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디지털 기록 덕후의 아날로그 기록법

by 단단

저는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디지털 기록을 아날로그 기록보다 좋아해요. 하루한줄 독립일지, 프리워커 주간 보고, 한달 회고 모두 디지털로 기록하고 정리하며 저만의 데이터를 쌓고 있죠. 그런 제가 반드시 아날로그로 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록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기록, 뭘까요? 바로 과정이 중요한 기록입니다. 결과가 중요한 기록은 빠르고 편리하고 저장 용량도 넉넉한 디지털에 기록을 하죠. 하지만 과정이 중요한 기록들은 꼭 아날로그로 남겨요.


왜냐고요? 디지털 기록을 쓸 때는 타이핑을 하잖아요. 타이핑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생각을 정리하며 쓰는 것’보다는 ‘받아쓰기’에 가까워요. 뇌과학 연구 결과들을 보면, 손으로 글씨를 쓸 때 시각・운동・감각 처리 시스템이 동시에 활성화되어서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기억을 복기하는 데에도 디지털 기록보다 유리하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에 손으로 쓰면서 외웠던 게 꽤 과학적인 방법이었던 거죠.


인스타_뉴스레터_메인콘텐츠-001.png



일기만큼은 꼭

아날로그로


특히 일기는 아침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또 밤에 비몽사몽 피곤한 상태에서 쓰게 되잖아요. 그럴 때 와다다 타이핑을 하면 하루를 꼭꼭 씹어 소화한다는 느낌이 잘 안 들더라고요. 그리고 마치 일기도 일하듯이 효율적으로 써야할 것만 같고요. 하지만 일기는 숙제가 아니잖아요. 빠르게 쓰는 것보다 하루를 천천히 복기하며 써야 일기의 참맛을 알 수 있죠.


일기를 디지털로 쓰면 뇌가 각성되는 느낌도 싫더라고요. 아무래도 휴대폰이나 아이패드, 노트북을 켜면 SNS에 접속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극 반응이 활성화 되니까요.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또 마무리하고 싶어서 일기를 쓰는 건데 갑자기 각성 상태로 돌입해버리면 곤란하죠.


디지털 기록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노션에 일기를 쓰는 분들도 많던데, 저는 일기만큼은 꼭! 아날로그로 씁니다.


52584_3106041_1764042787752046674.jpeg



아이디어 기획 노트도

아날로그로


손으로 기록할 때,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잠시 떠올려 보면, 무엇을 쓸지 일단 정리를 한 후에 남기죠. 그래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쓰는 기록, 즉 강의 기획 노트, 콘텐츠 기획 노트도 저는 아날로그로 합니다.


그동안 자주 콘텐츠를 통해 영감의 골든 타임 15초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구글 킵’ 메모장을 활용한다고 소개했는데요. 그것과 아이디어 기획 노트는 역할이 달라요. 구글 킵 메모장이 영감 씨앗을 일단 빠르게 수집하는 공간이라면, 아이디어 노트는 영감 씨앗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손으로 그려가면서 구체화 시각화하는 과정입니다.


빈 종이에 손으로 적으면 PPT 슬라이드 디자인도 자유롭게 바로 그릴 수 있잖아요. 기획안은 손으로 쓱쓱 그려가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맛이 있더라고요. 저는 책을 쓸 때에 손바닥만한 종이 카드에 콘텐츠 기획을 합니다. 종이 카드 순서를 바꿔보기도 하고, 내용을 뺐다가 더해보기도 하면서 전체 그림을 그려보는 거죠.


정리해보면,

결과를 체계적으로 축적해야 하는 기록은 디지털로

기록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기록은 아날로그로 합니다.


52584_3106041_1764042798147854426.jpeg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록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요?


그렇게 디지털 기록과 아날로그 기록을 철저히 분리하며 했던 제가, 최근에 아주 신기하고 기특한 기기를 알게 되었어요. 바로 iFLYTEK AINOTE Air 2 입니다.


iFLYTEK AINOTE Air 2는 전자 잉크 기반의 디지털 노트에요. 저는 전자 잉크 태블릿을 좋아해서 아이패드가 있는데도 오랫동안 전자책 리더기를 따로 써왔어요. 전자 잉크 때문에요. 전자 잉크 태블릿 특성상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리고, 또 사용할 수 있는 앱에도 제한이 있지만, 블루라이트가 나오고 뇌가 각성되는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종이책, 종이 노트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편안하더라고요.


52584_3106041_1764042695044222233.jpeg



AI노트 활용법

: 기록과 공부


아이디어 메모

이전에 수첩에 하던 아이디어 메모를 이제 AI노트로 해요. 손맛을 느끼면서 아이디어 구조를 슥슥 그릴 수도 있고 쓱쓱 지우고 수정하기도 편해서요. 책 읽다가, 일 하다가, 강의 기획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AI 노트에 메모합니다. 아이패드는 무겁기도 하고 필기감이 아쉬워서 손글씨는 잘 안 썼는데 AI 노트는 필기감이 좋더라고요. 종이 노트에 손글씨를 쓸 때의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서걱거리는 그 감각을 느낄 수 있어요. 글자 반응 속도도 빠르고요.


회의 녹음 & 기록

요즘은 회의할 때도 이 태블릿으로 기록을 합니다. 가장 신기했던 게, 회의를 할 때 회의 내용을 녹음하고 전사를 하면서 중간 중간 메모를 해 둔 후에, 나중에 메모한 단어를 클릭하면, 그 단어를 메모했던 시점의 회의 내용이 재생되요. 너무 신기 하지 않나요? 회의를 쭉 듣다가, 아 이 부분 중요한데? 하면 그때 간단히 키워드만 적어두고 나중에 다시 들을 수 있으니까 편하더라고요. 회의가 끝나고 챗GPT한테 회의 요약을 시키면, 1~2 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해줘서 회의 끝나고 복기하기도 편하고요.


영어 공부

영어 공부할 때도 AI노트를 사용해요. 이전에는 원서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휴대폰을 옆에 두고 단어를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휴대폰만 손에 쥐면 자꾸 딴짓을 하더라고요. 이제 딴짓할 수 없도록 휴대폰 대신 AI 노트로 단어를 찾아요. 기기에 네이버 사전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단어는 알겠는데 무슨 뜻인지 해석이 안 되는 문장이 있으면 챗GPT를 활성화시켜서 문장을 해석해달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https://youtu.be/BGajx71HOfY

※ AI노트 활용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어요.

※ iFLYTEK으로부터 제품과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겹한겹 나를 쌓는 일주일 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