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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콘텐츠를 만들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by 단단


이 글은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 11월 5일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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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단단입니다.

지난주에 드디어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여기저기 부지런히 소식을 알리고 다녔어요.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니 이제 전 국민이 홈페이지를 만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얼리어답터가 전혀 아니거든요. 소비자 수용 곡선에서 보면 저는 [초기 다수]에 해당해요. 리스크를 회피하는 실용주의자거든요. 그래서 제가 무언가 새로운 결정을 했다면? 앞으로 확실히 그쪽으로 세상이 바뀌더라고요. 제게 선구안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트렌드를 부지런히 지켜보다가, 도전하는 리스크보다 외면하는 리스크가 더 클 때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서요.

** 소비자 수용 곡선: 혁신자 - 초기 수용자(얼리 어답터) - 초기 다수 - 후기 다수 - 최후 수용자


이번 홈페이지 오픈도 그렇습니다.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이제 이게 대세가 되겠네.' 직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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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 문명의 시대

이제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됩니다.



회사 밖 독립은 이미 오래된 트렌드입니다. 제가 신입사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건 2013년이었어요. 그때부터 스멀스멀 '삼성 퇴사하고 세계 여행'이런 키워드가 주목받기 시작했죠. 이때는 지금과는 달리 '자발적 퇴사'의 시대였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대기업 취직했는데 원하던 삶이 아닌거죠.


그 즈음 출간된 도서들

<퇴사학교>, 장수한, 2016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2017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서메리, 2019

<퇴사는 여행>, 정혜윤, 2019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서민규, 2019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어요. 세상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죠. 국경 봉쇄와 함께 모든 게 멈출 줄 알았지만 IT・커머스가 틈새를 파고들면서 투자 시장은 불타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IT스타트업으로 몰려갔어요.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반짝, 다시 회사의 시대로 돌아온 거죠. 그리고 코로나 종식 선언과 함께 경기 침체가 찾아왔습니다. 투자 시장은 얼어붙었고 다시 퇴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이번엔 자발적 퇴사가 아닌 타의에 의한 퇴사가 많았죠. 게다가 정신없이 생존을 향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AI가 우리 삶에 침투했습니다.


유니콘을 바라보며 달리던 성장의 짜릿함이 사라지고, 우리는 다시 회사에서 미래를 찾기 어려워졌어요. 코로나 전과는 달랐죠. 그때는 그래도 회사 안에서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회사 안에서도 회사 밖에서도 그 누구도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죠. 어차피 안이나 밖이나 위태롭다면, 어차피 나가야 한다면, 하루 빨리 나가서 길을 찾는게 낫지 않나?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지금의 퇴사는 세계 여행을 외치던 2010년대 '낭만을 위한 퇴사'가 아닌 '생존을 위한 퇴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 역시, 살아남기 위해 퇴사를 선택한 사람이고요.


회사 밖으로 나온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두 1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콘텐츠든 상품이든 무엇이든 '내 것'을 만들어 알리고 팔아야 하는 길에 들어선 거죠. 그렇게 우리는 모두 크리에이터가 되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퇴사를 하게 될 겁니다. 크리에이터는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


모두가 자기 콘텐츠와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일하게 될까요? 명확한 건, 더이상 플랫폼 안에서만 경쟁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플레이어가 많아지면 노출 경쟁이 일어날 테고, 거대 플랫폼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잖아요? 노출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광고비와 수수료를 점점 올리게 될 거예요.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면, 결국 플랫폼은 가장 무거운 구조가 됩니다.

사람들은 이제 플랫폼 밖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할 겁니다.



1인 브랜드가 늘어나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올해 4월, 유튜브 1만 구독자를 넘기고 유튜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다녀왔어요. 유튜브는 기분 좋은 환대로 크리에이터를 반겨주었지만 핵심 메시지는 결국 이거였죠. "그러니 더 열심히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라."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콘텐츠를 많이 올려야만 노출과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크리에이터 과로사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배경입니다.


게다가 플랫폼에 종속되면 플랫폼의 정책이 바뀔 때마다 1인 브랜드의 사업 방향 역시 바뀔 수밖에 없어요. 릴스를 밀어준다고 하면 릴스로, 캐러셀이라고 하면 캐러셀로. 소셜 미디어의 팔로워는 플랫폼이 나에게 잠시 빌려준 '손님'일 뿐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하루아침에 정지되거나, 유튜브 알고리즘이 바뀌어 조회수가 곤두박질치면 1인 브랜드는 바로 위기에 처하죠.


그래서 크리에이터 경제가 성숙한 미국에서는 일찍부터 크리에이터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문화가 있었어요. 손님을 빌려야 하는 외부 플랫폼을 벗어나, 콘텐츠, 데이터, 팔로워와의 관계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던 거죠. 저도 바로 그 니즈 때문에 홈페이지를 만들었고요.


플랫폼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부담스러운 수수료를 내지 않고, 제한적인 데이터에 의지하지 않고, 언제 뺏기거나 바뀔지 모르는 남의 땅이 아닌 내 땅에 내 일을 일구고 싶다는 마음이요. 최근에 인스타그램 해킹을 당할 뻔했는데 그때 언제듯 뺏길 수 있는 남의 땅이라는 걸 실감했죠. 플랫폼 하나에 제 모든 스토리와 이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도 아쉬웠어요. 뉴스레터, 유튜브, 강의, 커뮤니티, 포트폴리오를 찾기 쉽게 한 곳에 모아두고 싶었어요.


그리고 때마침 AI의 발전으로 '손 쉬운 노코딩 홈페이지 제작'이 가능해지자 안할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이번에 홈페이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려드릴게요. AI 홈페이지 빌더에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30초를 기다렸습니다. 그랬더니 쨔잔, 하고 홈페이지가 나오더라고요. 뭐? 이게 된다고? 이제 말만 하면 AI가 홈페이지도 만들어주는 시대가 되었다니, 정말 놀랐어요.



52584_3071273_1762229068760271493.png ※ 프롬프트에 자연어로 명령했더니 뚝딱 만들어준 1차 목업 홈페이지. 꽤 그럴듯 하지 않나요?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꽉 잡은

한국에서 혼자 버티려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크리에이터의 매니지먼트까지 꽉 잡고 있는 한국에서는 미국만큼 활발하게 개인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문화가 확산되지는 않을 거예요. 수수료가 아깝고 제한적인 기능이 아쉽긴 하지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홈페이지 대신 사용하면 간편하고, 무엇보다 네이버가 노출과 유입을 도와주잖아요. 그래서 자사몰이 따로 있는 브랜드도 모두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만들죠.


네이버 검색과 카카오톡이 소비자의 동선을 꽉 잡고 있는 한국에서는 플랫폼에서 독립한 채로 경쟁하기 힘들긴 합니다. 모든 크리에이터가 플랫폼 밖으로 독립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기회가 있으니까요. 저 역시 플랫폼을 앞으로도 활발히 활용할 겁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를 꾸준히 열심히 할 거예요. 하지만 본진은 제 '홈페이지'로 삼을 겁니다.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요.


휘둘리지 않으려면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야겠죠. 그 중심이 제게는 '내 이야기'입니다. 결국 콘텐츠의 힘이죠. 너무 불편하지만 않다면, 좋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사람들은 찾아오게 되어있습니다.


이제 제가 해야 할 고민은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무엇인가 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가 편하죠. 그러니 불편하게 신청서를 내고 연락을 기다려 입금을 해야 하는 저의 커뮤니티에 오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 드려야죠.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콘텐츠,

나만의 브랜드를 함께 찾아보아요!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가

나만의 콘텐츠가 있는가

나만의 브랜드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제가 새로 시작한 커뮤니티 <콘텐츠 독립 클럽>은 바로 그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커뮤니티에요.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면, 이제 그것을 어떻게 세상이 원하게 다듬어야 할 지 알아내야죠. 문제는 혼자서는 아무리 봐도 내 강점, 내 차별점, 내 키워드, 내 스토리가 안 보인다는 거예요. 이건 타인의 시선으로 주변 동료들이 같이 봐줘야 해요. 회사 밖 홀로서기를 같이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함께하는 독학클럽

콘텐츠 독립 클럽에서

함께 성장해요 !


12~1월

첫 시즌 모집 시작


신청 링크 (페이지 하단)

https://hamdokclub.com/hamdokclub






지난 레터 댓글 게시판에 이런 질문이 달렸어요.


"밑미 3개월 리추얼과 콘텐츠 독립 클럽의 차이를 자세히 알려주세요."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해요. 바로 설명 드릴게요.



<밑미 3개월 기록정리 리추얼> 리추얼보기

콘텐츠보다는 기록에 집중합니다.기록 습관부터 쌓고 싶은 분,

보여지는 콘텐츠 말고 나를 위한 기록부터 시작하고 싶은 분,

기록 디톡스 워크숍을 들었지만, 막상 혼자 정리하려니 막막해서 함께 실천하고 싶은 분께 적합합니다.


<콘텐츠 독립 클럽> 콘텐츠독립클럽 보기

기록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합니다,

쌓인 기록으로 이제 읽히는 글,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으신 분,

SNS에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 반응이 없어서 고민인 분께 적합합니다.


기록과 콘텐츠는 무엇이 다른가요?

기록은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고, 콘텐츠는 세상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겁니다. 순서는 기록부터입니다. 나의 시선을 단단히 쌓지 않고 바로 세상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면 중심이 흔들립니다. 콘텐츠를 만들려면 우선 기록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로 세상과 연결될 수는 없으니까요. 구조화된 기록을 쌓으면서 나에게 무엇이 있는지 탐구한 후 그것 중에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타인의 시선으로 다듬어야 콘텐츠가 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는 셋 중 하나에요. 재미있거나, 유익하거나, 내 이야기거나. 콘텐츠를 만들려면 타인의 시선을 ‘제대로’ 의식해보는 훈련이 필요해요. 시작은 이게 타인의 시선인지 나의 시선인지 알아차리는 기록부터요.

여러분은 지금 기록부터 쌓아야 하는 시점인가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인가요?



콘텐츠 독립 클럽 신청 링크

https://hamdokclub.com/hamd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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