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숙소 다음 임시숙소

빅토리아 라인 위 우리집은 어디

by 혜현


자유로움과 무질서 그 어딘가




잘 알려져 있다 싶이 런던은 가장 중심가로부터 밖으로 퍼지는 방사형 형태로 구역을 나누어 놓고 Zone이 붙는다. 안쪽부터 1,2,3 가장 바깥쪽이 6. 그래서 런던에 살다보면 생각보다 큰 규모의 런던에 놀라기도 하고 반대로 소위 우리가 알고있는 '런던스러움'을 가진 대부분의 랜드마크들은 1,2존에 국한되어 있어서 3존 바깥으로 조금만 나가도 이곳이 런던...?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임시 숙소였던 Bethnal Green은 Zone2 에 속한 런던의 동쪽, 동쪽에서 제일 큰 환승센터 중 하나인 Liverpool Street과 Shoreditch가 가까운 동네. 숙소에 짐을 풀었으니 어학원 시작 전 주말을 끼고 5일정도 여유가 있다. 임시숙소 예약은 2주, 그 안에 거처를 구해야했기 때문에 영국 한인 커뮤니티를 뒤지기 시작했다.


http://www.04uk.com/


마침 방학이라 현재 머물고 있는 플랏을 서블렛 주는 친구와 컨택. 집을 보러가기로 했다. 런던의 렌트형태는 다양한데


1. 집 하나를 통채로 빌리기

2. 메인 테넌트로 부터 방 하나를 빌리기 a.k.a 서블렛

3. 기숙사 (학생 Only)

4. 집 구매


정도가 주변에서 많이 본 케이스. 어지간한 자금력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집 하나를 통채로 빌리기는 쉽지 않다. 1-2존의 평균 한달 렌트 가격은 1800-2000파운드 대. 많은 유학생과 워홀러들이 서블렛이라는 형태로 살아가지만 이 서블렛의 개념이 처음 접할때는 이해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여러개의 방이 딸린 집을 계약한 메인 계약자가, 각각의 방을 다시 부동산 광고 앱, 커뮤니티 등을 통해 광고하고 서브 테넌트를 구해서 같이 사는 방식이다. 보러가는 집은 스튜디오 (한국식 원룸) 이였고 방학을 맞아 아프리카 여행을 간다는 J가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두 달 정도를 서블렛 주는 곳이었다.



난생 처음 Overground를 타던날. 런던의 대중교통은 다양한 타입이 있지만 Overground는 주황색 지상철.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해도 밖의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열차 두 대를 보내고 망설이고 있자니 Press the button 을 외치던 승무원 아저씨가 생각난다. 덕분에 첫 오버그라운드도 무사히 타고 우리는 Tottenham Hale로 간다.


리치골드가 없는 피자헛이라니...


Tottenham Hale 역 앞에는 대형마트가 나란히 들어선 쇼핑센터가 있는데 그 안에 있었던 피자헛. 이때 이후로 런던에서 피자헛 간 기억이 없는 걸 보니 잊혀질 맛이었던걸로... 이때부터 시작된 임시숙소의 여정, 최종으로 머물집을 찾기위해 J의 스튜디오를 두달간 머물 임시숙소로 정했다. 현지에 도착해서 발품을 팔며 느낀 점은 생각보다 노후화되고 관리가 안된 집들이 많고, 가격대가 높다는 것. 부동산은 발품밖에는 답이 없으니까 시간을 좀 더 길게 갖고 찾아보기로. 그리하여 J의 스튜디오로 들어가기전에 또 다른 임시숙소를 찾아야하는 미션이 생겼다.


짜고...짰던 된장 라면의 추억


한참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던때라 정사각형 프레임에 갖힌 기억들. 어학원이 시작하기전에는 그야말로 백수이기때문에 여기저기 걸어서 동네를 뒤지고 다니던 시절, 세인즈버리에 대파가 3cm가량 통으로 들어있는 샐러드에 충격먹고 맛없는 샌드위치에 절망하며 갔었던 라면집은 짜기만 했고...


임시숙소였던 사브리나의 플랏

이주동안 묵었던 사브리나의 숙소, 런던의 동쪽은 서쪽과 비교하면 연령대는 낮고, 소득수준도 적고 카운실이라고 불리는 공공임대주택이 많고 다인종에 치안이 살짝 안좋다는 평이 많다. (이 편견은 글쎄... 런던 생활이 길어지고 쇼디치의 스튜디오로 출근을 하면서는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다로 바뀜. 그리고 동쪽은 동쪽만의 바이브가 있다구욧!) 사브리나의 주택은 역에서 도보로 10분정도 안쪽으로 들어오면 있는 주거밀집 주역에 있었는데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런던의 회색 하늘아래에는 그냥 모든게 다 범죄 드라마의 한 씬 같던 느낌. 이때는 동쪽에 익숙하지 않아서 밖에 나가는게 늘 무서웠었다.


시리얼은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만 키친에서 요리는 금지, 욕조가 커다란 넉넉한 욕실이 있던 플랏. 에어비앤비에서 이 플랏을 선택했던 것에 사브리나의 귀여운 고양이 릴루가 있었음을 고백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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