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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용준 Mar 29. 2021

작은 기업 대표는 죄인인가?

작은 기업 대표로 살아가기


일손이 모자라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를 올렸다. 

며칠이 지나고, 면접을 볼만한 사람들이 보여, 문자로 면접 요청을 했다.

'그 회사 일이 많은가요? 왜, 대표가 직접 연락을 해요?' 라는 답 문자가 왔다.

음...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잠시 생각 하다가, 전화로 말을 나누기로 하고 전화를 내게 요청 했다. 처음 전화 하는 경우 갑자기 전화 하면 당황 할 수도 있고, 상대가 어떨지 몰라서 배려로 전화를 내게 요청 한 것이다.

전화는 왔고, 인사를 하자마자... '당신이 전화를 해야지 왜 내게 하라는 거지요?' 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뭔 말을 하려 했더니 '전화는 니가 해라!' 하더니 전화를 끊는다.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다. 기분 상하려는 찰라, 문자가 다시 왔다.

'자긴 급여도 작고 작은 회사랑 맞지 않는 사람이니 학생이나 찾으라고 한다.'

'조언 고맙습니다.' 라고 답을 보냈다.


작은 기업의 대표로 살다보면, 가끔은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

정부의 모든 정책이나 지원은 매출과 규모만 따진다. 

매출이 작거나 규모가 작으면, 정부 지원도 대상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지원을 받는 것도 정부의 일방적 기준으로 정하기에 우리 회사는 지원은 커녕 아무 도움도 못 받았다.

은행에 가면 어떤가?

3년차가 되어 가는 지금은 법인 신용카드도 발급 받고, 이런 저런 금융거래를 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그 흔한 '법카'도 발급 받지 못했고, 무조건 굽신대야 뭘 해줘도 해 주는 대우를 받고 산다.


언론이나 인터넷을 보면, 온통 스타트업 창업이니 투자니 하면서 '창업'을 권하고 많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는 듯한 비장함으로 '창업'을 한다. 그 중 몇몇은 투자를 받고 대박을 쳤다고 난리를 치고 홍보를 해 댄다.

솔직히 필자는 전혀 부럽지 않다. 대박을 친 것은 그들의 능력과 운이 있어서 얻었겠지 하는 생각이고, 능력도 운도 없는 난 내 현실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사실, 필자는 거창한 혁신이니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나 사업 모델이 없다. 그저 27년 정도의 경험 가진 것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고 도와주는 일을 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대박은 꿈도 못 꾸고 그저 매달 직원들 급여와 내 생활비 정도의 수익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수준의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것이 때로는 부끄러울 때고 있고, 심하면 '죄인'이 된 듯한 심정을 느낄때가 너무 많다.


아르바이트 한명을 뽑으려고 해도 작은기업 대표는 '악덕'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과 면접을 보아야하고, 잘 보여서 채용을 해야 하며, 내돈 내고 내가 카드 이용하려 해도 그 잘난 카드 발급이 되지 않을까 아쉬운 표정을 지어야 하며, 매달 내야 하는 온갖 세금에 시달리면서 남들 다 받았다는 재난지원금 한번 받지 못하고 살고있다. 이 외에도 작은 기업 대표로 살아가는 것은 너무너무 속 상하는 일이 많다.


왜, 이리 세상은 작은기업을 무시하고 작은기업 대표를 죄인으로 바라보는가?

나름 사람들의 나쁜 경험과 기억이 있을 수도 있고, 작은 기업을 무시 할 수도 있고, 다들 사정과 경험이 있어 그렇겠지만 진짜로 열심히 사는 작은기업 대표들은 속상 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속상하고 힘들어도 가족을 위해 우리 직원들을 위해 함께 뛰면서 나름 보람을 느끼는 나는 작은기업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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