 총액 또는 브랜드에 따라 일정한 한도 내에서 사용하는 형태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질적인 할인의 형태는 (i)의 적립금에 가깝다. 두번째, 구매자가 이 쿠폰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사이트에 가입이나 특정 통신사를 사용해야 하나, 이것이 면세점 물품 구매와 관련된 조건이나 의무사항을 부여하지 않는다. 즉 약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각 통신사와 면세점 사이에 계약형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사용한 포인트액만큼 통신사가 면세점에 지급하기로 약정이 되어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면세점과 통신사가 고객의 구매의욕 또는 통신사의 이용정도를 고취시키기 위해 계약을 맺고, 이 계약에 대한 대가를 서로간에 정산하는 것이지 물품의 구매 대가로는 볼 수 없다. (VAT 에누리와 관련된 아시아나 포인트 판결에서의 입장과 유사하다)
WTO 관세평가협정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현재 면세점 구입 물품의 관세평가실무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